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이 밝힌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잘생김[TF인터뷰]


'서울의 봄'에서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 맡아 열연
"이번에도 김성수 감독 믿고 출연 결정…존경하고 사랑해"

배우 정우성이 영화 서울의 봄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더팩트|박지윤 기자] 정우성은 그 누구보다 '열일' 행보를 펼치고 있는 배우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2023년을 꽉 채우고 있는 그는 '서울의 봄'으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고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정우성은 지난 22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에서 신군부에 홀로 맞서 나라를 지키려 했던, 군인정신에 충실한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그는 개봉 전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작품으로 12.12 군사 반란을 소재로 한 첫 번째 한국 영화다. 개봉 전부터 예매율 1위를 기록한 '서울의 봄'은 누적 관객 수 327만 명(1일 기준)을 기록하며 흥행 질주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정우성은 차분했다. 침체된 극장가를 여러 차례 겪어봤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호응이 좋으면 성공적인 기록을 기대하는데, 요즘 극장 상황이 안 좋잖아요. 목표 수치가 손익분기점이 됐죠. 그래야지 영화 쪽에서도 투자할 명분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정우성은 신군부에 홀로 맞서 나라를 지키려 했던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극 중 이태신은 전두광(황정민 분)을 비롯한 반란군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인물이다. 이에 그는 '헌트'(2022)의 김정도(정우성 분)와 '서울의 봄' 이태신이 전혀 다른 캐릭터지만, 한 인물과 대척점에 서 있는 만큼 관객들에게 비슷한 느낌을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그렇기에 정우성은 작품 출연을 고민했지만, 이번에도 김성수 감독을 믿고 함께 하기로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깊다. 여전히 정우성의 대표작으로 회자되고 있는 '비트'(1997)를 시작으로, '태양은 없다'(1997) '무사'(2001) '아수라'(2016)에 이어 '서울의 봄'으로 다섯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특히 정우성은 김성수 감독에 관해 "더 집요해졌고, 더 현장을 즐겼어요"라고 설명했다.

"김성수 감독의 현장에는 작업의 치열함과 쾌감, 만족감 등이 있어요. '서울의 봄'에 정말 많은 캐릭터가 나와요. 협주가 잘 안되면 부산스럽고 산발될 수 있어요. 즉 독이 될 수 있죠. 그런데 감독님은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놓치지 않았고 모든 캐릭터를 관찰하면서 엄청난 오케스트라를 연주하셨어요. 그 에너지는 정말 두손 두발을 다 들 수밖에 없죠."

그러면서 정우성은 '김성수 감독의 페르소나인 걸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감독님이 이를 거부하는데 제가 어떻게 나서겠어요. 하지만 감독님이 현장을 즐기시는 걸 보면서 영감을 얻어요. 작업은 늘 즐겁거든요. 감독님의 작품 텀이 줄었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정말 솔직한 관계예요. 저는 감독님을 존경하고 사랑해요"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우성은 이태신은 본분을 강조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앞서 김성수 감독은 이태신에 관해 '신념을 지키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듬직한 인물이다. 정우성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에게 UN 난민기구 친선 대사로 활동할 당시의 '정우성 인터뷰 영상'을 보내면서 캐릭터 구축에 참고하라고 했다. 자신의 영상을 보면서 막연함을 느꼈다는 정우성은 "조심성과 침착함을 보신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당시 저는 이슈를 전달할 뿐이었어요. 뭔가를 강요하거나 억지로 깨우쳐 줄 수 없죠. 인터뷰에 임하는 자세를 말씀하신 거지, 정우성 그 자체를 얘기한 건 아니었어요. 이태신은 본분을 망각하는 전두광에게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맞서잖아요. 불과 물의 싸움을 원하신 것 같았어요."

작품은 실제 사건을 다루지만 이태신은 영화적 설정이 가미된 허구의 인물로 설정됐다. 그렇기에 정우성은 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오히려 배척했다.

다시 말해 인물 그 자체에만 집중한 정우성이다. 그는 "이태신은 자신의 본분과 직무에 최선을 다해요.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에 바리게이트를 묵묵히 넘는 장면은 이태신을 완성 짓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가 그렇지 않을까요. 저라는 사람을 찾아가는 게 인생이죠. 똑같은 맥락이라고 봐요"라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정우성은 민머리 비주얼로 파격 변신을 꾀한 황정민과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도 전했다. 그는 "'나는 맨몸으로 부딪혀야 하나'라고 생각했죠(웃음). 정민이 형이 만드는 전두광이 정말 궁금했어요. 불을 뿜는 미친 연기를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정우성은 적절한 타이밍에 맞게 준비된 것을 우선적으로 할 것 같아요라고 다음 활동을 귀띔해 기대감을 높였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서울의 봄'이 베일을 벗은 후 작품과 배우들을 향한 호평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이번에도 정우성의 외모 칭찬이 빠지질 않았고 이를 접한 그는 "사실 촬영할 때 '멋있다' '이 신 좋다'고 못 느껴요. 멋은 타인이 평가해 주는 거죠. 스스로 멋을 의식하는 순간 폼만 남아요"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럼에도 관객들이 이태신을 향해 환호를 보내고 있는 이유에 관해 "이태신은 본분을 지키는 사람인데 그걸 누군가에게 강요하지도 않죠. 그가 대의명분과 정의, 군인 정신만 얘기했으면 보는 분들도 피곤했을 거예요"라며 "근데 이태신은 '내 이름 석 자 앞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봐라'라고 본분을 강조하는 인물이죠. 이태신의 우직함과 책임을 지키려는 모습을 멋지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우성은 "제가 잘생긴 것도 맞아요"라고 너스레를 떨어 취재진을 웃게 했다.

지난 3월 스크린에 걸린 '웅남이'(감독 박성광)를 시작으로 '달짝지근해: 7510'(감독 이한)과 '거미집'(감독 김지운)에 카메오로 출연해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에 정우성은 "'카메오는 이런 거다'라고 세상에 각인시켜 주고 '상이라도 달라'고 얘기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정우성은 '보호자'로 데뷔 29년 만에 첫 장편 연출에 도전했고 11월에는 '서울의 봄'과 지니TV '사랑한다고 말해줘'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열일'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그는 "그래봐야 '다음 작품은 뭐하지?'라는 고민이겠죠"라고 말을 이어갔다.

"다른 스토리가 제 머릿속에 있으니까 천천히 준비하면서 제안받은 작품 중에 출연을 고민하고 있겠죠. 연출과 제작, 연기 중 다음 스텝이 뭐가 될지 모르겠어요. 적절한 타이밍에 맞게 준비된 것을 우선적으로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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