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현, 불안과 사랑…암 수술 후 달라진 것들[TF인터뷰]


4월 암 수술 후 인피니트와 솔로 앨범 연이어 발매
"용기를 많이 주셔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남우현이 지난달 28일 정규 1집 WHITREE를 발매했다. 솔로 데뷔 7년 만의 첫 정규 앨범으로 가장 솔직한 그의 이야기가 담겼다. /블레이드엔터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남우현은 2010년 데뷔 후 늘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그룹 인피니트로 성공을 거뒀고 솔로로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 대규모 공연장 KSPO DOME 콘서트를 매진시켰던 그의 말이기에 다소 의외다. 그 불안함은 "끝까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이는 더 많은 노력과 성장으로 이어졌다.

고민하고 노력한다고 마음먹은 대로 되는 건 아니다. 그는 기스트암 판정을 받아 지난 4월 대규모 수술을 했다. 데뷔 후 가장 무기력하게 지내야만 했던 시간이다. 그는 "회사 옮기고 열심히 준비했던 게 막 나올 때라 상황이 서글펐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다 접어야 하나 싶었다. 일주일 정도는 넋이 나가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래도 그는 좌절하지 않았고 인피니트 앨범과 솔로 앨범을 연이어 발매했다. 동력은 하나였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팬들. 남우현은 "용기를 많이 주셔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팬들에게 비밀로 했지만 존재만으로도 그에겐 큰 힘이었다. 어느 때보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던 그는 솔로 앨범에 꾹 눌러담았다.

남우현은 지난달 28일 첫 솔로 정규 앨범 'WHITREE(화이트리)'를 발매했다. 'WHITE(화이트)'와 'TREE(트리)'의 합성어로 겨울과 잘 어울리는 '하얀 눈이 덮인 나무'를 연상케 한다. 그에 걸맞게 겨울을 녹일 따뜻한 감성의 11곡이 수록됐다. 남우현은 타이틀곡 작사를 비롯해 여러 곡 작사 작곡에 참여해 자신의 이야기와 감성을 녹여냈다.

사실 남우현은 지난 5월 싱글을 내고 내년쯤에야 정규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늦어졌고 어떻게 보면 빨라졌다. 암 수술 때문이다.

"4월에 희귀암인데 기스트암(위에 생기는 암)에 걸려서 수술을 했어요. 2년 전쯤 아주 조그만 종양이 있었는데 그게 4센치 정도 돼서 혹이 됐더라고요. 더 커지면 큰일 난다고 해서 전신마취하고 10시간 정도 수술을 했어요. 6센치 정도를 잘라냈다고 하는데 눈을 떴을 땐 숨도 못쉬겠더라고요. 일주일 정도 패닉 상태였어요."

남우현은 '일을 다 접고 내 시간을 가져야 하나'를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줘 마음을 다잡았다. 이후 회복도 빠르게 이뤄졌고 운동도 꾸준히 하며 체력을 회복하고 있다. 추적 검사를 한 결과 상처도 잘 아물고 있는 상황. 당시 이런 얘기를 하지 않은 건 팬들이 속상해 할까봐서다. 어느 정도 회복된 지금에서야 하는 얘기다.

남우현은 지난 4월 기스트암 수술을 받아 몸 상태가 100%가 아님에도 팬들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에 7월 인피니트 앨범에 이어 솔로 앨범까지 연이어 발표했다. /블레이드엔터

수술 후 남우현은 지난 7월 31일 인피니트 앨범을 발표했고 KSPO DOME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그리고 연이어 첫 솔로 정규 앨범까지 내놨다.

