"현종 바보로 만들어"…'고려거란전쟁' 원작 작가, 역사 왜곡 비판


"드라마가 웹소설 같아" 쓴소리도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원작 소설을 쓴 길승수 작가가 드라마의 전개를 비판했다. /KBS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의 원작 소설을 쓴 길승수 작가가 현종의 묘사와 작품의 전개에 불만을 토로했다. 성군으로 알려진 현종을 어린 철부지 같은 모습으로 그리고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이유에서다.

길 작가는 15일 자신의 블로그에 '16화 양규의 전사 이후 원작 내용'이라는 제목의 내용의 글을 올리며 KBS2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김한솔)을 비판했다.

길 작가는 "현종은 나주에서 개경으로 돌아오고 있는 와중에 공주에서 전령을 만난다. 여기서 양규가 곽주를 탈환하고, 3만의 포로를 구하다 전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며 원작과 드라마를 비교했다.

이어 "이때까지 현종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는데, 양규의 이야기를 듣고 각성한다. 앞으로 한탄 따위는 하지 않고 나라와 백성을 위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신하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또 길 작가는 "현종의 지방제도 정비도 나오는데 드라마처럼 심한 갈등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그리고 18회에 나온 현종의 낙마는 원작 내용 중에 없다"고 강조했다.

고려 거란 전쟁 18화에서 현종(김동준 분)은 강감찬(최수종 분)에게 개경을 떠나라고 명령하고 돌아오는 길에 말을 타고 달려오다 낙마한다. /KBS2 방송화면 캡처

네티즌들도 길 작가의 글에 댓글을 남기며 작품에 불만을 드러냈다. 한 네티즌은 "현종을 충직한 신하 목을 조르려 하다가 개경 한복판에서 광란의 질주를 하고 무고한 백성과 충돌해 낙마하는 금쪽이로 만들었다"고 적었다.

이에 길 작가도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현종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16화까지는 원작의 테두리 안에서 있었으나 17화부터는 완전히 자기 작품을 쓰고 있다", "대하사극이 아니라 웹소설 같았다"고 댓글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길 작가는 "아직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역사대로 대본이 흘러가길 기원해본다"고 바랐다.

길 작가가 비판한 '고려 거란 전쟁' 17, 18화는 지난 13, 14일 방송됐다. 이 회차에서 현종과 강감찬은 군현제(지방관을 파견해 호족을 억누르고 왕권을 강화하는 정책)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현종은 강감찬에게 지방관을 선발할 것을 지시했지만 강감찬이 이를 따르지 않자 한림학사승지직에서 파직했다. 또 강감찬이 현종의 지시로 군현제를 정비하던 형부시랑 김은부를 탄핵할 것을 상소하자 분노한 현종은 강감찬의 목을 조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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