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커서 보길"…송중기, 거친 얼굴로 연기 갈증 푼 '화란'(종합)


홍사빈·김형서, 밀리지 않는 존재감 발산…10월 11일 개봉

배우 송중기와 김형서, 홍사빈(왼쪽부터)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화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인턴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송중기가 노 개런티를 자처하고, 칸의 부름을 받으며 이목을 집중시켰던 '화란'이 드디어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의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김창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중기 홍사빈 김형서(비비)가 참석해 질의응답에 임했다.

작품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 분)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 분)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 드라마다.

'화란'은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Un Certain Regard) 부문에 공식 초청되면서, 김창훈 감독은 데뷔 첫 장편 영화로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에 그는 "어린 시절부터 꿈만 꿨던 일이 일어나서 안 믿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창훈 감독은 누아르보다 폭력적인 환경과 뒤틀린 어른들이 한 소녀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관해 초점을 맞췄다고. 그는 "성장해 나가는 소년이 그런 상황에 휩쓸리면서 어떤 선택을 내릴 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그리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또한 김창훈 감독은 "인물들이 말로서 소통하기보다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서로의 감정을 전달하고 뒤섞이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대사보다 인물들의 표정이나 눈빛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연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송중기는 조직의 중간보스 치건 역을 맡아 약 6년 만에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서예원 인턴기자

송중기는 조직의 중간보스 치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군함도'(2017) 이후 6년 만에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게 된 그는 "그래서 더 개인적으로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앞서 송중기는 '화란'에 노 개런티 출연을 결정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그는 "이와 관련해 기사가 많이 나와서 당황했다"라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제안이 들어온 작품이 아닌, 업계에서 돌아다니는 대본을 접했다고 솔직하게 밝힌 송중기는 "너무 하고 싶었다. 원래 더 거친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혹시 제가 하게 돼서 제작비가 늘어난다면 상업적인 영화의 흥행 공식이 들어갈 것 같았다. 그러면 매력적인 대본이 장점을 잃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노 개런티로 하게 됐다"며 "이렇게 설명할 수 있어서 속 시원하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극 중 치건은 냉혹한 현실 속 자신만의 생존법을 터득한 인물로,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안고 사는 연규를 알아보고 손을 내민다. 이를 연기한 송중기는 속을 짐작할 수 없는 서늘한 얼굴과 중저음의 보이스, 한층 깊어진 눈빛을 장착하며 전작과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지금껏 본 적 없는 얼굴을 장착한 송중기는 "제가 너무 하고 싶었던 정서의 작품을 했다는 것 자체에 만족한다"며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어두운 소년의 이야기를 잘 표현하고 싶었다. 사랑하는 아기가 나중에 커서 아빠가 이런 영화를 했다는 걸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댈 곳 없는 소년 연규로 분한 홍사빈은 송중기 선배님과 연기하게 되어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예원 인턴기자

홍사빈은 기댈 곳 없는 소년 연규로 분해 첫 스크린 주연 데뷔에 나선다. 이날 긴장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선 그는 "영화가 세상에 나와서 기자님들이나 관객분들의 해석을 들으면서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걸 듣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옥 같은 세상 속에서 엄마와 네덜란드로 떠나는 것을 유일한 희망으로 삼고 살아가는 연규는 비참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점차 변화한다. 이를 연기한 홍사빈은 한없이 흔들리는 유약함부터 살기 위해 남을 짓밟는 독기 어린 모습까지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려내며 송중기에게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발산한다.

홍사빈은 송중기와 첫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에 관해 "정말 영광이었다. 밥도 많이 사주셨다. 늘 '편하게 해라'라고 하셨고, 액션 끝나면 안아주셨다. 너무 기쁘고 감사하게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배우 송중기와 김창훈 감독, 김형서, 홍사빈(왼쪽부터)이 호흡을 맞춘 화란은 10월 11일 개봉한다. /서예원 인턴기자

치열한 경쟁률의 오디션을 뚫고 발탁된 김형서는 재혼한 아버지를 따라 연규와 가족이 된 하얀 역을 맡아 첫 연기 도전에 나선다. 무대 위 비비에게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 김형서는 "평소 앨범 작업을 할 때 한 명의 연출자로서 임했는데, 이번에는 감독님이 어떤 그림을 그리실까에 초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차별점을 전했다.

홍사빈, 김형서의 열연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송중기는 "사빈 씨는 부담스러웠을 텐데 정말 차분하고 묵직하게 극을 이끌었다. 형서 씨는 살아있는 활어같았다. 연출 재능이 괜히 나온 게 아니더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끝으로 김형서는 "제 연기를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더 많이 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송중기는 "칸에 다녀왔던 꿀맛 같은 꿈은 이제 보내고,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 받을 수 있도록 홍보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지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화란'은 오는 10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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