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노는 게 제일 좋아" 인기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오프닝이다. 이 노래처럼 진짜 놀았지만 아직도 더 놀고 싶은 언니들의 화끈하면서 솔직 입담 리얼리티가 시청자들을 찾는다.
E채널·채널S 공동 제작 예능프로그램 '놀던 언니' 제작발표회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렸다. 방현영 PD를 비롯해 가수 채리나 이지혜 나르샤 아이비 초아가 참석했다.
'놀던 언니'는 마이크 하나로 대한민국을 휘어잡았던 언니들 5인방이 뭉친 노필터 버라이어티 예능으로 음악 없이 못 사는 언니들이 들려주는 진짜 음악과 필터 없는 그 시절 가요계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아낼 예정이다.
2021년 방영된 '노는 언니'의 세계관을 확장시킨 프로그램이다. 당시 '노는 언니'는 박세리 이상화 곽민정 등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출연한 바 있다. 이번엔 가수로 성공한 여성 아티스트들이 모여 진솔한 입담을 볼 수 있게 됐다.
방현영 PD는 "요즘 시대 셀러브리티에 대한 화두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찐 관종'을 모아보고 싶었다. 쉬면서 직업에 대한 성찰에 의한 것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예능 PD는 알려지지 않은 것을 발굴하는 것이고 '노는 언니'가 사랑받은 이유도 알려지지 않았던 스포츠 여성 이야기를 발굴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중을 대상으로 카메라 앞에 서고 관심 댓글 악플에 시달리며 자기 에너지로 동력을 만들어 버티는 사람들의 정체가 궁금했다"며 "대중과 오랜기간 관심을 밀당한 사람들이 이분들이다"라고 섭외 과정을 설명했다.
출연진의 경력을 합산하면 100년에 가깝다. 이중 데뷔 29년 차인 맏언니 채리나는 '놀던 언니'의 중심축으로 활약한다. 그는 잘 노는 팁에 대해 "모든 걸 즐겁고 감사하게 생각하면 그게 바로 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주어질 때 열심히 해라. 버티는 게 이기는 거다'인데 나 역시 30년까지 버틸지 누가 알았겠느냐. 나는 한 번도 사건사고를 일으킨 적이 없다"라고 전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데뷔 26년 차이자 샵의 메인보컬로 활약한 이지혜는 여기에 힘을 보탰다. 이지혜는 "'케미'는 억지로 쥐어짜는 게 아닌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과 정이 들고 이해하는 마음에서 나온다"며 "초아를 보면 마치 제가 어렸을 때 (팀이) 해체하고 아무도 날 안 불러줄 때 열심히 노래하는 모습 같다.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이 친구(초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 둘을 낳고 사람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고 귀하더라. 사람 자체를 인정하면 '찐 리액션'이 나온다"라며 "20대 때는 잘하고 싶고 메인이 되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후 현장 분위기가 약간 썰렁해지자 다급하게 "거짓말 같네요. 약간 있어요. 근데 많이 줄였어요"라고 다급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나르샤는 "'청춘불패' 이후 선후배 편한 예능을 하는 게 거의 10년 만이다"며 "대본이 없고 장소만 받아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언제 어디 가서 뭘 하고 놀지 모르는 상황이다"라고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그는 "남편에게 출연진을 이야기하니 반응이 '어? 아... 그래...'였다. 그런데 '자기도 지진 않겠네'라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유일한 솔로 가수 출신인 아이비는 "기가 셀 것 같지만 가무에 약하다. 발라드 지망생이었다가 댄스가수로 노선이 바뀐 케이스라 많이 놀지 못하고 예능 고정도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한 짓 옛날에 많이 해서 걱정이 안된다"라고 솔직한 면모를 보였다.
데뷔 12년 차이지만 막내를 담당하고 있는 초아는 "내려놓을 때라 생각해 더 망가지려고 해도 기혼 언니들이 지켜준다"고 전했다. 초아는 현재 활동중인 K팝 후배들에게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나 역시 번아웃으로 오래 쉬고 고민하던 중 언니들을 만났다. 채리나 언니가 '당장 지금 잘 나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잘 버티다 너 자리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더라"라며 "후배들을 응원하며 산증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 활동 등으로 정신적 문제 겪는 친구들이 많은데 부담 가지지 말고 정신 건강하고 행복하게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놀던 언니'는 기획 단계부터 시청자 타켓층이 명확했다. 과거 '청춘불패'가 10대와 20대를 겨냥했다면 '놀던 언니'는 30대와 40대의 친구가 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방PD는 "한 시대를 풍미하고 리즈 시절 노래가 3040의 추억과 향수를 건드리는 것에 캐스팅을 고려했다"며 "과거 '슈가맨'을 연출했을 때 강점은 노래를 통해 기억과 추억을 저장한다는 것이다. 노래가 가진 저장 소환 공감 능력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5년부터 2012년까지 교실에서 느낌, 풍경까지 기억날 정도로 노래를 통해 기억과 관계가 생각나며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방PD는 "MZ세대가 게스트로 나오면 너무 고맙다"며 "초아보다 더 젊은 막내급 뉴진스 에스파 르세라핌이 나오면 좋겠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를 들은 나르샤는 "아 저희 사이에 뉴진스요?"라고 되물었다.
이날 샵 장석현의 결혼 이야기도 나와 현장을 놀라게 했다. 이지혜는 "샵 해체하고 장석현 씨랑 '샵의 반이다. 반샵'으로 활동하려고 했다. 그런데 장석현 씨가 결혼했다"며 "저는 관종이지만 비관종이신 분들에게 먼저 연락하기가 무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채리나는 "프로그램 자체가 뭔가 배울 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잠깐 휴식할 수 있는, 그 안에서 피식피식 웃기고 잔상이 남는다. 힐링 되고 1년 2년 쭉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초아는 "언니들과 프로젝트 앨범을 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지혜 역시 "대리만족할 수 있다. 20대 초반인데도 잘 못노는 친구들이 있다"며 "애를 낳고 가정생활하면 놀지 못한다. 살다 보면 힘든 시간이 오는데 어떻게 잘 푸는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르샤는 "오늘 첫 방송인데 숏폼을 보고 다들 궁금해 한다. 딱 하나 드리고 싶은 자부심은 '아 이게 예능이지'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더 놀고 싶은 언니들이 솔직 입담 '놀던 언니'는 28일 밤 8시 40분 첫 방송된다.
culture@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