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신선한 소재와 믿고 보는 배우들이 만나 세련된 판을 짰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열연과 액션, 예상치 못한 재미로 올여름 관객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친 '밀수'다.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의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가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류승완 감독은 '엑시트'(2019) '모가디슈'(2021)에 이어 2년 만에 여름 극장가를 찾는다.
김혜수는 밀수 판에 뛰어든 조춘자 역을, 염정아는 춘자의 절친이자 밀수 판의 맏언니 임진숙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두 사람은 믿고 보는 연기와 함께 고난도 수중 액션을 소화하며 대체불가한 워맨스 '케미'를 발산한다.
먼저 김혜수는 "너무 좋았다. 물 밑에서 연기를 하다 보니까 서로의 눈을 보면서 신뢰했던 것 같다. 작업 자체가 즐거웠고 예상치 못한 첫 경험을 했다"며 "너무 소중했고 많은 걸 생각하게 해줬다. 영화를 보니까 함께한 배우들 덕분에 조춘자가 더욱 입체적으로 그려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잊지 못할 파트너"라고 염정아와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이를 들은 염정아는 "혜수 언니는 상대방을 기분 좋게 인정하면서 사랑을 베푼다. 언니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며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좋았다. 꼭 다시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화답했다.
올여름 극장가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밀수'를 시작으로 '비공식작전' '더 문' '콘크리트 유토피아' '보호자' '달짝지근해: 7510'이 연이어 출격할 준비를 마쳤다. 이 가운데 '밀수'는 김혜수와 염정아를 전면에 내세운 여성 투톱 영화로 주목받았다. 이에 염정아는 "여성 서사 중심인 '밀수'가 잘 돼서 이런 기획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바람을 전했다.
특히 '밀수'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수중 촬영으로 새로운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또한 해녀로 분한 김혜수와 염정아는 수중 결투를 벌이는 액션까지 소화해 눈길을 끈다. 이에 김혜수는 "'도둑들' 수중 촬영 당시 공황 상태를 겪어서 고민이 많았는데 해녀들과 함께하면서 이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김혜수는 해녀들이 수중 액션에 관해 "감독님이 굉장히 심혈을 기울인 장면이다. 정교하게 준비된 신"이라며 "사실 마지막 두 컷을 남기고 이마에 부상을 입었다. 그런데 다친 것보다 현장에 못 가는 것이 더 속상할 정도로 현장을 좋아했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아예 수영을 하지 못했다는 염정아는 "동료들과 함께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인성은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로 분해 '모가디슈'에 이어 류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김혜수와 염정아가 수중 액션을 펼친다면, 조인성은 지상에서 휘몰아치는 액션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박정민은 조춘자와 엄진숙을 보필하면서 잡일을 하는 장도리 역을 맡았다. 장도리는 순수한 청년에서 욕망에 불타오르게 되는 입체적인 인물로, 이를 연기한 박정민은 또 한 번 연기 변신을 펼치며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다.
류 감독의 전화를 받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는 박정민은 "어렸을 때부터 팬이고 꿈이었던 감독님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며 "그리고 대본을 봤는데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와 상반된 이미지여서 좋았다. 원래 준비를 많이 해가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좀 덜 해갔다. 현장에서 감독님의 디렉션을 받고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정민은 "영화를 보기 전에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오늘도 많이 떨면서 봤는데 저도 모르게 좀 많이 웃기도 했다"며 "제 모든 연기는 100% 감독님의 역량"이라고 말했고, 이를 들은 류 감독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여기에 김종수는 군천 밀수 판에 불나방처럼 뛰어든 이들을 잡아들이는 세관계장 이장춘으로, 고민시는 갈매기 눈썹에 짙은 화장을 한 다방 마담 고옥분으로 분해 극에 활력을 더한다.
김종수와 고민시도 "감독님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자 조인성이 급하게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모가디슈'부터 '밀수'까지 연달아 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닌 것 같다. 감독님의 역량이 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류 감독은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대형 스크린과 어두운 공간, 최적화된 사운드가 있는 곳에서 감상하는 게 영화"라고 정의하며 "영화계는 늘 어려웠다. 이번에 작업하면서 진정성에 집중했다. 진심을 담고 정성을 다해 만들려고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밀수'는 오는 2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