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야구경기를 보면 보통 선발투수와 구원투수가 올라와 마운드를 지킨다. 선발투수가 승기를 잡더라도 구원투수로 올라온 불펜이 무너지면 경기의 승패는 장담할 수 없다. JTBC 수목극의 형상이 딱 그렇다. 2023년 '나쁜 엄마'로 야심 차게 시작했지만, '기적의 형제'로 최저 시청률을 찍고 있다. 주연으로 나선 배우 정우가 "믿어 달라"고 했지만, 결과는 냉정했다.
JTBC 수목드라마 '기적의 형제'(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는 지망생 육동주(정우 분)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년 강산(배현성 분)이 시간 경계를 넘어 진실을 찾으며 기적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다.
미스터리 드라마답게 작품은 판타지를 내세웠고 이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앞서 정우는 '기적의 형제' 제작발표회 당시 "도대체 어떤 작품인지 궁금할 것 같다. 나를 믿고 4회까지만 봐 달라.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7회까지 방송을 마친 '기적의 형제'는 '시청률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3%로 시작한 첫 주였지만, 2주 만에 시청률은 감소했고 최근 회차에서는 2.3%라는 최저 시청률까지 기록했다. 2023년 JTBC 드라마 중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지난해까지 부진의 늪에 빠졌던 JTBC는 '재벌집 막내아들'을 기점으로 '대행사' '닥터 차정숙' '킹더랜드' 등 토일드라마에서 재미를 보고 있다. 특히 '재벌집 막내아들'과 '닥터 차정숙'은 각각 최고 시청률 26.9%와 18.5%를 기록하며 모든 방송사를 통틀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약 2개월간 정비의 시간을 가졌던 수목극도 '나쁜엄마'를 출격시키며 반등을 꾀했다. 실제로 성적도 좋았다. 3.6%로 시작했던 작품은 최고 시청률 12%까지 치솟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선발투수가 기선제압에 성공한 셈이었다.
그러나 그 뒤를 이어받은 '기적의 형제'는 영 맥을 못 추고 있다. 전작 후광까지 받았음에도 매주 하락세다.
부진의 이유로는 여러 요인이 꼽히고 있다. 장르물 특성상 초반에는 일방적으로 쏟아지기만 하는 정보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시청을 시작하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기적의 형제'는 그 힘이 약하다고 평가된다.
대표적인 예로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부 시청자들은 배우 라인업을 확인한 뒤 볼지 말지를 결정한다. '기적의 형제'의 경우 정우와 배현성을 내세웠는데 큰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신인배우인 배현성을 차치하더라도 정우 또한 '응답하라 1994'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구역의 미친X' '모범가족' '멘탈코치 제갈길' 등 여러 드라마를 선보였으나,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모두 아쉬웠다.
정우는 앞서 "'기적의 형제'라는 음식을 맛있게 요리했다"고 자신했다. 그의 말 자체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다. 어떤 소재든 출연배우가 어떻게 맛을 살리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드라마의 묘미다. 다만 아직까지는 '맛있는 요리'인지는 의문이다.
JTBC 수목극은 '기적의 형제' 이후에도 연이어 작품들이 출격 준비 중이다. 중간계투로 올라온 '기적의 형제'가 제 몫을 다해 후속작에 배턴을 넘겨줄 수 있을까. 정우가 여러 차례 내보였던 자신감을 증명해 낼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