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등 K팝 아티스트를 향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엔 이들이 설 무대가 없다. 한국 음악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전 세계 7위에 해당하지만, 이에 걸맞는 공연장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다행인 점은 최근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건립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진 상황. 이에 국내 공연장 인프라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 | 공미나 기자] 공연장 부족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온 가운데, 지난 몇 년간 대형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건설 소식이 계속해서 전해져오고 있다. 곧 개관을 앞둔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와 더불어 함께 거론되는 곳은 'CJ 라이브시티'와 '서울 아레나' 등이다.
CJ 라이브시티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2021년 10월 착공했다. 공사비 약 2조 원 규모의 CJ 라이브시티는 CJ그룹이 글로벌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미국의 AEG와 손잡고 실내 2만 명, 야외 4만 명 등 총 6만 명 수용이 가능한 대형 공연장을 만드는 사업이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 서울 아레나가 곧 첫 삽을 뜬다. 2015년 2월 사업구상이 발표된 지 약 8년 만이다. 서울시가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하는 서울 아레나는 최대 2만8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질 계획이다.
그러나 두 공연장 모두 공사가 중단되거나, 착공이 지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왔.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 등 늘어난 공사비가 그 이유다. 특히 CJ 라이브시티는 지난 4월 공사를 일시 중단, 국토교통부 민관합동 PF조정위원회에 사업 조정 신청했다.
이밖에도 경기도 하남시와 의정부시도 대규모 K팝 공연장 건설을 추진 중이며, 인천에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 이어 2027년 말까지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2만1000석짜리 멀티스타디움 돔구장을 갖춘 스타필드 청라가 들어선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진행이 순조롭진 않지만, 대형 공연장 설립 계획 소식이 꾸준히 전해지는 것에 대해 가요계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가요 관계자 A씨는 "그동안 대형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이 전무했기에 공연장이 생긴다는 소식 자체는 굉장히 고무적"이라며 "앞으로 대중음악 공연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다만 공연장이 생긴다는 소식만으로는 당장 공연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음공협) 고기호 부회장은 "우리나라에 BTS 같은 글로벌 아티스트들이 있고, 임영웅 아이유처럼 큰 인기를 끄는 아티스트도 많아지며 큰 공연장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K팝을 통해 문화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상황 속에 대규모 콘서트가 열리면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도 한국을 찾아 여러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 막상 공연장이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말헀다.
이어 고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실질적으로 공연장 없는 나라다. 특히 대규모 콘서트를 열 수 있는 아레나 이상 규모가 하나도 없다. 일본만 해도 1만5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 7~8개는 있다"며 "우선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생긴 것 자체는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올림픽주경기장이 리모델링을 시작하며 향후 3~4년은 암흑의 시기다. 여러 아레나급 공연장들이 지어지기 전까지 그 공백기 동안 공연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대안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공연장들이 완공되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A씨는 "여러 공연장들이 생긴다는 계획은 발표됐지만, 막상 이 공연장들이 완공되려면 몇 년씩 기다려야 한다. 특히 인건비 상승 등 문제로 공연장들의 공사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서 무사히 지어질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고 했다.
새롭게 지어지는 공연장에 대한 여러 우려도 있다. A씨는 "인스파이어 아레나, CJ 라이브시티 아레나 등 대부분 공연장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는 관객들의 불편함이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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