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바꾼' 이준혁, 성공적인 3세대 빌런의 탄생[TF초점]


'범죄도시3' 대표 빌런 주성철 역 맡아 열연
윤계상·손석구 이어 강렬한 존재감 발산...파격 변신 성공

범죄도시3의 대표 빌런 주성철이 베일을 벗었다. 배우 이준혁은 주성철로 분해 지금껏 본 적 없는 얼굴을 선사하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범죄도시'가 꺼낸 세 번째 빌런 카드도 제대로 통했다.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꾀한 배우 이준혁은 새로운 얼굴로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이준혁은 지난달 31일 개봉한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에서 베일에 싸인 마약 사건의 배후 주성철로 분해 3세대 대표 빌런으로 활약했다. 작품은 대체 불가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수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다.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범죄도시3'는 더 커진 마석도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시리즈 최초 '2TOP 빌런'을 내세웠고, 주변 인물들도 새롭게 세팅하며 색다른 재미를 자신했다. 이에 힘입어 개봉 6일째(5일 기준)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급 위기에 빠졌던 한국 영화의 구원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준혁은 20kg을 증량하며 외적 변신을 꾀했고, 듣는 음악부터 목소리 톤까지 모든 걸 바꾸면서 캐릭터에 몰두했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극 중 주성철은 신종 마약 조직을 움직이는 숨겨진 악의 축으로, 경찰을 죽이고도 태연하게 다음 계획을 준비하고 거리낌 없이 마약 거래를 계속하는 인물이다. 특히 마석도를 만나도 여유를 잃지 않고, 좋은 머리를 이용해 부패한 세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든다. 이는 본능에만 의존했던 기존 빌런들과 달리 나름의 서사와 설정이 있고, 전략을 세우는 지능까지 탑재한 새로운 결의 빌런임이 틀림없다.

이를 연기한 이준혁은 새로운 얼굴을 꺼내 보이며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었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로 '머리가 좋은' 설정을 쉽게 납득시켰고, 자신의 취향부터 목소리 톤까지 모든 걸 바꾸며 인물의 내면에 접근했다. 또한 닭가슴살과 현미밥으로 식단 관리를 하며 20kg을 증량한 그는 태닝으로 거친 피부를 만들었고, 헝클어진 머리와 은갈치 정장으로 외적 스타일링을 완성해 마동석과 마주해도 쉽게 밀리지 않을 듯한 분위기를 구축했다.

여기에 이준혁은 시종일관 미소를 띠며 여유를 잃지 않다가도 한순간에 광기 어린 눈빛과 살기 가득한 목소리로 돌변하며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했다. 이렇게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얼굴을 바꾸며 '굶주린 늑대'처럼 치밀하고도 계획적으로 악(惡)을 향해 돌진하는 주성철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삶 자체를 '범죄도시3'에 맞췄다"는 이준혁의 설명은 관객들에게 연기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3세대 빌런으로 이준혁을 떠올린 마동석도 그의 열연을 보고 다시 한번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꼈다.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마동석은 "악역을 좀 덜 했던 배우가 변신하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 같았다. 이준혁은 자신의 삶을 갈아 넣듯이 연기했고, 열정이 느껴졌다"고 치켜세웠다.

이준혁은 범죄도시3를 통해 배우로서 새로운 메뉴 하나를 추가한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헌우 기자

앞서 '범죄도시'는 윤계상(장첸 역)과 손석구(강해상 역)로 시리즈 대표 빌런을 내세웠다. 그 결과 윤계상은 데뷔 후 쌓아온 이미지를 벗어던지며 '인생캐'를 탄생시켰고, 손석구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까지 잘되며 단숨에 대세 반열에 올랐다.

이후 마동석의 선택은 이준혁이었다. 하지만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자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했다. 새하얀 피부와 여심을 사로잡는 비주얼을 보유한 그는 주로 선과 악을 쉽게 구분할 수 없는 결의 캐릭터를 소화했기에 장첸이나 강해상처럼 거칠고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반응을 이준혁도 모르지 않았을 것. 그는 마동석과 마주했을 때 체격적으로 밀리지 않는 조건을 갖춰야 했고, 전작 빌런들이 남기고 간 강한 인상까지 지워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범죄도시3'에 뛰어들었다.

이준혁은 그동안 드라마 '비밀의 숲' '60일, 지정생존자',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 등에 출연하며 현실에 발 딛고 있을법한 '빌런'으로 존재감을 남겼다면, '범죄도시3'를 통해 자신이 연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분야를 새롭게 개척한 셈이다. 그는 <더팩트>에 "제가 배우로서 다채로운 메뉴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범죄도시3'를 통해 메뉴 하나를 추가한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믿고 보는 배우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주를 꾀하며 기분 좋은 괴리감을 선사했다. 배우로서 또 하나의 영역을 열었고, '범죄도시' 시리즈의 빌런 계보도 성공적으로 이었다. 여기에 온라인에서 이준혁은 주성철의 악행과 별개로 '비주얼 찬양'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까지 키우고 있다. 데뷔 18년 차를 맞이한 배우가 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메뉴를 연 만큼, 이준혁의 다음이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될 수밖에 없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