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일홍 기자] '하얀 날개를 휘저으며 구름사이로 떠 오네/ 떠나가버린 그 사람의 웃는 얼굴이~'. 70~80년대 교복 학창시절을 보낸 50~60대 중장년들이라면 귀에 익숙한 노래 중 하나다. 휘버스의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아마도 몇번씩은 흥얼거리며 청춘시기를 보냈을테니 말이다.
휘버스 (Fevers)는 연세대학교 레크리에이션 연구동아리(RRC)가 주축이 돼 활동한 캠퍼스밴드다. 이명훈(메인 보컬), 문장곤(보컬), 정원찬(키보드), 송용섭(보컬) 등을 멤버로 78년 제1회 TBC 해변가요제에서 '그대로 그렇게'로 인기상을 수상했다.
'내 사랑하는 그대여 정말 가려나/ 내 가슴속에 외로움 남겨둔채로/ 내 사랑하는 그대여 정말 가려나/ 내 가슴속에 서글픔 남겨둔 채로/ 떨어지는 저 꽃잎은 봄이면 피지만/ 내 사랑 그대 떠나면 언제 오려나/ 날아가는 저 철새도 봄이면 오지만/ 내 사랑 그대 떠나면 언제 오려나'(휘버스 '그대로 그렇게' 가사 일부)
'그대로 그렇게'는 그룹 휘버스 보다는 이명훈의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노래다. 솔로 활동을 하며 많이 부른 탓이다. 혹자들 사이에선 들으면 들을수록 가슴 설레게 하는 노래, 유쾌한 기분이 드는 노래, 추억이 떠오르는 노래로 평가받는 명곡으로 남아있다.
'그대로 그렇게' 와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등이 함께 실린 독집 앨범 곡들은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곡이다. 휘버스는 80년대 초 멤버들의 군입대 등을 이유로 해체됐다가 2004년에 재결합했다. 이명훈은 솔로로 변신해 꾸준히 활동했다.
이명훈은 '콘서트 7080' 외에도 '열린음악회' '가요무대' 등에서 과거 히트곡을 불렀다. 2013년에는 '도전 1000곡'에 출연해서 '그대로 그렇게'와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을 불렀다. 그리고 김현식의 '사랑했어요'와 명국환의 '애리조나 카우보이'도 불렀다.
원래 휘버스의 전신은 서울 배명고 친구들인 이명훈 문장곤 정원찬이 주축이었다. 처음엔 수학여행에서 연주할 목적으로 밴드를 결성했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김흥수(기타) 송용섭(드럼)이 참여했고, 1년 정도 준비 기간을 거쳐 가요제에 출전하게 됐다.
휘버스가 주로 활동하던 1970년대 후반에는 정부에서 영어로 된 그룹명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활동 당시에 '열기들' 이나 '용광로' 같은 우리말 이름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예를들면 바니걸스를 '토끼소녀' 등으로 억지스럽게 개칭할 수 밖에 없었던 시기였다.
휘버스의 대표곡으로는 역시 가요제 참가곡이었던 '그대로 그렇게'를 빼놓을 수 없다. 휘버스 멤버 정원찬의 창작곡으로, 이듬해 '골든 퍼레이드' 음반에 이어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 젊음의 노래 / 그대로 그렇게>라는 타이틀로 독집앨범을 발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