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을 들여다봄④] 정만식→정해인 "감사…근현대사에 관심 가져주시길"


배우들의 연기력+앙상블 돋보인 '서울의 봄'
정만식·정해인·최병모·남윤호·박정학·안세호·한규원이 전한 소감

정만식(위쪽)과 정해인 등 서울의 봄을 배우들의 흥행 소감을 들어봤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서울의 봄'이 전 세대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흥행 TOP2에 등극했다. 이에 <더팩트>는 얼어붙었던 극장가에 흥행의 봄을 불러온 '서울의 봄'이 영화계에 끼친 영향을 알아봤다. 또한 작품을 더욱 생생하게 즐길 수 있게 노력한 관계자들과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정만식부터 정해인까지 '서울의 봄'을 빛낸 배우들이 흥행의 기쁨과 함께 작품을 향해 뜨거운 사랑을 보내주고 있는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울의 봄'은 황정민과 정우성을 비롯해 약 60명 이상의 배우들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특히 이들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환상적인 시너지를 완성하며 개개인의 존재감과 함께 연기 앙상블도 놓치지 않았다.

이에 <더팩트> 취재진은 12.12 군사반란 당일의 긴박했던 시간을 촘촘하게 완성한 이들에게 흥행 소감부터 연기 중점을 둔 부분까지 물어봤다.

먼저 정만식과 정해인은 특별출연으로 작품에 힘을 보탰다. 특전사령관 공수혁으로 분한 정만식은 "그저 감사할 뿐이다. 더 많이 봐주시고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많은 관심이 생기길 바란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공수혁은 수도권 방어 책임자 중 한 명이자 죽음도 불사하고 특전사령관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킨 인물로, 故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모티브로 한다. 실제로 신군부는 12.12 군사반란 당시 정병주를 회유하는데 실패하자 체포 명령을 내렸고 그는 끝까지 저항하다가 팔에 관통상을 입고 체포돼 강제 예편당했다.

강제 예편 이후에도 12.12 군사반란에 대한 비판을 계속했던 정병주는 1988년 행방불명됐고 이듬해 시신으로 발견됐다. 여러 의혹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에 정만식은 당시의 상황들과 그 상황 속에 있었던 관련 인물들을 알아보고 흐름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정만식(위쪽)은 특전사령관 공수혁 역을, 정해인은 특전사 오진호 소령 역을 맡아 특별출연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를 연기한 정만식은 "오직 군인으로서만 살아오셨던 분이라 그분의 확고함과 책임감을 연기하기에 스스로가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군인의 기본에 가장 충실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했고 군인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인식표(군번줄)가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정만식은 김성수 감독에게 인식표 의견을 냈다고. 그는 "극 후반부에 제가 혼자서 책임을 다하려고 준비하는 장면에서 인식표를 목에 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감독님도 흔쾌히 들어주셨다"며 "진정한 군인 중의 군인이었던 장군님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가슴과 목이 메어왔다"고 뭉클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정만식은 "왜 이런 일이 생겨야 했고 40여 년이 지나서야 알게 됐을까? 의문을 갖고 이 일 전후에 존재하는 수많은 근현대사 사건을 관객들이 관심 갖고 더 자세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병모 남윤호 안세호(위쪽 부터)는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히며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정해인은 같은 특전사임에도 사령관을 제압하러 들이닥친 4공수여단의 공격에도 끝까지 특전사령관의 곁을 지킨 특전사 오진호 소령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이 영화를 함께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큰데 많은 분이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오진호 소령은 12.12 군사반란 당시 숨진 김오랑 소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로 김 소령은 반란군에 맞서 사령관을 홀로 지키다가 전사했다. 오진호 소령이 영화적 설정이 아닌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알려지면서 관객들을 더욱 뭉클하게 했다.

정해인은 "여러 가지로 부담이 있었다. 제 연기가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있었다. 상관에 충성하고 중심을 지키는 모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특전사령부의 최정예 전투병력인 2공수의 여단장 도희철을 연기한 최병모는 "지금도 우리는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 역사를 들추는 것은 모르거나 희석돼 가는 그날의 사건을 반추해 후대가 오늘을 바로 살아가기 위함이라는 걸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남윤호는 자신이 연기한 수경사 작전참모 강동찬에 관해 "감독님의 상상력이 조금 더 많이 가미된 거의 허구의 인물이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다른 인물과의 관계성에 더 집중했다"고 전했다.

서울의 봄의 캐릭터 포스터와 영상이 베일을 벗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30사단장 모상돈으로 분한 박정학은 "그 시대를 실제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좀 더 인물의 입장에서 당위성을 찾고자 다가가려고 노력했다"며 "부하들을 생각하고 군인 정신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지만 실제로는 이야기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이라 그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한편으로는 그가 행주대교를 열지 않고 막았더라면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라는 막연한 상상을 하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에 이런 비극과 아픔 그리고 분노를 발생하게 하는 이러한 일들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길, 그런 대한민국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안세호는 이태신(정우성 분)이 사령관인 수도경비사령부 예하 부대 30경비단장임에도 전두광(황정민 분)의 사조직 멤버로 반란군들 본부로 30경비단을 제공해 관객들의 공분을 사는 장민기로 분했다. 그는 "시나리오에 쓰인 대로 접근하며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전두광의 말을 법으로 생각했고 전두광 앞에서는 긴장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총리공관 손 대위 역을 맡은 한규원은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하다 보니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다. 사명감이 들었고 실제 그 현장에 계셨던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며 "손 대위가 처한 상황과 사건에 더 집중했다. 직계상관의 투스타의 상반된 명령 사이에서 손 대위가 맞닥뜨린 위험한 상황과 사건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많은 관객의 사랑이 감사하고 신기하다는 한규원은 "가까운 과거에 일어났던 역사고 아픔을 교과서로만 접했는데 영화로서 접하는 것도 너무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아직 안 보셨다면 극장에서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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