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싸이의 '흠뻑쇼 딜레마', 비가 와도 가물어도 '논란'


집중 호우 속 식수 300톤 사용하는 공연 콘셉트 '논란'
사안마다 어려운 이웃 돕는 선행마저 빛바랜 '흠뻑쇼'

싸이는 알려진 것보다 숨겨진 선행이 훨씬 더 많다. 그는 과거 소아 심리 집단 치료 기금이나 강원도 산불피해 복구 기금 전달 등 사안이 있을 때마다 어려운 곳에 남모름 선행을 베풀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2022 더팩트 뮤직 어워즈 당시 싸이의 퍼포먼스 장면.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가수 싸이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팝 열기의 거대한 물줄기를 연 주역이란 점에서 별 이견이 없다. '강남 스타일'로 그는 한국 가수 중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개척했다. 이미 10여년 전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 2012) 후보에 올랐을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아티스트로 꼽혔다.

당시 타임지는 거침없고 날카로운 풍자로 무장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 비디오가 음속보다 빠른 속도로 전세계인들의 눈과 귀를 흡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의 현란한 무대 퍼포먼스는 두루 정평이 나 있지만 최장 기간 공연계를 장악하고 있는 강력한 '티켓 파워'로 입증한다. 여전히 그는 글로벌 아티스트다운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흠뻑쇼는 한번에 300톤의 식수를 사용해야하는 공연 특성상 관객들에게 우비와 페트병 등 일회용품을 지급한다. 가뭄이 극심하던 지난해에는 일부 지역 불부족의 고통과 오버랩돼 도마에 올랐다. /피네이션

◆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가수'...한류 견인 글로벌 아티스트

싸이는 또 국내 대학 축제에서는 '가장 선호하는 가수'로 곧잘 꼽힌다. 이는 오랜 기간 이어져온 대중적 위상을 말해주는 대목이지만, 통상 2~3곡만 부르고 고액 개런티를 받아가는 다른 가수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다. 일단 마이크를 잡으면 다음 스케줄이 없을 경우 1시간이든 2시간이든 열정적으로 분위기를 살려 객석을 휘어잡기 때문이다.

그는 군대를 두 번 갔다 온 남자로도 불린다. 산업기능요원 복무가 무효처리되면서 벌어진 일인데 그 바람에 군번도 두 개다. 그에게 따라붙는 여러 별칭 중에 '박중사' '싸중사'는 군복무 기간과 관련이 있다. 보통 현역병으로 입대한 뒤 하사로 임관해 같은 기간동안 정상적으로 군 생활을 했다면 달았을 계급이 바로 중사다.

'두번'이란 꼬리표에도 싸이는 군장병들을 향한 애정이 각별하다. 군 위문공연 때면 수천명 분의 삽겹살과 통닭을 안겼고, 최근 여수에서 가진 '흠뻑쇼'에 1000여명의 장병 및 그 가족들을 초대했다. 그의 무대 열정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콘서트 현장에서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콘셉트 때문에 자주 논란에 휩싸이곤 한다.

그의 무대 열정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콘서트 현장에서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콘셉트 때문에 자주 논란에 휩싸이곤 한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2022 더팩트 뮤직 어워즈 당시 싸이의 퍼포먼스 장면. /더팩트 DB

◆ 지난해 가뭄 속 일부 지역 물부족 고통과 오버랩 돼 '도마 위'

'흠뻑쇼'는 한번에 300톤의 식수를 사용해야하는 공연 특성상 관객들에게 우비와 페트병 등 일회용품을 지급한다. 지난달 열린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 공연 직후엔 일부 관객들이 우비를 입은 채 대중교통을 이용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가뭄이 극심하던 지난해에는 일부 지역 물부족 고통과 오버랩돼 논란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빛과 그림자,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게 세상의 이치다. 이 또한 싸이의 '흠뻑쇼'가 대중의 사랑을 받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그를 향한 뜨거운 사랑과 관심이 없었다면 '흠뻑쇼' 자체가 연명할 수도 없고, 노이즈 역시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논란'으로 인해 싸이의 선행까지 묻혀버린다는 점이다.

싸이는 알려진 것보다 숨겨진 선행이 훨씬 더 많다. 그는 과거 소아 심리 집단 치료 기금이나 강원도 산불피해 복구 기금 전달 등 사안이 있을 때마다 어려운 곳에 남모른 선행을 베풀었다. 이번 집중호우 때에도 피해자들의 수해복구 기금으로 1억원을 쾌척했다. '흠뻑쇼'의 딜레마일까. 논란이 겹치면서 선행마저 빛이 바랬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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