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연예 결산] '억'소리 나는 기부금, "어디서 어떻게 쓰일까?"


오마이걸 아린, 지난해 41명 청년 도와
서울아산병원 "박진영 기부금, 진료·수술·항암 등 사용"
영탁·임영웅 등 팬클럽도 동참

가수 이효리(위)와 아린이 연말을 맞아 소외계층을 위해 기부했다. /아름다운재단,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날씨는 춥지만 연예인들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는 연말이다.

스타들은 재단과 인연을 맺고 꾸준히 기부활동을 펼치고 환자들이 있는 병원에 직접 기부금을 쾌척하기도 한다. 팬들도 이 선행에 동참하고 있다. 팬덤명으로 기부를 하고 모인 기부금을 아트스트 이름으로 전달한다.

최소 몇 백만 원부터 억 단위가 넘는 연말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봤다.

그룹 오마이걸 아린은 아름다운재단에 꾸준히 기부를 실천해왔다. 아린 기부금이 사용된 내역 /WM엔터테인먼트

◆재단 기부를 통해 온기 전달

올 6월 오마이걸 아린은 생일을 맞아 2000만 원을 기부했다. 그리고 올 12월 또다시 3000만 원을 기부해 누적 기부액은 1억 원에 달한다.

아린 역시 2021년부터 재단과 손을 잡고 복지사각지대에 놓은 청년들에게 힘쓰고 있다. 올 6월까지 자립준비청년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았지만 최근 기부는 노숙위기청년으로 '청년'의 범위를 넓혔다.

연예인들의 기부금은 다른 기부금들과 함께 통합되고 대부분 연 단위로 기획된다. 그 때문에 한 명의 연예인이 기부금만이 어떤 사업에 딱 쓰였다고 정의 내리지 못한다.

지난해 아린 기부 사용처 내역을 살펴보면, 기부금 3000만 원이 아름다운재단 연간 기부금 중 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 안내에 소속됐다. 전국의 아동복지시설 및 가정위탁보호 종료 또는 연장 보호 중이며 대학에 재학 중인 청년이 대상이며 총 사업 예산 4억 원에 아린의 기부금이 포함됐다.

이 기부금으로 41명의 청년이 교육비와 생활보조비를 지원받고 자립역량에 힘쓸 수 있었다.

가수 이효리는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인 올가을 일찌감치 따뜻한 나눔을 행사했다.

그는 아름다운재단에 3억 원을 기부했다. 아름다운재단은 10월 "이효리가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한부모여성을 위해 아름다운재단에 3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 기부금은 아름다운재단이 운영 중인 '한부모여성 재기 지원사업'을 통해 갑작스러운 위기상황을 겪고 있는 한부모여성 긴급 지원금 혹은 구직과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과거 2011년부터 독거어르신 겨울 난방비를 지원하고 '효리(孝利)'기금을 조성하는 등 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아름다운재단에 따르면 올해 기부된 이효리와 아린의 기부금은 아직 사용되지 않았다. 재단 관계자는 <더팩트>에 "연단위로 계획한 사업 일정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최대 2년 안에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린 기부금은 노숙위기청년들의 월세, 보증금 등 주거비에 쓰이며 이효리 기부금은 저소득한부모 여성에게 긴급지원금과 직업훈련교육비로 활용된다"고 전했다.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왼쪽에서 세 번째)이 12월 3일 서울 강동구 JYP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열린 국내외 취약계층 치료비 지원 기부 감사패 전달식에 참석했다. /JYP엔터테인먼트

◆ "환아들을 위해" 병원에 손길 내미는 스타들

가장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이 모인 병원에 직접 기부하는 스타들도 있다.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대표 박진영은 2년 연속 10억이라는 거액을 쾌척했다.

JYP는 5일 "박진영이 고액의 수술비, 치료비로 어려워하는 취약계층 소아 청소년을 위해 올해도 10억 원 기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기념해 4일에는 '국내외 취약계층 치료비 지원 기부' 감사패 전달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박진영은 "자녀를 키우는 아빠가 돼보니 너무 많은 아이들이 몸이 아픈 것만으로도 힘들 텐데 치료비까지 부족한 상황이 얼마나 버거울지 생각하면 참 가슴 아프다"라며 "아이들과 이를 바라보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지켜줄 수 있도록 우리가 하나가 돼서 힘이 돼주면 좋겠다는 마음에 치료비가 필요한 환아들에게 직접 쓰일 수 있도록 병원에 기금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에도 10억을 기부한 바 있다. 당시 삼성서울병원과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에 각각 5억 씩 전달했으며 국내외 환아들의 수술, 이식 및 재활동 치료비, 사고 및 질병으로 인한 장애, 바이러스성 감염, 선천적인 희귀난치질환 치료를 돕기 위해 쓰였다.

올해 새롭게 박진영 기부금을 받게 된 서울아산병원은 소아 청소년의 수술비로 해당 기부금을 사용할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더팩트>에 "소아청소년에 지원하겠다는 기부자(박진영)의 뜻에 따를 것이다. 한 사람에게 모두 쓰이는 금액이 아니며 사회복지 프로세스에 따라 진료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 교수님들이 사회복지사에게 환자들을 추천한다. 이후 사회복지사가 소득수준 등 행정적 절차를 거친다"며 "수술뿐 아니라 진료 약물 항암치료 등 다방면으로 쓰이며 이후 기부자에게 내역을 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영탁 기부 팬모임 산탁클로스가 올해 겨울 기부한 방한용품(왼쪽)의 사진과 한국소아암재단이 선물한 크리스마스 선물박스를 받은 회원의 인증샷이다. /산탁클로스, 한국소아암재단

◆ "스타의 이름으로" 팬들도 기부 동참

스타들의 선한 영향력은 고스란히 팬덤에게도 이어졌다. 팬클럽 회원들은 따뜻한 마음을 모아 기부를 해 성숙한 팬덤 문화 장착에 앞장서고 있다.

가수 영탁 기부 팬모임 '산탁클로스'는 작년부터 보육원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를 맞아 사랑의 선물을 전하고 있다. 올겨울 '나는 너의 산탁' 나눔 프로젝트로 보육원 어린이들에게 방한 트레이닝복 세트와 보온용품을 전달했다.

'산탁클로스' 매니저는 <더팩트>에 "약 2년 전부터 영탁 이름으로 보육원 기부를 꾸준히 해왔다. 기부금도 하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정작 무엇이 필요할까 고민이 됐다"며 "직접 아이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 물어본다. 어린이날 푸드트럭을 보냈고 지난 겨울에는 내의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 한 명 한 명 (옷) 사이즈를 체크하는 일은 기부를 넘어 의미 있다. 앞으로도 영탁 가수의 선한 영향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훈훈함을 전했다.

가수 임영웅 이찬원 김희재 정동원 등 팬들 역시 연말을 맞아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소아암재단은 "가수 임영웅이 '선한 스타' 11월 가왕전 상금 200만 원을 소아암 백혈병 환자들을 위한 연말 크리스마스 선물 지원을 위해 기부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임영웅이 '선한 스타'를 통해 기부한 누적 금액은 6830만 원이다.

'선한 스타'는 스타의 선한 영향력을 응원하는 기부 플랫폼 서비스로 가왕전에 참여한 가수의 영상 및 노래를 보며 미션과 응원으로 상금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한국소아암재단 소속 복지사는 <더팩트>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아이들 선물을 집으로 배송한다"며 "선정 기준은 소아 백혈병 친구들이 우선이지만 최대한 많은 아이들에게 혜택을 주려고 한다. 올해 기부금은 크리스마스 선물 지원으로 사용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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