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박민영이 전 연인으로 인한 논란을 딛고 1년 2개월 만에 복귀했다. '로코퀸의 귀환' 그 자체였다. 로맨스도 코미디도 잘하는 걸 몸소 증명해내며 본업으로 환영받고 호평까지 이끌었다. 박민영의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박민영이 지난 1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극본 신유담, 연출 박원국)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지난 2022년 전 연인과 관련된 이슈에 휘말린 이후 처음으로 내놓는 작품인 만큼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2022년 당시 박민영의 열애설이 불거졌다. 문제는 상대가 자금 횡령 및 주가 조작 의혹을 받았던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실소유주로 알려진 사업가 강종현이라는 점이었다. 더군다나 박민영의 친언니 A 씨가 빗썸 관계사 인바이오젠 사외이사로 등기돼 있다는 점도 논란에 불을 지피며 박민영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박민영은 강종현의 정체가 보도된 지 이틀 만에 결별 사실을 전했다. 당시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는 "박민영은 현재 이별한한 상황"이라며 "강종현으로부터 많은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친언니 역시 논란이 되자 사외이사에서 자진 사임했다.
그러나 논란의 여파는 상당했다. 먼저 당시 박민영이 출연 중이던 tvN 드라마 '월수금화목토'는 시청률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3%대로 막을 내렸다.
박민영의 이미지 타격 역시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지난해 2월 박민영은 강종현 사건의 참고인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열애설도 열애설이지만 전 연인으로 인한 각종 문제는 그동안 박민영이 쌓아 올린 행보에 여러모로 영향을 미쳤다. 때문에 논란으로 인한 후폭풍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 다수는 '박민영이 다시 일어서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겠나'며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박민영의 생각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더욱더 정면 돌파에 나섰다. 제작발표회 당시 자신의 논란을 직접 언급하며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각오만큼이나 절치부심한 박민영의 모습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박민영은 복귀작으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장르 '로맨스 코미디'를 선택했다. 앞서 박민영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그녀의 사생활'을 통해 연기력은 물론 다채로운 이미지를 입증하며 '로코퀸'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바 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역시 로맨스 코미디를 표방했다. 작품은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여자 강지원(박민영 분)이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경험하며 시궁창 같은 운명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본격 운명 개척 드라마다.
특히 박민영은 극 중 암 환자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37kg까지 체중을 감량한 모습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를 위해 박민영은 평소 소식은 물론이고 촬영 당시에는 이온음료만 마시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죽기 살기로 했다"며 작품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박민영은 깡마른 체격과 창백한 얼굴을 완성했고 최악의 상황을 마주한 채 생기를 잃어가는 캐릭터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더했다. 멍하면서도 답답한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강지원의 모습은 회귀 후 본격적으로 바뀌며 사이다를 선사한다. 특히 강지원이 점차 당찬 성격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이전의 삶과 현재의 삶의 간극을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사실 박민영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 이후 비슷한 캐릭터와 이미지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내 남편과 결혼해줘'로 다시 한번 연기력을 입증했다.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 받은 충격을 온몸으로 드러내는 오열 연기는 물론이고 능청스러움과 코믹한 연기까지도 자유자재로 오가며 어느 하나 튀지 않고 극에 녹아들었다는 평가다.
시청자들은 박민영의 노력에 호평으로 화답했다. 실제로 작품은 1회 5.2%로 시작해 2회 5.9%로 시청률도 상승했다. 또한 OTT(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집계 사이트에 따르면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TV Show 카테고리 글로벌 전 지역 종합 데일리 순위 TOP 3에 올랐다.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호주, 일본, 인도 등 59개국에서 TOP 10에 진입했다.
이처럼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박민영의 절치부심과 함께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여기에 박민영과 나인우의 '케미', 이이경 송하윤 등의 연기 변신까지 더해지며 작품을 향한 관심도 뜨겁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마지막까지 박민영의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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