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없어 거짓말' 김소현, 강박은 내려놨지만 욕심 있는 배우[TF인터뷰]


"'소용없어 거짓말'은 좋은 어른들이 만나 함께 만든 작품"
황민현과 케미 점수는 '90점'

배우 김소현이 tvN 월화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음 엔터테인먼트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아역배우로 시작해 어느덧 데뷔 15년 차를 맞아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굵직한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배우, 김소현이다. 일찌감치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차분함 속에서도 보기만 해도 화사해지는 밝은 분위기를 품고 있었다.

김소현은 19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극본 서정은, 연출 남성우)에서 '라이어 헌터' 목솔희 역을 맡았다. 작품은 거짓말이 들리는 능력 때문에 사람을 믿지 못하는 라이어 헌터 목솔희와 말할 수 없는 정체를 숨긴 천재 작곡가 김도하(황민현 분)가 만나 펼치는 진실 탐지 로맨스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난 김소현은 풋풋한 아역 이미지를 품고 있으면서도 어딘가 또 새롭고 깊은 어른스러운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소용없어 거짓말'은 김소현이 약 2년의 공백기 이후 안방 극장으로 돌아온 작품이다. 라이어 헌터라는 소재가 시청자들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김소현은 오히려 신선한 콘셉트와 솔희라는 캐릭터에 끌려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극과 차분한 분위기 역할이 많았다면 이번엔 밝은 역할로 인사를 드리고 싶었어요. 솔희가 초반엔 시니컬했지만 뒤로 갈수록 밝은 부분이 많아지잖아요. 새로운 면을 봐주셨다는 반응이 있어서 감사해요. 2년 동안 많은 시간을 했는데요. 왜 연기를 해왔고 어떤 부분 때문에 (팬들이) 저를 좋아하는지 정리했어요. 저에 대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지면서 여유가 생겼어요. 전에는 '잘해야지'라며 주어진 걸 열심히 했다면 지금은 흘러가는대로 강박을 내려놓았죠."

극중 솔희는 "제가 그렇다면 그런 거예요"를 자주 말한다. 언뜻 보면 중2병에 걸린 것 같지만 자기 자신에게 확신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소현은 이런 솔희의 모습에 당당함을 느끼면서도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솔희와 자신의 싱크로율은 '반반'이라고 덧붙였다. "초반 시니컬하고 '돈만 벌면 된다'라는 마인드는 저와 다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도하와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따뜻하고 밝은 모습은 닮았어요."

배우 김소현이 tvN 월화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음 엔터테인먼트

김소현은 현장에 대해 재밌었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한껏 들뜬 그의 표정에서 현장이 얼마나 화기애애하고 가족같은 분위기였는지 느낄 수 있었다. 또 극 중 솔희를 더 밝게 표현하기 위해 현장에서 새롭게 만든 장면들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현장에서 대본에 없던 장면이 갑자기 추가되는 건 배우로서 스트레스가 될 수 있지만 김소현은 이를 즐기는 듯했다.

"코믹 연기에 욕심이 있었어요. 감독님도 저한테 욕심을 많이 내주셨고요. 기자들로부터 도하를 구하려고 토끼처럼 뛰는 장면은 현장에서 만들어낸 거예요. 원래 '도하를 끌어안는다'에서 그쳤었어요. 그런데 엔딩 임팩트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마음에 여러 시도를 했고 스태프들과 합동해서 만들어낸 장면이에요. '기자들을 가리며 토끼처러 뛰어보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고요. 처음엔 부끄러웠는데 '시청자들한테 신선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장의 깨알 에피소드도 전했다. "박경혜 배우가 이 역할을 위해 카드를 공부했더라고요. 현장에서 '오늘의 운세' 등을 장난삼아 봐주셨어요. 센스가 좋은 배우들이 모여서 늘 현장이 재밌었어요."

'소용없어 거짓말'은 방영 전부터 비주얼 맛집이라고 불리며 기대가 쏠렸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서로 '케미'에 대해 김소현은 '밤하늘의 달'을 황민현은 '자석'이라고 언급했다. 김소현은 작품에서 '케미'는 잘 녹아들었다고 말했다.

"민현 배우가 초반에 마스크도 쓰고 있고 어색함이 있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장난이 많은 배우더라고요.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작품에 넣기도 하고요. 극중 도하와 솔희는 힘듦과 아픈 마음을 위로해 준 것 같아 밤하늘의 달이었고 현장에서는 자석처럼 호흡이 맞았어요. 친오빠랑 장난치듯 친해져서 편했어요. 케미 점수는 90점인데요. 상대방은 10점 정도 아쉬울 수도 있으니까요.(하하)"

배우 김소현이 tvN 월화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음 엔터테인먼트

이 작품이 주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무엇이며 또 김소현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김소현은 '거짓말'에 대해 더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작품을 좋은 어른들이 만나 함께 만든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솔희가 라이어 헌터를 그만두고 글 쓰는 걸로 끝나요. 결국 단순히 거짓말로 판단하는 게 아닌 그 안의 '진심'을 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거죠. 거짓말이 모두 나쁜 게 아니라 어떤 거짓말은 착하기도, 아름답기도 하잖아요. 저 역시 공감하며 마무리했어요. 감독 배우 스태프들과 교류가 좋아서 개인적으로 남는 게 많아요. 이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사람이거든요. 이 작품은 좋은 어른들이 만나서 함께 만들어간 작품이에요. 나중에 작품을 떠올리면 힘이 될 것 같아요."

김소현은 솔희처럼 라이어 헌터 능력을 가지게 된다면 "불행할 것 같다"고 답했다. "원치 않는 순간까지 거짓말을 들어야 하잖아요. 어느 정도 속고 살아야 할 필요가 있어요. 진실만 듣다 보면 사람이 차가워지고 냉소적이게 될 것 같아요." 그러면서 그는 갖고 싶은 초능력으로 '순간 이동'을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동거리가 길어서 차 막히면 안 돼요. 순간 이동이 필요해요."

2008년에 데뷔한 김소현은 아직 20대 초반 나이에도 불구하고 벌써 데뷔 15년 차다. 아역 배우로 시작한 만큼 아직 대중 기억 속에 '아역' 이미지가 깊게 남아있다. 이에 김소현은 굳이 아역 배우 이미지를 지우거나 애쓰려고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것들을 한 해 한 해 담아내 보자는 마음이 생겼어요. 세월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담는 거죠. (누군가는) 교복을 많이 입었으니 안 입는 게 어떠냐고 할 수 있지만 지금 입을 수 있을 때 입으면 좋지 않을까요? 저는 아역 이미지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어느새부턴가 구애받지 않아요. 지금 성장한 것 같아요. 다른 아역을 보면 '옛날 어른들이 이런 기분이었구나' 생각이 들고요."

끝으로 김소현은 배우로서 거창한 목표보다 여기까지 올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제가 15년 동안 열심히 한 것도 있지만 그 과정을 응원하고 사랑해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감사했던 분들을 많이 떠올리고 생각을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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