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시청률 부진과 화제성 결여로 허덕이던 KBS가 상반기 편성 개편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개편 첫 주자로 출격할 새 예능 프로그램 '생존게임 코드레드'(이하 '코드레드')가 베일을 벗었다.
22일 방송가에 따르면 KBS는 최근 수신료 가치 실현을 위한 공영 서비스 강화를 위해 뉴스 콘텐츠를 늘리고 다채로운 예능 프로그램의 신설과 채널 이동 등의 편성 조정을 오는 29일부터 시행한다. 이중 '슈퍼맨이 돌아왔다' '더 시즌즈-최정훈의 밤의 정원' 등 예능 프로그램이 시간대를 변경했으며, '노래가 좋아' '예썰의 전당' 등은 종영했다.
신설 프로그램 쪽에서는 22일 오프라인 제작발표회를 열고 기획 의도와 출연자 포부 등을 공개한 '코드레드'가 내달 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코드레드'는 '장바구니 집사들' '오늘부터 구독중' 등 이번 개편을 통해 신설된 KBS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로 '공익 예능'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등장해 예비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그러나 프로그램 설명과 출연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존에 인기를 모았던 예능 프로그램들이 떠오른다는 평가도 일부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작진이 서바이벌 출연자에게 재난 상황을 부여한 후 탈출 미션을 주는 것은 tvN '대탈출', 출연자들이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스튜디오에서 MC들이 중계하는 형태는 채널A '강철부대', 기존 '피지컬 예능'에서 얼굴을 비췄던 서바이벌 출연자의 면모는 넷플릭스 '피지컬 100'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제작진에 따르면 '코드레드'는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 재난의 순간을 실제 같은 가상 상황으로 구현하고, 6명의 서바이벌 출연자가 가상의 재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 지를 관찰하는 리얼 재난 생존 미션을 그린다. 스튜디오 MC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배성재, 방송인 겸 영화 유튜버 이승국, '피지컬 100'에 출연했던 특전사 출신 전 소방관 홍범석, 정은혜 KBS 아나운서가 맡았다.
6명의 서바이벌 출연자는 유튜브 콘텐츠 '가짜 사나이'로 유명세를 탔다가 넷플릭스 '피지컬 100'에 출연한 UDT 출신 유튜버 짱재, '강철부대'에 출연한 특전사 출신 트로트 가수 박군, '뭉쳐야 찬다' '노는 브로' 등에서 활약한 전 국가대표 유도 선수 조준호와 전 국가대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모태범, 농구 예능 '핸썸타이거즈' 핵심 멤버로 활약한 농구선수 출신 모델 문수인, 그리고 KBS 공채 개그맨 출신 개그 유튜버 곽범이다. 곽범을 제외하면 몸을 쓰는 '피지컬 예능'에서 주로 활약했던 멤버들로 구성됐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잘 알지 못했던 곽범의 '이색 경력'이 이날 제작발표회를 통해 드러나면서 반전을 낳았다. 유튜브 채널 '빵송국'을 통해 넘치는 예능감으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그가 바로 해병대 조교 출신이라는 점. 결국 '코드레드'는 곽범마저 피지컬적 요소를 기대(?)하게 만드는 서바이벌 예능으로 기존 유사한 포맷의 예능과 어떤 차별화를 보일지 더욱 관심을 끌게 됐다.
반면 '코드레드' 제작진은 '코드레드'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분명히 있다"는 설명이다. 연출을 맡은 고은별 PD는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이 미션과 세계관을 던져주는 프로그램이 꽤 많지 않나. '코드레드'의 차별화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미션을 수행하는 건 같지만, 미션을 수행하는 동기가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공익적인 목표를 갖고 미션에 참여한다는 것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반 예능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나름대로 서바이벌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능력치가 어느 정도 이상이 돼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었다. 그렇다고 '피지컬 100'이라든지 체력만 보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보니 출연자들의 개성을 담아낼 수 있는 출연자가 누가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또 다양한 출연자들이 모이면 어떤 시너지가 날까 고민하면서 섭외했다"고 덧붙였다.
출연자와 포맷에 대한 대중의 익숙함은 다소 낯선 새 예능 프로그램에서 무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신설 프로그램이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그려낸다면 시청자들이 느낄 피로감도 배제하기 어렵다. KBS가 개편을 통해 야심 차게 준비한 '코드레드'가 제작진이 의도한 대로 '공익'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타 서바이벌 예능과 색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예비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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