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벡델데이2023이 여성 캐릭터의 지평을 넓힌 10편의 시리즈를 추린 벡델초이스10을 공개했다.
벡델데이2023은 11일 "시리즈 부문 벡델초이스10에 '글리치' '더 글로리' '마당이 있는 집' '박하경 여행기' '사랑의 이해' '슈룹' '어쩌다 마주친 그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작은 아씨들' '퀸메이커'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2020년 시작된 벡델데이는 미국의 만화가 앨리슨 벡델(Alison bechdel)이 영화 속에서 성평등이 얼마나 균등하게 재현되는가를 가늠하기 위해 만든 '벡델 테스트'를 기초로, 한국 영화영상 미디어에서 성평등 재현을 돌아보는 행사다.
이 가운데 지난해 신설된 시리즈 부문은 K-콘텐츠의 선두에서 절정기를 맞이하고 있는 만큼, 5년을 선정한 작년과 달리 올해 벡델초이스10으로 그 규모를 확대했다. 또 다양한 연령과 직업, 성격을 가진 여성 주인공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만큼, 올해 시리즈 부문 심사 과정도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공중파 및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채널, OTT 오리지널 등에서 소개된 84편 시리즈를 대상으로 중앙일보 문화부 나원정 기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무브먼트 진명현 대표, 중앙대학교 문예창작전공 김민정 교수가 심사에 참여했다.
벡델데이2023 시리즈 부문 벡델초이스10은 장르적인 성격이 뚜렷하면서도 여성 캐릭터를 다면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SF와 정치 드라마 등 그동안 남성 캐릭터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장르의 문법을 따르면서 여성 주인공을 내세워 성역할의 전복을 시도한 넷플릭스 '글리치'와 '퀸메이커', 폭력의 희생자에 머물던 여성들이 연대를 통해 고통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스릴러로 풀어낸 넷플릭스 '더 글로리'와 ENA '마당이 있는 집'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장애인 이슈를 전면에 내세운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궁중 암투라는 소재를 현대적으로 비튼 tvN '슈룹', 타임워프 소재를 여성의 자아 발견이란 주제로 끌고 나간 KBS2 '어쩌다 마주친, 그대', 멜로드라마 안에서 여성의 심리를 복합적으로 그려낸 tvN '사랑의 이해', 로드무비를 새롭게 접근한 웨이브 '박하경 여행기'도 해당된다.
tvN '작은 아씨들'은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복잡하게 얽힌 가족과 계급 등 관계의 역학을 풀어내는 동안 다양한 여성 캐릭터의 욕망을 세심하게 조명했다.
벡델데이2023 이화정 프로그래머는 백델초이스10에 관해 "기존의 드라마 형식이 공고한 경우 여성 캐릭터와 서사가 스테레오 타입에 갇히기 쉬운데 이들은 그 안에서 성차별에 갇히지 않고 뚜렷하게 자기 목소리를 낸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선정작 모두 다양한 장르와 서사, 그에 맞는 캐릭터 구현이라는 백델데이의 관점에 충족된다. 심사위원들은 올해 시리즈물을 성평등 관점으로 돌아볼 때 '더 없이 기록할 만한 해'라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벡델데이2023은 영화와 시리즈 부문의 주목할 만한 올해의 인물을 감독(연출), 작가, 배우, 제작자 등 4개 분야에서 선정하는 벡델리안도 곧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벡델초이스10에 선정된 작품과 벡델리안은 순차적으로 벡델데이2023 홈페이지 및 SNS 공식 계정을 통해 발표되며 9월 2일 인디스페이스에서 벡델리안 시상식 및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된다.
백델데이2023은 9월 1일부터 3일까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