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드라마 제작사를 고가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피해를 줬다는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준호 투자전략부문장의 아내인 배우 윤정희의 SM주식 보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은 5일 '윤정희가 지난해 연말 기준 SM 엔터 주주명부 기준 6만7751주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SM엔터의 지난해 연말 시세기준으로는 약 48억원대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와 별개로 그의 남편인 이준호 부문장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하이브와 SM엔터 인수를 두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데 이어 드라마 제작사 인수 관련 의혹이 불거지며 추가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부문장은 지난 2020년 7월 아내 윤정희 소유로 돼 있던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처스를 200억 원(100%)에 카카오엔터 자회사(인수 당시엔 카카오M)로 사들였다.
업계에서는 이준호 부문장이 카카오에 합류한 이후로 카카오엔터의 빅딜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보고 있고, 지분 소유나 자금 흐름 등 아내 윤정희와 관련한 부분도 꼬리를 물고 있다. 바람픽처스 설립 당시 아내 윤정희의 직접 자금 투자 여부는 불분명하다.
바람픽처스는 2017년 윤정희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당시는 바람픽처스가 카카오 계열에 편입되기 이전이다. 이 회사는 '킹덤: 아신전', '무인도의 디바', '도적: 칼의 소리', '최악의 악' 등을 제작해 넷플릭스, TVN, 디즈니플러스 등을 통해 송출해왔고, 2020년 카카오 인수 이전까지는 영업손실을 냈다.
이 부문장은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의혹 관련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는 혐의를 받았고 원아시아파트너스와 연관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커머스 자회사였던 그레이고(현 크리스피스튜디오)의 지분 30%(약 500억원 규모)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설립한 PEF 가젤제1호유한회사에 넘겼다. 만년 적자였던 그레이고는 이준호 부문장이 대표로 있던 회사다.
이준호 부문장은 유명 드라마 작가 김 모씨와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드라마 작가와 배우, PD 등 방송가 주변사람들과 돈독한 인맥을 쌓았으며 윤정희와는 2015년 재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의 관련성 부분을 의심하는 외부 시선에 대해 윤정희 소속사나 카카오 측은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양측 모두 '현재 수사중인 상황이어서 공식 입장 표명은 어렵다'는 점을 고수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해당 주식은 개인 투자자로서 이미 오래전부터 장기 보유한 주식으로 안다"면서 "SM인수 논의와는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정희 주식 보유에 대해) SM 주식을 갖고 있는 연예인들이 많고 '많은 이들 중' 한 명인데 이준호 부문장이 지금 수사 중인 사건이 있다 보니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부각되는 것 같다"며 언급되는 자체에 대해 부담스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