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곡(137)] 윤항기 '정든배', 키보이스 시절 추억의 명곡


솔로 히트곡 '장밋빛 스카프', '나는 행복합니다', '이거야 정말'
키보이스 원년 멤버, '정든배' '해변으로 가요' '바닷가의 추억'

윤항기는 솔로가수로 더 많은 히트곡을 냈지만, 키보이스 시절 사랑받은 정든배는 지금도 팬들의 가슴에 깊이 각인돼 있다. 2020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문화훈장을 수훈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윤항기는 그룹 키보이스의 멤버로 활동하다가 74년에 솔로 데뷔했다. '별이 빛나는 밤에', '장밋빛 스카프', '나는 행복합니다', '이거야 정말', '나는 어떡하라고'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다. 여동생 윤복희도 함께 대중적 인기를 누린 가수다.

윤항기의 대중적 인기는 솔로가수로 입지를 다지면서 더 탄탄해졌지만, 사실 그의 진면목을 언급하려면 최초 록 그룹 밴드인 그룹 키보이스 시절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록의 효시로 간주되는 키보이스를 결성해 활동했다.

키보이스 원년 멤버는 결성 당시 윤항기(드럼), 차중락(보컬), 차도균(베이스 기타), 김홍탁(기타), 옥성빈(키보드)이다. 윤항기는 팀을 탈퇴한 뒤 솔로가수로 더 많은 히트곡을 냈지만, 밴드시절 대표곡으로 널리 불리고 사랑받은 '정든배'는 지금도 팬들의 가슴에 깊이 각인돼 있다.

80년대 중반까지 절정의 인기를 누렸지만 긴 공백기를 가졌다. 86년 음악활동을 중단하고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해 목회자의 길을 걸으면서다. 윤항기가 키보이스 시절 해변으로 가요를 열창하고 있다. /KBS1 가요무대

'달그림자에 어리면서 정든 배는 떠나간다/ 보내는 내마음이 야속하더라/ 별그림자에 멀어져가는 쌍고동 울리면서 떠나가네/ 멀어져가네 사라져가네 정든 배는 떠나간다/ 떠나는 그님이 야속하더라/ 첫사랑도 그 행복도 항구에 남겨놓고 사라져가네'(키보이스 '정든배' 가사)

키보이스가 불러 히트한 '정든배'는 63년 발표됐지만 작곡가 김영광이 고등학교 2학년 때인 59년에 작사 작곡한 노래다. 한 사람은 남고 한 사람은 떠나야하는 운명이 야속하기만 하다. 멀어져가는 연인의 뒷모습이 연상되는 가사와 선율이 슬프게 와닿는다.

윤항기는 멤버들 중에서도 호소력 짙은 보컬과 뛰어난 작곡·작사 능력을 발휘했다. 메가 히트곡으로 유명한 '해변으로 가요'도 그의 손에서 탄생한 노래 중 단연 대표곡으로 꼽힌다. '바닷가의 추억' 등과 함께 지금도 여름이면 생각나는 추억의 명곡이다.

윤항기는 충청남도 보령시 출생으로 59년 작곡가 김희갑이 단장으로 있는 에이원쇼를 통해 가수로 처음 데뷔했다. 여동생 윤복희(사진 오른쪽)도 함께 대중적 인기를 누린 가수다. /온라인커뮤니티

80년대 중반까지 절정의 인기를 누렸지만 긴 공백기를 가졌다. 86년 음악활동을 중단하고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해 목회자의 길을 걸으면서다. 2014년 목회자에서 은퇴한 뒤 그해 신곡 '걱정을 말아요'를 담은 데뷔 55주년 골든 앨범을 발표했다.

충청남도 보령시 출생으로 59년 작곡가 김희갑이 단장으로 있는 에이원쇼를 통해 가수로 처음 데뷔했다. 군복무 시절 해병대 군악대를 거쳐 64년에는 최초의 록 그룹 밴드인 '키보이스'를 결성해 '정든배' '해변으로 가요' '바닷가의 추억' 등을 발표했다.

1기 키보이스는 영미 팝의 번안곡 중심으로 활동했고, 직업적 작곡가의 창작곡을 일부 수록했다. 원년 멤버 가운데 차중락과 차도균은 솔로 가수로, 윤항기와 김홍탁은 각각 키 브라더스와 히 화이브(히 식스)의 리더로 활동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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