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 줄은 몰랐어요."(관객 A 씨), "여느 콘서트와 다르지 않는 통상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연예인에 대한 특혜는 더더욱 없었고요."(현대카드 관계자)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7 브루노 마스 콘서트'는(이하 브루노 마스 콘서트) 지난 17일과 1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브루노 마스 콘서트는 지난 2014년 이후 9년 만에 진행되는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지난 4월에 진행된 티켓 예매 당시 초고속 매진은 물론이고, 동시접속자는 최고 116만 명까지 몰렸을 정도다.
당일 현장 반응도 뜨거웠다. 콘서트는 이틀간 관객 수 총 10만1000명을 동원했고, 이는 2017년 밴드 콜드플레이가 기록한 국내 최다 내한 공연 관객 수 10만 명을 경신한 수치이자 역대 슈퍼콘서트 중 가장 큰 규모였다.
하지만 공연히 끝난 후, 브루노 마스 콘서트는 뜻밖의 논란에 휩싸였다. 벽밖에 안 보이는 이른바 '벽뷰 논란'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 스타들에게 초대권을 남발하며 인기 구역을 제공했다는 '특혜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다수의 연예인들에게는 인기 구역 1열에서 콘서트를 즐길 수 있는 '공짜 관람' 기회를 제공한 반면, 팬을 비롯한 일반 관객들에게는 벽뷰를 그것도 정가로 판매했다는 지적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공연 주최사 측의 뒤늦은 시야제한 공지, 천장 조명으로 인한 불편함 등 각종 불만이 쏟아졌다.
비난의 화살은 현장을 방문한 연예인들에게도 향했다. 이에 몇몇은 졸지에 의도치 않은 해명문까지 내놔야 했다. 형평성을 둘러싸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더팩트>가 현장 관계자와 관객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주요 쟁점들을 짚어봤다.
√ FACT체크1=시야제한석을 실제로 판매했으며 환불이 진행되고 있나.
논란의 시작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었다. 콘서트에 다녀왔다는 한 관객은 "구매한 좌석이 무대와 전광판이 벽에 가려져 아예 보이지 않는 '벽뷰'였다. 환불받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함께 공개한 사진에서 무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시야가 확인됐고, 이를 본 네티즌들은 정가를 받고 판 좌석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공분했다.
현대카드와 공연기획사인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사실을 확인하고 관객에게 환불을 진행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더팩트>에 "무대 설치 전후로 최대한 좌석 시야를 확인했지만, 5만 석이 넘는 공연장이다 보니 미처 확인하지 못한 좌석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두 자리 중 한 자리만 환불이 이뤄졌다. 현대카드는 "다른 자리는 시야제한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주경기장을 가로로 넓게 활용한 좌석 배치 탓에 예상과 달리 일부 자리에선 중앙 무대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 생겼다. 그렇다면 글을 게재한 관객 외에 환불을 요구한 또 다른 관객은 없었을까. 이에 현대카드 관계자는 "더 이상 전달받은 건 없다. 하지만 추후에라도 안 보인 것 때문에 환불 문의를 한다면 확인해 보고 환불해 드리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시야 제한석을 정가에 판매한 뒤 뒤늦게 안내했다는 일부 의혹에 관해서도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공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고, 티켓을 더 열어 달라고 해서 나중에라도 시야 제한석까지 풀어드린 거였다. 시야 제한을 나중에 공지한 적도 없을뿐더러 의도적으로 늦게 푼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 FACT체크2=초대권 등 연예인 특혜가 있었나.
어떤 공연이든 초대권은 있기 마련이다. 아티스트 가족 및 지인뿐만 아니라 콘서트 하나를 위해 협력하는 파트너사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왜 유독 이번 브루노 마스 콘서트만 '특혜 논란'으로 번진 것일까. 일각에서는 무대에서 멀거나 사이드 좌석을 제공하는 다른 콘서트와 달리 이번에는 인기 구역 1열에서 연예인들이 대거 포착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연예인에게 별도의 초청권을 제공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즉 콘서트를 방문한 연예인들은 브루노 마스 측이 제공하는 초청권을 받았거나 소속사에서 티켓을 구매하는 등 다른 루트를 통했다는 설명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역시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광고와 더불어 행사에서도 셀럽 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은 현대카드 마케팅의 오래된 원칙 중의 하나다. 현대카드의 시선에서는 이번 공연장의 셀럽은 오로지 브루노 마스 한 명이었다"고 강조했다.
연예인들에게 주로 메인 구역 1열을 제공했다는 점도 반박했다. 현대카드는 "여느 공연이나 우리가 평소에 하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통상적인 수준이었다. 이번 공연이라고 누구를 더 우대하거나 그런 적은 결코 없다. 1열 또한 마찬가지다. 1열 전체를 빼둔 것도 아니고 통상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관객들에게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인 관객 A 씨는 "콘서트를 다녀왔음에도 연예인 특혜 논란이 불거질 줄은 전혀 몰랐다. 현장에서도 다른 공연 때처럼 연예인이 지나가면 다들 감탄하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다. 무엇보다 실제로 메인 구역으로만 가지도 않았다. 2층, 3층 다양한 좌석으로 이동했는데, 이렇게 메인 구역에 몰린 것처럼 논란이 되니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다만 현대카드는 초대권의 통상적인 수준이나 소속사들의 선예매 기준 등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아무래도 기업 내부에서 진행하는 행사이지 않나. 대원칙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지, 더 디테일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 FACT체크3=조명으로 인한 불편함 호소 등 또 다른 이슈에 대한 피드백은 있었나.
브루노 마스 팬으로 이틀 연속 공연장을 찾았던 B 씨는 현 사태에 관해 "다소 억지 논란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정말 기대했던 공연이었고 기대 그 이상을 경험하고 왔다. 공연을 잘 즐기고 왔는데 갑작스럽게 논란으로 점철되고 부정적인 이슈로만 언급되고 있더라. 이로 인해 좋은 공연이 묻히고 퇴색된 것 같아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몇몇 관객들은 '연예인 특혜'보다 오히려 다른 곳에서 불편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A 씨는 "규모에 비해 한없이 옹졸한 스크린이 이슈가 될 줄 알았다"고 지적했다. C 씨는 "내 자리를 포함한 일부 구역에서 갑자기 조명이 켜지더니 끝날 때까지 꺼지지 않았다. 처음 논란이 있다고 했을 때 당연히 우리 이야긴 줄 알았다"고 전했다.
C 씨와 비슷한 관객들이 SNS 등을 통해서도 불편함을 호소했다. 현대카드 측 또한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관계자는 "잠실 주경기장 시설이 굉장히 노후됐다 보니 좌석 일부 조명이 켜졌다. 전기가 오작동됐다고 하더라. 하지만 다시 껐다 켰다 하는 것이 오히려 다른 문제가 될까 봐 그냥 뒀다"며 "다만 이는 경기를 담당하는 운영 측의 문제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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