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얼마 전 가요계의 한 중년가수 단독콘서트장에서 배우 엄정화의 어머니 유경숙 씨를 만났습니다. 연예계 지인들과 방청객으로 왔다가 필자와 우연히 마주하게 된 건데요. 오랜만에 근황을 언급하다 자연스럽게 JTBC '닥터 차정숙' 이후 주목받고 있는 딸 엄정화의 얘기로 흘러갔습니다.
"너무 기분 좋죠. 글쎄요, 이런 느낌을 뭐라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엄마로서는 딸이 활짝 웃으면 함께 행복해질 뿐이죠. (엄)정화가 최고 전성기를 달릴 때보다 더 만족스러워 하는 것 같아요. 예상치 못한 주변의 폭발적인 관심에 저도 새삼 놀라고 있어요." (엄정화 모친 유경숙 씨)
◆ '섹시 여가수' 아이콘, 연기 병행 후배 여가수들 '롤모델'
엄정화는 가수와 연기자로 이미 정점을 찍은 주인공입니다. '배반의 장미' '초대' '포이즌' 등 그가 선보인 히트곡들은 90년대에서 2020년대에 이르기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동안 출연한 영화에서 총 3000만 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배우란 점도 그가 걸어온 대중적 입지를 확인하는 대목입니다.
엄정화를 바라보는 후배 여배우들 중에는 그에게 '존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공개적으로 표현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포털 뉴스 창에 '엄정화 롤모델'을 하면 금방 확인되는 부분인데요. 신인 시절 첫 인터뷰를 시작으로 가까이서 지켜본 필자의 눈에도 늘 새롭게 변신해가는 모습이 뚜렷이 각인돼 있습니다.
연기 폭이나 캐릭터의 범위가 넓은 배우로 정평이 나있지만, 가수로서도 합창단 출신답게 음색도 명료하고 음역대가 매우 넓습니다. '표현력만큼은 엄정화를 따를 가수가 없다'는 박진영(JYP)의 평가는 결코 허언이 아닙니다. 한때 김완선 이효리 등과 함께 시대를 대표한 섹시 여가수 아이콘이기도 했습니다.
◆ "잊지 못할 거예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닥터 차정숙"
엄정화는 여고 졸업 후 MBC 합창단에서 활동하다가 1992년 영화 '결혼 이야기'로 데뷔한 뒤 이듬해 영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의 OST를 부르며 가수로 거듭납니다. 대중스타의 탄탄한 입지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50대 나이에도 주연을 놓치지 않는 비결이 됐습니다.
엄정화는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종영된 지 한달이 지나 인스타그램에 "잊지 못할 거예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닥터 차정숙"이라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김병철 명세빈 송지호 등 출연진들과 함께한 베트남 포상휴가 근황이었는데요. 차정숙이란 인물은 그에게 '제3의 전성기'를 열어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대중스타에게는 팬들의 관심과 사랑이 곧 보약입니다. 아파서 누워있다가도 카메라나 마이크 앞에 서게 되면 생기가 돈다고 할만큼 신기한 묘약이죠. 돌고도는 인기는 늘 새롭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철저한 자기 관리로 다음 기회를 준비하는 자세입니다. 배우로, 가수로 이미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절정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주인공이라도 다시 찾은 인기는 더할 수 없는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