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이하린은 보컬 트레이너부터 실용음악학과 교수까지, 여러 직업으로 노래를 향한 진심을 드러내 왔다. 그리고 마침내 가수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대중들에게 들려주며 특별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하린은 지난 5일 첫 싱글 'Your Butterfly(유어 버터플라이)'를 발매했다. 'Your Butterfly'는 오늘과 내일을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분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기 위한 곡으로, 그는 고독하고 가슴 아픈 삶이 '희망의 내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노래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그 처음이 이하린에게 더욱 뜻깊은 이유는 영원히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될 수 있는 위기를 극복하고 마주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교통사고로 얼굴을 크게 다친 그는 다섯 번의 큰 수술을 받고 오랜 회복 기간을 거치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왔다.
힘든 시간을 이겨낸 이하린은 "제가 다시 음악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이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로 쓰이길 바랐어요. 방법을 고민하다가 앨범을 냈죠. 저에게도 힐링과 위로를 주는 곡이에요. 듣는 분들도 같은 마음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노래하는 이에게 얼굴은 보여지는 게 전부가 아니라 연주하는 몸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부위다. 그런 얼굴을 크게 다친 만큼 이하린에게 노래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수도 없이 찾아왔다. 그러던 중 한 사람으로부터 '죽지 않고 산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위로의 말을 듣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정말 가슴 깊이 와닿은 말이에요. 시간과 몸이 허락한다면 죽기 전에 꼭 좋은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본업이 교수다 보니까 후배와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았는데 더 늦기 전에 제 목소리로 노래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죠."
이하린의 경력은 다채롭다. 15년 동안 대학교 강단에서 실용음악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교육기관 외에도 기획사와 방송 및 아카데미에서 강사로 일했다. 또한 대형 및 소형 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들의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했고 임재범과 성시경 등 가수들의 방송과 공연에 여러 차례 코러스로 참여하며 경험과 역량을 쌓았다.
이는 가수로서 생계를 이어가는 데 한계를 느꼈지만 꿈을 포기할 수 없는 의지에서 비롯된 행보다. '음악을 하면 돈을 벌기 어려운' 현실을 마주한 이하린은 기관에서 선생님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재능을 살리면서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바삐 달려온 날들을 돌이켜 본 이하린은 "자신의 직업이 있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솔직히 앨범을 낼 수 있는 자본금을 마련할 수 있고요. 아티스트는 사회생활을 할 일이 많이 없는데 사회생활이나 공동체 생활은 무조건 해보는 게 좋더라고요. 자신이라는 사람을 더 잘 알게 됐어요. 그래서 학생들에게도 직업을 찾고 난 다음에도 음악을 할 수 있다고 말해요. 무조건 한 쪽으로만 치우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응원을 보냈다.
이렇게 이하린은 다양한 직업으로 학생이자 후배, 또 다른 경쟁자를 매일 마주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조언하는 위치에서 꿈을 꾸는 사람을 만나고 있는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일까. 질문을 듣고 꽤 오랜 시간 고민하던 이하린은 "의지와 진정성"이라고 답했다.
"결국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의지더라고요. 물론 노래는 타고난 게 중요하지만 의지도 무시할 수 없죠. 자신이 할 수 있고 이뤄낼 수 있다고 믿는 게 가장 중요해요. 누가 끝까지 달릴 수 있느냐의 싸움인 것 같아요. 막연히 꿈만 꿀 것인지 실행으로 옮길지는 의지에 달려 있어요. 또 진정성을 무시할 수 없어요. 항상 진심을 담아 최선을 다한다는 게 말로는 쉽지만 행동으로 실천하기는 어려우니까요."
그런 점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무기는 '따뜻함'이었다. 무대 위 화려함이나 카리스마를 내세우기보다는 리스너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온화함이 강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인자해질 수 있는, 그걸 목소리로 전하고 있는 가수라고 생각해요. 잠시 좋지 않은 일이 있고 슬픔이 있더라도 사랑받는 느낌을 들게 해주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그게 제 바람이죠"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대중들에게 냉정하고 평가받고 싶어요. 제 다음 앨범의 행방이 정해지고 도움이 될 거예요. 저만의 음악을 꾸준히 보여드리고 싶어요. 학교에서는 학생이자 후배들과 꾸준히 소통할 거고요. 그들과 소통하면서 계속 가수를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거든요. 궁극적으로는 저의 레이블을 갖는 게 꿈이에요. 앨범을 내고 싶은데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는 친구들을 많이 도와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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