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그의 노래 가사처럼 '영원한 건 절대 없는 것'일까.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의 '마약 이슈'가 또 불거졌다. 12년 전 '대마를 담배로 착각했다'는 그이기에 대중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존재했던 지드래곤이 초라한 결말을 맞이해 안타까움도 더해지고 있다. 이번에는 그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25일 지드래곤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돼 수사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유흥업소 여직원을 조사하다가 지드래곤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했지만, 같은 혐의로 입건된 이선균과 별개의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선균에 이어 지드래곤까지 마약 투약 혐의를 받으며 일명 '마약 게이트'가 열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의 공통 분모가 '유흥업소'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또 다른 유명인이 추가로 적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대중은 이선균과 달리 지드래곤의 과거 행적을 조명하면서 12년 만에 '마약 이슈'가 또 불거진 것에 관해 "예상했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커리어를 두고 "안타깝다"라는 양가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지드래곤은 2011년 마약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일본의 한 클럽에서 대마를 흡입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초범이고 흡연량이 많지 않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후 2012년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지드래곤은 대마초를 하지 않았기에 검사와 심문을 당당히 받았지만 양성 반응이 나와 당황스러웠고, 대마를 담배로 착각했다고 해명에 나섰다.
이를 들은 MC 이경규는 '담배와 대마초는 맛이 다르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지드래곤은 "술이 많이 취했고 독한 담배나 시가로 생각했다. 대마초 냄새를 맡아본 적이 없어서 '맞다, 아니다'를 가릴 수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거짓말을 한다면 내가 대중 앞에서 노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2023년, 지드래곤은 다시 한번 '마약 스캔들'에 휩싸였다. 이에 네티즌은 비교적 최근 영상과 인터뷰 등을 재조명하면서 '예견된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 '엘르 코리아'에 지드래곤의 인터뷰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지드래곤은 인터뷰 내내 과장된 몸짓과 가만두지 못하는 손, 쉴 새 없이 흔들리는 눈빛을 보였고 하나의 문장을 완성하지 못했다. 결국 영상은 컷 편집돼 문장과 문장을 이어 붙였다.
또한 4월 출국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지드래곤은 몸을 비비 꼬거나 쓰고 있던 모자를 썼다 벗었다를 반복하면서 머리를 여러 차례 흔드는 다소 부산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5월 참석한 '샤넬 2023/24 크루즈 쇼' 영상 속 지드래곤은 어눌한 말투로 인사하고, 말까지 더듬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마약 혐의 입건 사실이 드러나기 전부터 여러 영상에는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약 했냐' '유아인과 싱크로율이 너무 일치해 보인다' '몸을 저렇게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할 수 있는 거냐' '한 문장조차 다 말을 못하는 건 심하다' 등 마약 투약을 의심하는 댓글이 달렸다. 그리고 팬들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무엇보다 지드래곤은 지난 1월 유튜브 채널에서 "여러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뵐 예정"이라고 밝혔고, 6월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종료된 후 미국 음반사 워너뮤직을 방문한 모습을 공개하며 6년 만의 솔로 앨범을 기대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4월 태양 대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3인조로 재편된 빅뱅 완전체 활동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지드래곤의 '마약 스캔들'이 불거진 만큼, 솔로로서 출격할 기회를 스스로 놓친 셈이 됐고 빅뱅은 그룹명처럼 '우주 대폭발'이 됐다. 결국 팬들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
지드래곤이 프로듀싱한 노래는 히트곡이 되고, 그가 입고 쓰는 모든 건 유행이 됐다. 한 시대의 아이콘이자 연예인의 연예인으로 불렸던, 대체 불가한 입지를 다졌던 지드래곤의 예견된 몰락은 씁쓸함만 남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