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들은 물론이고 감독까지 펑펑 울기도 힐링을 받기도 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극본 이남규, 연출 이재규) 제작발표회가 1일 오전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재규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보영 연우진 장동윤 이정은이 참석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정다은(박보영 분)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간호사 출신인 이라하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집필해 현실적인 공감을 이끈다. 이재규 감독 역시 원작이 주는 울림에 이끌려 작품 제작을 결정했다.
이 감독은 "원작이 갖고 있는 순수함과 원작자가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좋았다"고 돌이켰다. 이어 "현대사회의 절반은 마음의 병을 안고 살고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많은 사람들이 정신 질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람들과 주변인들이 이를 어떻게 봐야 할지, 어디서부터 마음의 병이 왔는지,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도 이와 일맥상통했다. 그는 "감기만 걸려도 약을 먹고, 병원에 가는 건 너무 자연스럽지 않나. 그런데 마음의 병에 걸리면 쉽게 약을 먹거나 병원에 가려고 하지 않는다. 몸이 아픈 것과 마음이 아픈 건 같은 문제이기 때문에 빨리 어떤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의학 드라마와의 차별점도 짚었다. 이 감독은 "많은 의학드라마들이 의사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지 않나. 우린 원작과 마찬가지로 간호사와 환자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앞서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하이틴 K-좀비물을 선보이며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장르물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극찬까지 받은 이 감독이 차기작으로는 휴먼을 선택해 이목을 끌었다.
이에 이정은은 "언젠가 멘털 케어에 대한 드라마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타이밍에 이 작품이 들어왔다. 감독님이 이슈가 되는 작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작품을 만든다고 해서 놀랐고 그 과정을 함께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전작은 사실 피가 난무하고 서로를 물어뜯는 작품이었다. 상황을 일으킨 것도 인간이고 그 상황을 해결하는 것도 인간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감정적으로 지칠 때가 있었다.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는 반대였다. 나 역시 하루하루 힐링되는 작품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극 중 박보영은 명신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3년 차 간호사 정다은 역을 맡았다. 박보영 역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 마음의 병에 대한 문턱이 낮아졌으면 하는 마음에 출연을 결심했다. 그는 "힘든 일을 겪었을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 드라마가 이 지점을 좀 더 쉽고 편안하게 안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박보영과 정다은은 실제로도 맞닿은 지점이 많았단다. 이 감독은 "현장에서 본 박보영은 자기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더 많이 하는 사람이다. 다은이도 마찬가지였다. 자기가 편한 것보다 환자가 편한 걸 먼저 생각하는 캐릭터다. 다만 배려가 클수록 마음의 병이 따라올 수 있겠더라"고 말했다.
박보영 역시 "개인적으로는 다은이와 내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다은이의 성장을 응원하고 싶었고 내가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대장항문외과 펠로우 동고윤으로 변신한 연우진은 "고윤이에 대해 "'과몰입병'이라고 진단 내리고 싶다"고 표현했다. 그는 "하나 꽂히면 멈출 줄 모르고 집착한다. 어떻게 보면 괴짜일 수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환자를 생각하고 아픔을 공감할 줄 아는 인간미 넘치는 의사"라고 소개했다.
장동윤은 정다은과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가장 가까운 절친 송유찬 역을 맡았다. 2023년에만 드라마 '오아시스', 영화 '롱디' '악마들'에 이어 이번 작품까지 말 그대로 '열일'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장동윤이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장동윤의 실제 모습을 좀 더 보여주고 싶단다.
장동윤은 "데뷔하게 된 계기가 있다 보니 아무래도 반듯한 이미지가 있다는 걸 스스로 의식하고 있다. 하지만 난 유찬이와 내 성격이 오히려 더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정적이고 바른 이미지보다는 까불까불하고 말도 많으며 에너지 넘치는 스타일"이라며 "그런 면에서 유찬이는 내가 할 수 있는 모습들이기 때문에 잘 살려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특히 연우진과 장동윤은 지난 2020년 방송된 OCN 드라마 '써치' 이후 3년 만에 재회했다. 당시 부자지간이라는 중요한 서사를 연기했던 두 사람이기에 이번 만남은 뜻깊었다.
장동윤은 "말이 안 되지만 '써치' 때 우진선배가 내 아버지였다. 그러다 보니 내적 친밀감이 돈독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이번 작품에 선배님이 출연한다고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았다. 사실 '써치'를 통해 내심 선배님과 '케미'가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상태다 보니 기쁘기도 했다"고 밝혔다.
반면 연우진은 출연 전에는 약간의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보다 두 번째 만날 때가 오히려 신경 써야 할 지점이 더 많다 보니 긴장됐다"고 말했다. 이내 "그런데 막상 만나니 장동윤이 나보다 큰 에너지로 날 감싸줬다. 전작의 강한 서사가 주는 정서적 유대감을 이어받아 날 포용해 줘 고마웠다"고 화답했다.
이 감독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보는 이들이 울고 웃을 거라고 자신했다. 그는 "정신이 아프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실 그대로 전하다 보니 보기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작품은 따뜻하고 울컥하는 안에서도 빵빵 터지는 웃음이 있을 것"이라며 "나 또한 촬영하면서 펑펑 울기도 했다. 그 정도로 작품을 보면서 울고 웃지 않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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