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힐링·눈물 다 있는 모녀의 '3일의 휴가'[TF씨네리뷰]


김해숙·신민아의 '찐 모녀 케미'…12월 6일 개봉

6일 개봉하는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의 힐링 판타지를 그린다. /쇼박스

[더팩트|박지윤 기자] 엄마와 딸은 가까우면서도 먼 관계다. 더 나아가 가족도 그렇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고 있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3일의 휴가'다.

6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3일의 휴가'(감독 육상효)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 분)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 분)의 힐링 판타지를 그린다.

김해숙(위쪽)은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 역을, 신민아는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 역을 맡아 모녀로 연기 호흡을 맞춘다. /쇼박스

딸 뒷바라지를 위해 평생을 바쳤던 복자는 세상을 떠난 지 3년째 되는 날, 하늘나라에서 백일장 대회 4등을 해 3일간의 휴가를 받게 된다. 그는 가이드(강기영 분)와 함께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일하고 있는 딸 진주를 보러 간다.

그런데 진주가 지내고 있는 곳은 미국이 아닌 복자가 살던 외딴 시골집이었고 그는 대학교수가 아닌 홀로 백반집 장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주에게 다가갈 수도, 말을 건넬 수도 없는 복자는 그렇게 딸을 지켜보기만 한다.

이 과정에서 작품은 생전 엄마와 딸의 감정 골이 깊어지게 된 과거부터 딸이 세상을 떠난 엄마의 레시피를 떠올리면서 그를 추억할 수밖에 없는 현재까지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아이러니하게도 복자와 진주는 서로에게 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서로의 진심을 가장 잘 들여다보게 된다.

자식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한 엄마와 그런 엄마에게 진심을 단 한 번도 표현하지 못한 딸, 소재는 판타지이지만 그 안에 발 딛고 있는 캐릭터들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복자와 진주의 사연과 상황이 다를 뿐 이 세상 모든 모녀가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들이 담겨있기에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게 될 듯하다.

김해숙은 애틋한 눈빛으로 먹먹함을 자아내고 신민아는 인물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모든 딸에게 공감을 안긴다. 특히 두 사람은 특별한 모녀 케미로 극장가를 감동과 여운으로 물들인다. /쇼박스

'엄마와 딸'은 관객들을 대놓고 울릴 것이라고 예상되는 소재다. 하지만 작품은 유쾌하면서도 담백하고 따뜻하게 흘러간다. 모녀의 연결고리가 되는 정겨운 음식은 '리틀 포레스트'같은 포근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힐링을 선사하고 강기영과 황보라 등 주변 캐릭터들은 적재적소에 과하지 않은 웃음을 안겨준다.

그럼에도 딸을 바라보는 김해숙의 애틋한 눈빛과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견뎌내는 신민아를 보면 눈물이 날 수밖에 없다. '국민 엄마'로 불리는 김해숙은 딸에게 촌철살인을 남기면서도 결국 딸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먹먹함을 자아낸다. 신민아는 엄마를 미워하면서도 보고 싶어 하는 인물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담백하면서도 세밀하게 그려낸다.

특히 김해숙과 신민아의 호흡은 관객들에게 소소한 웃음부터 뭉클하면서도 짙은 여운까지 선사한다. 영화를 보러 갈 때 손수건은 선택 아닌 필수다.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05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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