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병근 기자] 아이돌그룹에게 '마의 7년'이라는 말이 있지만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만 보면 그렇지도 않다. 10년 차에 처음 밀리언셀러가 된 팀도 있고, 험난한 '군백기'까지 이겨내며 12년 차에 자체 최고 기록을 쓴 팀도 있다. 그 어떤 기획사도 하지 못한 일이다. 그야말로 'SM의 품격'이라 할 만하다.
엑소(EXO)가 지난 10일 정규 7집 'EXIST(엑지스트)'를 발매했다. 이 앨범은 선주문량 160만 장에, 발매 첫날에만 107만여 장 판매됐다. 이는 엑소 자체 최고 기록이다. 2012년 데뷔해 한동안 유일한 밀리언셀러로 군림했던 엑소는 올해 12년 차임에도 여전히 막강한 화력을 갖췄음을 증명했다.
엑소는 멤버들이 줄줄이 군복무를 하느라 완전체 활동이 어려웠다. 그 사이 몇 장의 앨범을 내긴 했지만 늘 몇 명씩 멤버들이 빠졌다. 이번 앨범 역시 카이가 갑작스런 입대로 함께 활동을 못하게 됐다. 그래도 4년여 만에 가장 '완전체'에 근접한 앨범이고 컴백이다. 굉장히 긴 공백이다. 그럼에도 엑소는 건재했고 성장했다.
데뷔 후 매 앨범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하며 독보적인 음악과 퍼포먼스로 K팝을 선도했던 이들은 이번 앨범에도 다양한 장르의 9곡을 수록했다. 강렬하고 여유롭고 웅장하다. 타이틀곡 'Cream Soda(크림 소다)'는 사랑에 빠진 순간을 달콤짜릿하게 표현한 곡으로, 엑소의 '쿨섹시 바이브'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번 컴백을 앞두고 일부 멤버가 전속계약을 놓고 소속사와 약간의 갈등이 있었지만, SM은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대처해 봉합했다. 그리고 그 결과 엑소와 SM은 또 한 번 존재가치를 증명했다.
엑소 뿐만이 아니다. 이들에 앞서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은 샤이니(SHINee)가 지난달 26일 정규 8집 'HARD(하드)'를 발매하고 완성도 높은 음악과 퍼포먼스로 더욱 견고해진 '샤이니스러움'을 보여줬다. 앨범 판매량은 20만 장을 넘겼고 음악방송 4관왕에 오르면서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줬다.
2008년 데뷔한 샤이니는 비교대상 자체가 없는 독보적인 콘셉트와 음악으로 본인들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천편일률적인 콘셉트에 휩쓸리지 않았기에 15년의 세월 동안 '유일한 샤이니'일 수 있었다. 대중적인 인기는 예전만 못하더라도 여전히 굳건한 팬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이유다.
2014년 데뷔해 10년 차를 맞은 레드벨벳(Red Velvet)은 올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28일 미니 앨범 'The ReVe Festival 2022 - Birthday(더 리브 페스티벌 2022 - 버스데이)'를 발매했는데 이 앨범은 지난 1월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다. 레드벨벳은 10년 차에 첫 밀리언셀러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모든 그룹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걸그룹의 경우 장수하는 경우가 드물다. '마의 7년'을 넘기는 팀조차 매우 드물다. 그런 상황에서 레드벨벳은 여전히 본인들만의 음악 세계를 확장하고 있고, 더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10년 차에 첫 유럽투어를 개최하고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NCT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서 언급한 팀들에 비하면 SM 내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팀이지만 2016년 데뷔해 올해 8년 차를 맞았다. NCT 127과 NCT DREAM 모두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고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NCT DREAM이 오는 17일 발매하는 정규 3집 'ISTJ'는 10일 기준 선주문량 410만 장을 돌파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들만이 아니다. SM은 위로는 19년 차 슈퍼주니어가 여전히 다방면에서 맹활약하고 있고 솔로 가수까지 넓히면 24년 차 보아가 막강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아래로는 앨범 판매량 200만 장을 넘기는 4년 차 에스파(aespa)가 있다. 이 정도 스펙트럼의 아티스트가 모두 공존하고 꾸준히 성과를 내며 성장시키는 기획사는 SM이 유일하다.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