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곡(118)] 이재민 '골목길', 빠르고 신나는 원조 EMD


국내 '디스코 자키' 1세대, 로봇 춤 보급한 안무가(按舞家)
청소년 층 폭발적 지지 80년대 '클럽 음악의 대명사' 등극

이재민은 국내 디스코 쟈키 1세대 주자로 로봇 춤을 보급한 안무가(按舞家)다. 85년 옴니버스 앨범 곡으로 발표한 골목길이 일약 히트하면서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가요가 좋다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이재민은 77년 다운 타운의 클럽 DJ로 데뷔했다. 국내 '디스코 자키' 1세대 주자로 로봇 춤을 보급한 안무가(按舞家)이기도 하다. 1985년 '옴니버스 앨범' 곡으로 발표한 '골목길'이 일약 히트하면서 가수로 활동하게 된다.

"제가 데뷔하던 때는 발라드와 통기타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혼재한 시기였죠. '골목길' 처럼 빠른 템포의 디스코 장르는 많이 낯설었어요. 트렌드가 아니다보니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 약간의 거부감도 없지 않았죠."

하지만 대체로 '신선하다'는 반응과 함께 빠르게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노래가 등장해 대중에 접근하는 통로는 라디오다. 기존 스타일과 다른 이 노래에 의외의 반응이 일자 라디오 등에서도 자주 선곡하며 대세 인기곡으로 부상했다.

'오늘 밤은 너무 깜깜해 별도 달도 모두 숨어 버렸어/ 니가 오는 길목에 나 혼자 서 있네 혼자 있는 이 길이 난 정말 싫어/ 찬바람이 불어서 난 더욱 싫어 기다림에 지쳐 눈물이 핑 도네/ 이제 올 시간이 된 것도 같은데 이제 네 모습이 보일 것도 같은데/ 혼자 있는 이 길은 아직도 쓸쓸해 골목길에서 널 기다리네 아무도 없는 쓸쓸한 골목길'(이재민의 '골목길')

작곡가 윤태영과 음악작업을 함께 해 탄생시킨 골목길은 이재민의 인생곡이다. 기존 스타일과 다른 이 노래에 의외의 반응이 일자 라디오 등에서도 자주 선곡하며 대세 인기곡으로 부상했다. /JTBC

'골목길'은 80년대에 유행하던 뉴 웨이브 사운드와 드럼 머신 등의 요소가 적극 활용된 곡이다. 게다가 이재민은 이 노래를 통해 국내 처음으로 'Blake Dance'를 선보였다. 이재민이 당시 작사 작곡자로 이름을 올린 윤태영과 처음부터 음악작업을 함께 해 탄생시킨 곡이기도 하다.

이재민은 "음반을 낼 당시만 해도 이렇게 크게 히트할 줄도 몰랐고, 또 요즘처럼 저작권에 대한 개념도 크지 않았던 시기였다"면서 "음악작업을 함께 했지만 저는 노래에만 집중한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억울할 건 없다"고 말했다.

이재민은 EDM(Electronic Dance Music)의 원조라 할만하다. 빠르고 신나는 전자음의 매력은 단순한 리듬과 선율의 반복에 쉽게 빠져드는 중독성 때문이다. '골목길' 이후 청소년 층의 폭발적 지지를 받으며 80년대 클럽 음악의 대명사가 됐다.

이재민은 1987년 여름 무렵부터 방송에도 본격적으로 출연하며 로봇춤으로 인기를 끌었다. '골목길' 외에도 '제 연인의 이름은'이 유명하다. 당시 백댄서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 R.ef의 박철우였다.

골목길은 발표된 지 17년 후인 2002년 양동근이 리메이크 했다. 양동근의 1.5집에 해당하는 영화 OST 음반 해적, 디스코왕이 되다에 실려 발표되면서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JTBC

이재민이 부른 '골목길'과 '제 연인의 이름은'의 가사 내용은 그가 스무살 무렵 한 여인을 짝사랑했던 실제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이재민은 여전히 싱글인 이유에 대해 해당 곡들의 사연 속 여인이 아닌 다른 이성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라고 밝힌 바 있다.

'골목길'은 발표된 지 17년 후인 2002년 양동근이 리메이크 했다. 양동근의 1.5집에 해당하는 영화 OST 음반 '해적, 디스코왕이 되다'에 실려 발표되면서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리바이벌 히트로 원고가수 이재민의 존재감을 새삼 불러낸 계기가 됐다.

2018년 5월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2'에서 양동근이 리메이크 곡을 부르며 등장한 뒤 원곡자인 이재민이 로봇춤을 추며 깜짝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를 부른 배따라기 멤버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이혜민이 그의 6촌 형이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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