"회사를 옮기고 싱글 발매 날짜까지 나왔는데 수술을 하게 됐어요. 서글프더라고요. 인피니트 활동을 하고 솔로 앨범은 내년으로 미룰까 하다가 기대려 주시는 팬 분들이 있으니까 나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물론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준비도 다 됐고 팬들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데 욕심을 낸 거죠. 지금은 건강해요.(웃음)"

남우현은 데모를 약 200곡 받아서 그 중에 앨범에 수록할 곡을 엄선했고 그 역시 여러 곡을 작곡하고 작사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남우현이 혼자 가사를 쓴 타이틀곡 'Baby Baby(베이비 베이비)'는 밝고 사랑스러운 느낌이다. 시티 팝의 신나는 멜로디에 그의 서정적인 보컬을 얹어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와 몽글몽글 포근한 겨울 감성을 잘 담아냈다. 앨범의 색깔을 잡아주는 동시에 겨울의 설렘과 포근한 이미지가 그려지는 곡이다.

"곡을 받았을 때 눈이 오는 배경을 상상했어요. 이번 앨범 제목도 그렇고 눈과 엮어서 첫사랑이 오는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첫사랑 떠올리면 왠지 눈이 올 거 같고 그런 상상하지 않나요?(웃음) 많은 분들이 첫사랑을 생각하며 들어주시면 좋겠는 마음으로 가사를 썼고 노래랑 잘 맞게 나왔어요. 여러분의 첫사랑이 저일 수도 있고요.(웃음)"

타이틀곡은 시련을 이겨낸 남우현이 전하는 특유의 밝은 에너지다. 타이틀곡을 벗어나면 남우현의 좀 더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아프고 힘들지만 널 위해 웃어볼게/흩날리던 봄을 마주한 채 네 모든 걸 기억할게/눈물이 흘러도 견뎌볼게', '외로운 섬에 갇혀 거칠게 휘몰아친 파도가 끝나도 그곳에 서 있을게/언젠가 끝이라는 소나길 마주쳐도 그 비가 너라면 Together(투게더)'(I'll be alright(아이윌 비 올라이트)' 중)

'여러 번의 계절을 지나 난 미래에 왔어/다시 만날 거란 믿음 너라는 나침반에 기대어 숨차게 달렸어/내일이 오늘이 된 시간 속 커버린 우린 아직 같은 꿈을 꾸는 걸까', '이 말이 참 늦었어 시간을 넘어서 외치고 싶어/그 언젠가 우리 약속했던 날에 이미 나는 도착해 기다려'('미래에서' 중)

남우현은 마치 환생한 느낌이다. 건강하게 잘 하고 있다는 것과 제가 어떤 녀석인지 어떤 친구인지 무대에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블레이드엔터

"'미래에서'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미래에 먼저 가서 서있는 상상을 했어요. 팬들에게 제가 먼저 가서 서있겠다고 말하는 곡이에요. 인피니트 콘서트 때 공연장에 이 분들이 또 올까 싶어서 기쁨과 슬픔의 눈물을 흘렸는데 그런 마음을 담았어요."

"'I'll be alright'는 힘들었던 이야기예요. 예전부터 선배님들이 인기는 파도와 같으니 많을 때 즐기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전 즐기지 못했어요. 늘 불안했거든요. 곡을 쓸 때 회사를 옮기기도 했고 몸이 아플 때라 그 심정들이 다 들어가 있어요. 그럼에도 이겨내면 괜찮다는 말을 하고 싶었고 많은 분들이 이 곡을 듣고 희망을 가지셨으면 해요."

남우현은 늘 불안했기에 더 정진하고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충분히 만족한다. 그런 제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시련을 이겨낸 남우현은 이제 스스로를 더 사랑하리라 마음먹었다. 그 마음을 'Love myself(러브 마이셀프)'에 담았다. 자기자신과 곡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남우현이 전하고픈 메시지다.

"제 이야기를 많이 넣고 싶었는데 그건 확실히 실현한 앨범인 거 같아요. 숨이 차고 예전처럼 노래가 안 나와서 답답하기도 해요. 그래도 저를 보면서 용기를 가지고 힘내시면 좋겠어서 더 열심히 활동할 생각이에요. 마치 환생한 느낌이에요. 건강하게 잘 하고 있다는 것과 제가 어떤 녀석인지 어떤 친구인지 무대에서 보여드릴게요."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