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 국내 최정상 솔로 여가수들이 걸그룹으로 뭉쳤다. 춤 한 번 춰본적 없는 이들이 '5세대 K팝 걸아이돌'을 자처하며 시작한 이 도전은 많은 이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골든걸스'는 K팝 대표 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이 가요계 전설적 디바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와 걸그룹을 결성하는 과정을 담은 예능이다. 지난해 10월 말 방송을 시작해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며 인기 몰이 중이다. 지난 연말에는 '2023 KBS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골든걸스'는 박진영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그는 '인순이 박미경 신호범 이은미를 데리고 걸그룹을 제작한다'는 한 줄 기획안을 KBS예능센터에 내밀었다. 그 시기 '뮤직뱅크' 연출에서 내려온 양 PD는 이 기획안을 만나고 단숨에 "무조건 된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러나 처음부터 순조롭진 않았다. 투자 문제와 '이 멤버가 출연에 응할 것인가'라는 회의적 반응 때문이다. 결국 양 PD는 "섭외 과정부터 찍자"는 마음으로 엎어질 가능성을 안고서도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섭외가 성사된 뒤에는 순조로웠다. 박진영과 팀 골든걸스 네 멤버는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뭉쳐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했다. 양 PD는 "네 멤버 모두 출연을 결정한 뒤에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기 관리도 대단하다. 이들의 우선순위는 무조건 무대다. 먼저 '연습실 잡아달라' '레슨을 잡아달라'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내가 환갑 때 방송 연출에 저렇게 욕심낼 수 잇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라며 네 멤버들에게 고마워했다.
금요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골든걸스'는 각 방송사들의 쟁쟁한 드라마와 경쟁을 펼친다. 때문에 양 PD는 "시청률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화제성을 잡고 가자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골든걸스는 최고 시청률 5%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 바라던 대로 화제성도 여러 지표에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양 PD는 화제성을 잡기 위해 1회부터 승부수를 던졌다. 기획 단계에서 1회는 네 멤버의 섭외 과정만 담으려 했지만 양 PD는 화제성을 위해서는 이들의 노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섭외 과정을 절반으로 줄이고 1회에 두 멤버의 개인곡 미션 무대를 집어넣었다. 그 결과 개인 미션 영상은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2,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양 PD는 '골든걸스' 유튜브 운영도 직접 할 만큼 프로그램에 애정이 넘친다. 그는 "아이돌들의 리액션부터 프로그램 비하인드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며 "화제성을 위해 쉬지 않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골든걸스'는 평균나이 59.5세 네 디바들의 걸그룹 도전기를 통해 '도전에는 때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안 해 본 도전은 다 실패야 / 망설인 기회는 다 낭비야"라는 가사처럼 골든걸스의 데뷔곡 'One Last Time(원 라스트 타임)'도 프로그램의 의도를 잘 담고 있다.
양 PD는 "요즘 환갑이면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장년 느낌이지만 사회에서는 은퇴를 준비한다. 좌절감이나 무력감을 겪고 있을 베이비붐 세대에게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골든걸스'를 보며 언제든 도전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길 바랐다. 그 메시지가 잘 전달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2030 세대의 반응도 뜨겁다. 양 PD는 "유튜브를 운영해 보니 30대 여성 댓글, 조회수 비율이 높다. '저 선생님들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반응들이 많더라"라며 "세대불문 모두가 힘든 시기다. 요즘 어른다운 어른, 롤모델이 될 만한 사람이 딱히 없는 것 같다. 골든걸스를 많은 분들이 멘토처럼 여기는 것 같다. 누군가의 마음에 그런 울림을 줬다면 이 프로그램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골든걸스'는 'One Last Time'에 이어 두 번째 곡 공개를 앞두고 있다. 그는 "첫 곡은 '골든걸스' 기획 의도를 녹였다면 다음 곡은 선생님들의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나온 곡"이라며 사랑 이야기를 예고했다.
12부작으로 예정된 '골든걸스'는 오는 26일 종영 예정이다. 벌써부터 아쉬움의 목소리가 큰 가운데 시즌2를 염원하는 이들도 많다. KBS는 시즌2 제작에 긍정적인 편이다. 양 PD는 "KBS에서도 '골든걸스'라는 브랜드가 성공적이라고 판단해서 시즌2 제작 의지가 있다. 그러나 출연자들과 이야기가 잘 정리돼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더 큰 판을 만들고 싶다는 양 PD다. 지난해 '골든걸스' 론칭 전 글로벌 OTT와 손잡고 공개 논의가 오가기도 했으나 무산됐다고 한다. 양 PD는 이를 언급하며 "올해 '골든걸스' 시즌2를 만들게 된다면 OTT와 손잡고 판을 크게 벌리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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