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이채연'①] 외유내유? 천만에! 미안하다 잘못 봤다


방송에서 비춰진 이미지와 전혀 다른 매력
유쾌하고 단단하고 가식 없는 솔직함
"멘탈 약했으면 서바이벌 5번 못 나가"

방송에서 비춰진 이채연은 마냥 순하고 여린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최근 인터뷰를 한 이채연은 유쾌하고 유머러스하며 단단한 사람이었다. /RBW, WM엔터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가수 이채연은 워낙 춤을 잘 추는 퍼포머이자 본인만의 색깔 있는 음악을 꽤 잘 찾아가는 뮤지션이다. 그간의 결과물만 봐도 알 수 있고 이 생각은 새 싱글을 들어 봐도 변함이 없다. 완전히 잘못 알았던 것도 있다. 방송에서 비춰진 사람 이채연은 마냥 순하고 여린 줄로만 알았다. 큰 착각이었다.

인터뷰를 위해 카페에 들어선 이채연은 올 블랙 의상과 실버 톤의 머리를 했다. 큰 키에 새하얀 얼굴이 더 돋보였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솔로 데뷔곡 'HUSH RUSH(허시 러시)'에서 콘셉트 삼은 MZ 뱀파이어가 스쳤다. 다소 시크한 비주얼이지만, 이채연이 유쾌하고 유머러스하며 단단한 사람이라는 걸 알기까지 한 시간이면 충분했다.

이채연이 처음 대중에 알려진 건 SBS 'K팝스타3'(2013.11~2014.04)를 통해서다. 무려 10년 전이다. 13살이었던 소녀 이채연은 곧바로 2015년에 Mnet 'SIXTEEN(식스틴)'에서 경쟁을 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아는 것처럼 2018년 '프로듀스48'에서 12위를 차지해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 멤버가 됐다.

2021년 1월 아이즈원으로서 마지막 곡을 발표한 뒤에는 또 다른 서바이벌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했다. 앞서 3번의 서바이벌을 거친 소녀 이채연은 이번엔 성인이었고 센 언니들 사이에서 더 혹독하고 치열한 배틀을 펼쳤다. 지난해 솔로 가수로 데뷔한 이채연은 최근엔 '퀸덤퍼즐'에 합류했다가 일신상의 이유로 하차했다.

이채연은 많은 분들이 제가 외유내유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겉모습도 연약한데 멘탈도 약할 것 같은 이미지랄까. 그런데 멘탈이 약했으면 서바이벌 5번 못 나간다고 말했다. /RBW, WM엔터

이 정도면 파란만장한 10년이라 할 만하다. 이채연은 지난날을 돌아보며 "인생의 풍파가 심상치 않다"고 너스레를 떨며 웃었다.

모든 방송이 그렇겠지만 특히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편집 방향에 따라 출연자의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채연은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기 미숙할 수밖에 없는 어린 나이에 서바이벌을 시작했고 다소 소극적으로 비춰졌다. 때론 우는 모습이 방송되기도 했다. 어쩌면 그래서 그런 모습들이 이채연에 대한 이미지로 고착화됐을 수 있다.

"많은 분들이 제가 '외유내유'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겉모습도 연약한데 멘탈도 약할 것 같은 이미지랄까. 그런데 멘탈이 약했으면 서바이벌 5번 못 나가거든요.(웃음) 멘탈 약하지 않고 생각보다 재밌는 사람이에요. 인생이 울퉁불퉁하지만 언제 이렇게 살아보겠나 싶고 이겨내고 여기까지 온 게 대견하고 칭찬해주고 싶고 그런 마음이에요."

물론 멘탈이 강해도 악플에 상처를 받았던 시절도 있다. 외모부터 시작해서 서바이벌에서 실력적인 부분에 악플이 달렸다. 오해에서 비롯된 것들도 있는데 해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상처가 되기도 했다. 그는 "어렸기 때문에 정통으로 맞아서 많이 아파했었다. 이겨내면서 무뎌진 것도 많고 강해진 것도 많다"고 돌아봤다.

예민하고 여전히 아픈 얘기들일 수 있지만 이채연은 가식도 없고 꾸며낸 말들로 포장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유쾌하고 시원시원하게 자신을 드러냈다. 앞으로도 서바이벌에 출연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이젠 득실을 따져보고 해야 할 거 같다. 현재로선 서바이벌 말고 다 득이 되는 프로그램일 거 같다"고 유머러스하게 답하기까지 했다.

이채연은 지난 4월 미니 2집 Over The Moon(오버 더 문)을 발매하고 타이틀곡 KNOCK로 활동하며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이 확신을 갖고 나아가는 동력이 됐다. 그 에너지로 새 싱글을 준비했다. /RBW, WM엔터

"예전엔 악플을 신경썼는데 이젠 그냥 넘길 수 있게 됐어요. 내 스스로를 더 사랑하게 되면서 바뀌었고 팬 분들이 '떠나지 않고 오래 옆에 있겠다'고 얘기해 주실 때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거든요. 진짜 제 모습을 조금씩 알아주시는 것 같기도 한데 아직도 많이 남아서 앞으로 활동하면서 보여드리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해요."

단단한 그 마음은 앨범 얘기를 나눌 때 자신감으로 발현됐다. 솔로로 첫발을 내디딜 땐 불안한 마음도 있었겠지만 지난 4월 미니 2집 'Over The Moon(오버 더 문)'을 발매하고 타이틀곡 'KNOCK(노크)'로 활동하며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이 확신을 갖고 나아가는 동력이 됐다.

"데뷔 앨범을 더 좋아해 주시는 분들고 계시고 두 번째 앨범을 더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KNOCK' 때 제가 더 잘 보인 것 같긴 해요. 퍼포먼스적으로 더 날라다녔다고 속시원하기도 했고요.(웃음) 그런 부분들이 잘 통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자신감으로 이번 싱글을 준비했고 멋지게 나아갈 거라고 제 자신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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