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방송인 현영이 자신은 '맘카페 사기 피해자'라고 호소했다. 침묵 끝에 밝힌 입장이건만, 정작 중요한 해명은 빠졌다. 안타깝다는 여론 대신 의심의 눈초리가 여전한 이유다.
현영은 지난 11일 이른바 '맘카페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건 가해자인 운영자에게 현영 역시 피해를 입었다는 정황이 드러나며 시작됐다.
디스패치는 11일 지난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맘카페 운영자 A 씨와 관련된 50대 여성 방송인이 현영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영은 지난해 돈을 빌려주면 매달 7% 이자를 주고, 6개월 뒤에 원금을 갚겠다는 말에 현혹돼 A 씨에게 총 5억 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현영은 5개월간 받은 이자를 제외하고 총 3억 2500만 원을 받지 못했고 결국 남편의 이름으로 A 씨를 차용금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현영이 A 씨를 고소한 사건이지만, 논란은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사건의 발단은 현영을 앞세운 A 씨의 사기 행각이었다. 앞서 A 씨는 맘카페 회원들을 이른바 상품권 재테크(상테크), 고수익 이자 등으로 현혹해 수익금을 대납하는 등의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 사기 수법)'로 수백억대 이득을 챙겼다. 회원 282명에게 464억 원을 가로챈 혐의이며, 확인된 피해액만 14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현영의 화장품을 맘카페에서 판매했으며, 현영 또한 자신의 SNS에 A 씨의 생일파티를 열여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두 사람의 친분을 확인한 회원들은 현영의 유명세를 믿고 A 씨에게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현영이 A 씨에게 빌려준 돈 역시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먼저 이자제한법 제2조 제1항에 따르면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이자율은 연 20퍼센트로 한다. 현영이 6개월간 매달 7%의 이자를 받은 것은 법정 최고이자율보다 4배 이상 높으며, 이는 연리로 84%에 달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영을 단순 피해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더군다나 현영이 이자 소득을 별도로 신고하지 않았다면, 소득세법 위반 여부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었다.
이처럼 현영을 향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소속사 노아엔터테인먼트는 연락을 피하며 답변을 미뤘다. 다음날인 12일에서야 "현영이 전날 미국에서 귀국한 탓에 상황 파악이 늦어졌다"며 "현영은 해당 맘카페 운영자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기 동조 의혹에 관해서도 "현영은 해당 맘카페에 가입한 적도 없으며 해당 맘카페 회원과 교류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또한 "오히려 현영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 A 씨를 고소한 것"이라는 입장도 덧붙였다.
현영 측의 해명은 여론을 더 냉담하게 만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맘카페 가입 여부'는 사실 이 논란의 주요 쟁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A 씨와 현영의 '친분'이 이용된 것이었고 그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두 사람의 SNS에 명백히 드러나 있었다. 카페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해서 있던 친분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A 씨가 일방적으로 현영과의 친분을 앞세워 사기 행각을 벌이고 이를 현영이 전혀 몰랐다면 억울한 점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영이 A 씨에게 5억이라는 큰돈을 투자하면서 해당 자금이 어떻게 운용될지, 자신이 지급받는 이자가 어떻게 불린 돈인지 그 배경을 알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알맹이는 모두 빠져있었다. 먼저 고금리 이자에 관한 부분이다. 현영은 5억 원은 빌려준 돈이라며 '차용금 사기 혐의'를 걸었다. 문제는 단순히 빌려준 돈에 대한 이자율이 연 84%라는 점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악덕 사채업자가 따로 없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또 다른 지점은 소득세 신고 여부다. 이자 소득은 과세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해명은 일절 내놓지 않았다. 현영이 해당 소득을 신고했는지 안 했는지에 따라 법적 처벌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언급도 없다는 것은 의혹을 더욱 키울 뿐이었다.
이에 추가적인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또다시 연락을 취했지만, 여전히 수신 거부로 응하는 소속사였다. 결국 '피해 호소'만 주장하는 일방적인 입장인 셈이다. "이익 볼 때는 아무 말 없다가 돈을 잃게 되니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이 뒤따르는 건 당연했다. 때문에 현영이 주장하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고소한 것"이라는 부분도 신뢰를 잃고 말았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