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큰 위기를 맞았던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전 세계 영화인 교류의 장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이 5일 오후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날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수석 프로그래머)과 강승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해 질의응답에 임했고, 영화제 사무국은 행사 개요와 특징, 개·폐막작, 섹션별 선정작 등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세부 계획을 공개했다.
먼저 강승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은 "부산국제영화제가 힘든 사태를 맞았지만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호스트'로는 배우 송강호가 선정됐다.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논의 끝에 송강호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서 호스트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송강호가 어려운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나서줬다. 어려울 때 영화제를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영화제 호스트로 참석해 영화인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올해 영화제의 색다른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는 홍콩 배우 주윤발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양조위에 이어 올해 주윤발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을 예정이다. 또한 주윤발의 신작 '원 모어 찬스'를 비롯해 '영웅본색'(1986) '와호장룡'(2000)까지 세 편의 영화가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한국 영화 공로상은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배우 故 윤정희에게 돌아간다. 고인의 대표작 '안개'(1967)와 '시'(2010)가 특별 상영되며, '시'의 이창동 감독이 참석해 스페셜 토크가 함께 이뤄질 계획이다.
또한 영화 음악가 故 류이치 사카모토의 연주 장면을 담은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도 특별상영되며 故 설리의 마지막 인터뷰가 담긴 '진리에게'도 만나볼 수 있다.
송강호를 비롯해 프랑스 감독 뤽 베송, 중국 배우 판빙빙, 일본 감독 이와이 슌지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일본 배우 히로세 스즈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다. 개막작은 장건재 감독의 신작 '한국이 싫어서'이며 폐막작은 중국의 닝하오 감독이 연출한 '영화의 황제'다.
이어 남승철 집행위원장 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온라인으로 개최한 것에 관해 "여러 고려사항이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기간에 온라인이 활성화되면서 부산과 서울, 두 차례에 걸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합리적인 방안이 됐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합리적인 부분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과 관련된 논란으로 위기를 겪었다. 허 전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개막을 약 5개월 앞둔 지난 5월 돌연 사의를 표명했고, 성폭력 의혹까지 제기됐다. 허 전 집행위원장은 해당 의혹을 부인했지만, 영화제 파행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는 인사 논란을 잠재우고 혁신위원회를 구성하며 결의를 다졌다.
이날 강승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은 허 전 집행위원장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된 조사 진행 상황을 밝혔다. 그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위해 외부 센터 등에 조사를 의뢰했다. 6월 9일의 일"이라며 "피신고인이 조사에 응하지 않아 신고인과 참고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제 이사회는 8월 말 열린 결의를 통해 허 전 집행위원장에게 책임감 있게 조사에 임해달라는 공문을 이사회 명의로 발송할 예정"이라며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관련 재발 방지, 전수조사와 함께 실천성 있는 예방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4개 극장 25개 스크린을 통해서 69개국 269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