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병근 기자] 티없이 맑은 미소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가수 츄가 익숙한 모습 대신 속 깊은 이야기와 감성을 꺼내놨다.
츄는 18일 오후 2시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솔로 데뷔 앨범 'Howl(하울)' 발표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츄는 "그동안 저를 연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고 싶었지만 진솔하게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용기 내서 가사로 꺼내놓은 앨범이다. 누구나 상처 받는 순간들이 있을 텐데 그 순간에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 소속사와 분쟁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던 츄는 "원하지 않는 부분으로 이슈가 된 건 속상했다. 저보다 힘들었을 팬 분들께 죄송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잠시 감정을 추스른 그는 "그게 제일 속상했다. 팬 분들께 말씀드렸지만 떳떳하지 못 할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런 믿음과 저에 대한 확신으로 앨범을 잘 준비했다"고 말하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완성한 'Howl'은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둘만의 작은 세상에 서로를 위한 작은 영웅이 되어 서로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은 앨범이다. 츄는 자신만의 목소리와 이야기로 정체성을 담아내며 세상을 향한 첫 외침을 전한다.
츄는 "저에게 큰 감동을 주고 성장시켜준 앨범이다. 각자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작은 영웅의 이야기다. 'Howl' 속에 담은 가사는 제 자신에게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기도 하고 팬 분들께 하고 싶었던 마음을 담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는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앨범의 가장 큰 감상 포인트는 "10년 된 친구에게 들려줬는데 제 목소리를 잘 알고 있음에도 '너 맞아?'라고 하더라"고 말할 정도의, 그간 몰랐던 츄의 목소리다. 츄는 "주변에 들려줬을 때 제 목소리에 놀라는 반응이었다. 이 앨범으로 많은 분들께 새로운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새로운 츄로 다가갈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겼다"고 말했다.
앨범은 동명의 타이틀곡 'Howl'을 비롯해 'Underwater(언더워터)', 'My Palace(마이 팰리스)', 'Aliens(에일리언스)', 'Hitchhiker(히치하이커)' 5곡이 수록됐다. 이달의 소녀로 활동할 당시와는 또 다른 츄의 섬세한 감성과 매력적인 보컬을 만날 수 있다.
타이틀곡 'Howl'은 우주에 있는 듯한 독특하고 개성 있는 도입부와 별다른 악기 없이 츄의 아카펠라 보컬로 시작해 후렴구의 강렬한 비트와 베이스라인을 기반으로 츄의 섬세한 보컬이 얹어졌다. 이를 통해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서로에게 작은 영웅이 돼 서로를 치유하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냈다.
'들키고 싶지 않아 나를/하지만 누군간 꼭 알아줬으면 해', '악몽에 시달려 난 가끔/그러다 느껴지는 너의 손길에/너구나 나의 작은 영웅/다시 잠들 때까지 지캬줘야 해', '전장 같은 이 도시에서 상처만 남은 우린 이제 서로를 구해볼까 해' 등의 가사가 감성을 자극하고 위로를 전한다.
츄는 "처음 곡을 받고 고민도 됐다. 저의 밝고 명랑한 모습이 익숙하실 거고 그런 이미지로 다가가는 게 저도 더 자신 있고 익숙해서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에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보고 이 곡을 사랑하게 됐다. 지금의 이 감정을 그대로 전하면 새로움을 느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타이틀곡으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뭔가 어렵거나 일이 잘 안 풀린다고 느끼는 순간이 누구나 있고 저도 그렇다. 그런 순간들이 발판이 됐고 이 곡이 극복할 용기를 줬다"며 "가사 중 '너구나 나의 작은 영웅'이라는 부분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그 가사를 보고 이 곡의 해석을 깊이 있게 할 수 있었다"며 "제가 받은 감동만큼 용기와 희망을 주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츄는 포르투갈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한 뮤직비디오에서 자신과 또 다른 자아인 몬스터를 만나 스스로 성장해 나가는 소녀의 모습을 표현했다. 츄는 어느 세계에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오묘한 분위기 속에 자유분방하고 반항적인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고 또 특유의 싱그러움을 선사한다.
츄는 "포르투갈에서 촬영했는데 걱정이 많았다.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멋진 풍경등 속에서 힐링을 하면서 촬영했다"며 "귀엽게 생긴 몬스터가 등장한다. 저의 작은 영웅이자 또 다른 자아를 표현한 것이고 스스로를 치유해주는 과정을 그려내기 위해 등장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Underwater'는 포근한 느낌의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에 감성 보컬이 어우러졌고, 'My Palace'는 통통 튀는 피아노와 츄의 밝고 경쾌한 에너지가 돋보인다. 또 'Aliens'는 츄의 청량한 보컬과 함께 쿨한 매력을 느낄 수 있고, 'Hitchhiker'는 낯선 행성에서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가사를 리드미컬한 감성으로 풀어냈다.
츄는 2017년 걸그룹 이달의 소녀 멤버로 데뷔했다. 국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전 소속사와 정산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어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츄는 전속계약 소송에서 승소한 뒤 지금의 소속사 ATRP에서 솔로 데뷔를 준비해 왔다.
츄는 "전 반전미가 확실한 가수가 되고 싶다. 많은 분들이 저를 예능으로 많이 접하셨을 수도 있다. 제 목소리를 잘 모르시고 노래를 많이 못 들어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츄에게 이런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들려드리면서 편안한 목소리의 가수 츄로 다가가고 싶다"고 바람과 각오를 전했다.
츄는 이날 오후 6시 'Howl'을 발매하고 솔로 활동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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