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최동구, '전화 한 통'으로 바뀐 삶[TF인터뷰]


'범죄도시3' 북부서 마약반 팀원 황동구 역으로 활약
"배우 인생에 있어 전환점 같은 작품...한 단계 발전했다"

배우 최동구가 영화 범죄도시3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최동구의 인생에 있어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 바로 마동석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을 때다. 숨이 멎는 듯한 긴장감을 느끼면서 이를 받은 최동구는 마동석에게 믿음과 확신을 주면서 '범죄도시' 월드에 입성하게 됐다.

최동구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에서 마석도(마동석 분)와 절친한 선후배 사이이자 북부서 마약반 팀원 황동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난 최동구는 '범죄도시3'에 합류하게 된 과정부터 앞으로의 계획까지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범죄도시3'는 대체 불가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수대로 이동한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먼저 최동구는 "설레고 기대되지만 우려도 컸어요. 1, 2편이 많은 사랑을 받았고 저도 관객으로서 많이 기다렸던 영화니까요. 이번에도 많이 좋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라고 합류 소감을 전했다.

최동구는 북부서 마약반 팀원 황동구 역을 맡아 마동석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박헌우 기자

마동석은 시즌 3에 베트남 납치 살해범 검거 후 7년 뒤,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한 마석도의 이야기를 담으며 세계관을 확장했다. 또 시리즈 최초로 '2TOP 빌런'을 내세우고 주변 인물까지 새롭게 세팅하며 변주를 꾀했다. 이 가운데 등장한 황동구는 빌런들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마석도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인물로, 이를 연기한 최동구는 여러 번의 오디션 끝에 최종적으로 합류하게 됐다.

사실 최동구는 형사가 아닌 빌런 캐릭터로 오디션을 봤다. 늘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협하지 않으며 오디션을 준비하는 그는 이번에도 의상과 소품부터 관련 자료까지 모든 걸 장착했고, 약 두 시간 반 정도 되는 긴 시간 동안 오디션을 봤다고. 느낌은 나쁘지 않았지만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점점 길어져 갔다. 그러던 중 "2022년 6월 19일 오후 4시 44분 마동석 선배님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왔어요"라고 운을 뗐다.

"정확한 시간까지 기억해요. 세상이 멈춘 듯한 느낌이었죠. 선배님은 긴 말씀 없으시고 다른 역할을 여쭤보셨어요. 저는 '하고 싶다. 잘할 수 있다'고 용기 냈고 선배님은 '그 말이 듣고 싶었다'면서 전화를 끊었어요. 그리고 문자로 '황동구 형사 역할이다'라고 왔어요. 배우 인생에 있어서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이었고 정말 드라마 같았어요. 역할 이름도 제 이름으로 바꿔주셨죠. 너무 감사했어요. 전화 한 통으로 너무 많은 것들이 이루어진 촬영 기간이었어요."

최동구에게 '범죄도시3'는 여러모로 특별한 작품이다. 극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범죄도시'(2017)를 본 그는 '범죄도시2'(2022)에 출연하기 위해 오디션을 봤지만 떨어지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최동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 그동안 보여줬던 선 굵은 연기와 결이 다른 캐릭터를 만나 연기 변신까지 펼쳤다.

"최근 시사회때 가족들을 불러서 영화를 보여드렸어요. 너무 행복해하시더라고요. 또 어머니는 시사회때 같이 찍은 사진으로 카카오톡 프로필을 해 놓으셨어요. 주위에 이야기도 많이 하시고요. 너무 행복했죠(웃음)."

최동구는 범죄도시3는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기회이자 전환점이 된 작품이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헌우 기자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처럼 길고 길었던 오디션 과정을 묵묵하게 버틴 최동구다. 그렇게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작품에 당당히 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배우로서 잊을 수 없는 순간과 값진 결과를 얻게 됐다. 이에 최동구는 "제 삶에 있어서 전환점 같은 작품"이라고 '범죄도시3'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기회였어요. 배우는 연기로, 작품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내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이로 삶을 확 바꿔준다고 생각하지 않고 허황된 기대는 하지 않지만 제 스스로 전환점이 된 건 분명해요.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과정이 된 작품이죠."

연극배우 출신인 최동구는 SBS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드라마로 전향했고 '힐러'에서 기영재(오광록 분)의 젊은 시절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또한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에서 만주 파저위의 전사로 분해 단검 두 개를 무기 삼아 호랑이와 혈투를 벌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후 드라마 '커튼콜' '법쩐', 영화 '대외비'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 조연과 단역을 오가며 꾸준히 대중들과 만나고 있는 최동구다. 배우는 늘 '선택받는 직업'이라 표현하기에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함을 느낄 수 있지만, 한정적인 분량이나 비슷한 결의 캐릭터만 소화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많이 알리지 못한 아쉬움도 분명히 있을 터. 하지만 최동구는 자신이 마주한 현실에 지지 않았다. 그에게는 결과에만 집착하지 않고 모든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최동구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박헌우 기자

이 같은 계기를 설명하기 위해 최동구는 '매미의 삶'을 비유로 들어 궁금증을 모았다. 그는 "매미는 15년 정도 땅속에 있다가 평균 6개월을 비행하고 삶을 마감한대요. 사람들은 그걸 보고 '덧없는 인생'이라지만, 저는 땅속에 있는 15년도 살아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이걸 보면서 저도 결과에만 집착하지 않게 됐죠"라고 설명했다.

"저는 아직 배우로서 비행하지 못했지만 지금 이 순간도 배우의 삶이죠. 이 직업은 모래바람 한 가운데에 서 있다고 생각해요. 조금만 성공해도 경거망동하지 말고 들뜨지도 말아야 하죠. 물론 무명 생활을 보내면 꿈과 멀어지는 기분이에요. 하지만 저를 믿고 의심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또 철학적일 수 있는데 모든 사람들은 반짝이는 태양을 위해서 걸어간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이걸 조급한 마음에 끄집어내려 한다고 해서 나오지 않잖아요. 기다리면 순리대로 해는 뜰거라고 생각해요. 묵묵하고 우직하게 걸어가고 있죠."

그동안 선 굵은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최동구는 '범죄도시3'를 통해 조금 더 가볍고 밝은 결을 소화하며 연기의 폭을 한층 더 넓혔다. 이날 인터뷰를 마치면서 "내일도 첫 촬영 들어가는 작품이 있어요"라고 '다작 행보'를 예고한 만큼, 최동구가 꺼내 보일 새로운 얼굴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삶의 애환을 녹여내는 작품이나 인간의 본성을 깊게 탐구하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또 선 굵은 작품을 좋아하고 로맨스 연기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저는 앞으로 예정된 작품이 많아서 자주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양하고 조금은 자극적인 모습으로 많이 인사드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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