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병근 기자] 걸그룹 아이브(IVE)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는 '주체적인 나'다. 데뷔 때부터 일관된 메시지로 서사를 확장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발현한 이들의 색깔이다. 이는 최근 발매한 앨범 'I'VE MINE(아이브 마인)'에 이르러 채도가 높아졌다. 본격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시작한 아이브의 대체불가 무기다.
아이브(안유진, 가을, 레이, 장원영, 리즈, 이서)는 지난 13일 첫 번째 미니 앨범 'I'VE MINE'을 발매했다. 아이브는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본 '나'의 다채로운 이미지를 앨범에 담았다. 데뷔 앨범부터 아이브가 견지한 당당한 태도와 자기 확신 그리고 주체적인 삶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내면과 세상으로 시선을 넓힌 '나'의 이야기다.
처음으로 시도한 트리플 타이틀곡은 아이브가 확장한 '나'의 서사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나 'Either Way(이더 웨이)', 서로가 발견한 나 'Off The Record(오프 더 레코드)', 내가 찾아낸 또 다른 나 'Baddie(배디)'다. 트리플 타이틀곡은 단순한 물량 공세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돼 하나의 포괄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데뷔곡 'ELEVEN(일레븐)'부터 'LOVE DIVE(러브 다이브)'와 'After LIKE(애프터 라이크)'까지 '사랑'이란 범주 안에서 주체성을 얘기했던 아이브는 전작인 첫 정규 앨범 'I've IVE(아이해브 아이브)'를 통해 사랑의 울타리를 넘어 당당한 삶으로 나아갔다.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본 나를 담은 'I'VE MINE'은 아이브의 흥미로운 서사 확장이다.
첫 정규 타이틀곡 'Kitsch(키치)'에서 '자유'를 키워드로 '난 생겨 먹은 대로 사는 애야/답답한 이 세상 앞엔 멋대로 할래'라고 외쳤던 아이브의 치기 어린 자신감은 내가 찾아낸 또 다른 나인 'Baddie'에 이르러 '다채로운 매력 수많은 변칙 위에 더 빛을 발하지/답답한 건 벗어 던져 고개 숙일 필요 없어'처럼 좀 더 성숙한 당당함으로 자라났다.
또 'I AM(아이 엠)'에서 '어느 깊은 밤 길을 잃어도 차라리 날아올라 그럼 네가 지나가는 대로 길이거든'라고 조언했던 아이브는 '가끔은 이해조차 안 되는 시선들 억울하기도 하지만 오해가 만든 수많은 나와 얘기해 우리 모두 다 '나'야'('Either Way), '더 가까이 모여 앉아 자, 모든 걸 털어놔'('Off The Record') 등 좀 더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메시지를 담아내는 방식도 더 다채로워졌다. 소녀의 시선에서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세밀한 감정을 터치해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전의 당당하고 화려함 속에 서정적인 감성도 내포됐다. 트리플 타이틀곡은 각 곡의 무드와 스타일에 맞게 콘셉트가 전개되며 각기 다른 스타일과 무드를 선보여 흥미를 유발한다.
이 앨범은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 160만5948장을 기록했고 아이브는 3연속 밀리언셀러가 됐다. 또 처음으로 단일 앨범 200만 장 돌파도 노려볼 만하다. 본인들만의 이야기를 써내려오며 더 폭넓고 굳건해진 팬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중성의 척도인 음원 차트에서도 막강한 파워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5일 선공개한 'Either Way'는 꾸준히 인기가 더해지며 국내 최다 이용자 수를 보유한 멜론차트에서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린 끝에 최근 10일간 톱3를 형성하고 있고 'Baddie'도 10위권 진입을 앞뒀다. 'Off The Record'도 20위 내에 포진해 있다.
그간 여러 곡을 1위에 올려놨던 것에 비하면 아쉬울 수 있지만 아이브의 최대 강점은 꾸준한 인기다. 'LOVE DIVE' 'After LIKE' 'Kitsch'는 여전히 일간차트 30위권이고 'I AM'은 무려 14위다. 음료 브랜드와 협업곡으로 지난 7월 발표한 'I WANT(아이 원트)'도 50위 내에 있다. 톱50에 무려 8곡이다.
지난해 여러 음악 시상식에서 많은 상을 수상하고 '2022 더팩트 뮤직 어워즈'에서도 신인상에 해당하는 넥스트 리더와 본상인 올해의 아티스트를 동시 석권했던 아이브는 올해의 활약에 힘입어 지난 10일 열린 '2023 더팩트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아티스트를 비롯해 월드 베스트 퍼포머까지 수상했다.
오는 12월 데뷔 2주년을 앞둔 아이브는 이제 글로벌로 뻗어나간다. 지난 10월 7~8일 서울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아이브는 아시아, 미주, 유럽, 남미 등 19개국 27개 도시에서 월드투어 'SHOW WHAT I HAVE(쇼 왓 아이 해브)'를 펼치며 전 세계 팬들을 만난다.
아이브는 서울 콘서트를 앞두고 "앞으로 우리를 더 기대할 수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는데 그들의 말처럼 '글로벌 아이브'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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