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의 바람, 뭐든 잘 해내는 배우로 기억되길[TF인터뷰]


'천박사'에서 가짜 퇴마사 천박사 역 맡아 열연
"어떤 캐릭터든 잘 소화하는 좋은 배우로 남고 싶어요."

배우 강동원이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AA그룹

[더팩트|박지윤 기자] 강동원은 그 누구보다 비현실적인 비주얼을 갖고 있지만, 오직 외모에만 기대지 않는 배우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걸 한데 모은 작품으로 돌아왔다. 시원한 액션부터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 세세하게 쌓아올린 감정선까지 다 되는 강동원은 '천박사'로 추석 극장가를 접수하며 또 하나의 '인생캐'를 경신할 계획이다.

강동원은 지난달 27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 이하 '천박사')에서 귀신을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개봉을 앞둔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천박사'는 이날 기준 개봉 전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기대하게 했다. 이 같은 스코어를 확인한 강동원은 "개봉해 봐야 알겠지만, 잘 됐으면 좋겠네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작품은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가 지금껏 경험해 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천박사는 대대로 마을을 지키는 당주집 장손이지만, 지금은 유튜브 퇴마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파트너 인배(이동휘 분)와 함께 가짜 퇴마를 하며 의뢰받은 사건을 해결하고 돈을 번다.

강동원은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CJ ENM

평소 오컬트 장르를 좋아한다는 강동원은 '천박사'가 가진 재미와 신선함, 그리고 많은 액션에 끌렸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으로 또 한 번 신인 감독과 호흡을 맞춘 그는 "저보다 어리긴 하지만 제 또래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서로 편하게 작업할 수 있죠"라고 소감을 전했다.

강동원은 실제로 무당이 굿을 하는 영상을 찾아보면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냈다고. 그는 훌륭한 피지컬을 활용한 시원한 검술 액션을 선보이며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또한 강동원은 이동휘와 차진 티키타카로, 허준호와 긴장감 넘치는 맞대결로 다채로운 활약을 펼쳤다. 이렇게 그는 오컬트부터 액션과 코미디, 미스터리, 판타지, 활극까지 다 있는 복합장르물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물론 많은 사랑을 받은 강동원의 전작 '전우치'(2009)와 '검사외전'(2016)의 캐릭터와 닮은 면이 있기 때문에 '천박사'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두 작품을 떠올리는 관객들도 있을 듯하다. 이를 예상한 강동원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천박사가 가진 과거의 아픔이 드러나면서부터 다른 분위기를 잡기 위해 신경 썼다고.

"극초반에는 일부러 톤을 비슷하게 잡았어요. 중간에 변화되는 지점이 있으니까 그 전까지 즐거움을 많이 드리고 싶었거든요. 그러다가 천박사의 과거 사연이 드러나면서 진지한 본연의 모습을 그려내려고 했어요. 중간에도 개그 요소가 있었는데 많이 뺐죠. 긴장감이 떨어질 것 같아서요. 사실 십몇 년 전에 한 연기라서 제가 똑같이 한다고 해서 똑같을 수도 없어요. 물론 다르게 하려고 하지만요. 결국 다 제 안에 있는 거잖아요."

이번에도 역시 훤칠한 피지컬과 독보적인 비주얼에 관한 언급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강동원은 "'천박사를 보니까 세월과 연륜이 묻어나는 것 같더라고요. 이제 40대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감상평을 남겼다. 이를 들은 취재진이 다 공감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강동원은 뭘 해도 잘 해내는, 좋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AA그룹

2003년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로 데뷔한 강동원은 영화 '늑대의 유혹'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검은 사제들' '마스터'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매 작품 독보적인 비주얼로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시켰지만 비주얼에만 그치지 않고 늘 연기 변신을 꾀했고, 좋은 흥행 타율까지 보유하고 있다.

그렇기에 강동원은 어떤 작품에 끌리는지 알고 싶었다. 앞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그는 시나리오를 고르는 기준에 관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인가"라고 솔직하게 밝혔는데, 이날 "우선 제가 재미를 느껴야 돼요. 시나리오 구조가 좋아야죠. 또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끌리기도 하고요. 아니면 명확한 메시지가 있거나 새로운 그림이 있으면 선택하는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코미디 연기가 가장 어렵다고 말하는 배우들이 많은 반면, 강동원은 코미디 연기를 하는 것에 주저함이나 망설임이 없다. 이유는 단순하고 명쾌했다.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유쾌한 현장으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다. 그는 "코미디 연기를 하면 너무 웃기니까 현장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어요. 심각한 장면을 찍을 때는 막 조용하고 진지하잖아요"라며 "'천박사'도 웃음을 참기 힘들었던 순간들이 많았어요"라고 회상했다.

강동원은 천박사는 가족 분들과 함께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AA그룹

데뷔 이후 이렇다 할 휴식기 없이 달려온 강동원이다. 하지만 그에게 번아웃은 찾아오지 않았다. 여전히 일이 즐겁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2년에 3편 정도를 찍는 지금 사이클이 딱 좋다는 강동원은 "옛날에는 일중독이라는 말을 쓰긴 했던 것 같은데, 일이 너무 하고 싶어요.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굳이 쉴 이유가 없죠"라고 직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늘 배우로서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고 즐겁게 일하고 싶다는 그는 "좋은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어떤 캐릭터든 잘 소화하는 배우요. 뭘 해도 잘 해냈다는 걸로 기억되고 싶어요"라고 목표를 밝혔다.

그런가 하면 '천박사'는 '거미집'(감독 김지운),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와 같은 날 스크린에 걸리며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흔하지 않은 상황을 마주하게 된 강동원은 "시장이 급변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 친분이 있는 형님이자 선배님들과 하게 됐으니 잘 됐으면 좋겠어요. 극장에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강동원은 '천박사'만의 매력을 잊지 않고 언급하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그는 "다른 두 작품보다 가볍게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제일 화려한 액션이 있고요. 가족분들과 함께 재밌게 봤으면 좋겠어요"라고 강조했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