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일홍 기자] 가수 현미(본명 김명선)는 지난 4일 자택에서 홀로 돌연사했다. 팬클럽 회장이 발견해 곧장 경찰에 신고하고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명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85세의 고령을 감안한 가족들의 요청으로 조용히 장례를 치렀다.
자녀 등 가족들이 미국에서 귀국하는 시간이 길어져 빈소는 7일 오전 10시에 차려졌고, 발인까지 5일간 가요계와 연예계, 그리고 사회 각계의 조문을 받았다.
고인은 조문과 영결식, 발인을 거처 세상을 떠난 지 8일만에 영면에 들어갔다. 장례식은 가요계 발전 등 고인의 생전 활동을 기리는 의미로 대한가수협회장(이자연 회장)으로 진행됐다. 그런데 뒤늦게 가요계 안팎에서 '씁쓸한 뒷공론'이 새 나왔다. 무엇 때문에 그럴까.
중견가수 A 씨는 14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가요계에 지대한 족적을 남긴 원로 가수이니만큼 예우 차원에서 가수협회장을 결정한 건 이견이 없다"면서 "다만 절차가 매끄럽지 못하고 보여주기 또는 임기응변식 진행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조문을 받을 당시 빈소에 늘어선 조화의 순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조문 기간 중 빈소 왼쪽에 늘어선 조화는 윤석열 대통령-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가장 앞에 자리했고, 그 아래로 이자연 이미자 나훈아 남진 정훈희가 늘어섰다.
누가봐도 '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일반인 조문객들 중에는 "첨엔 이자연 씨가 누군지 몰라 어리둥절했다가 일행들이 가수협회장이라고 해서 알게 됐지만, 설령 그렇더라도 모양새나 예우가 크게 잘못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가수협회관계자 B 씨 조차도 "아무리 가수협회장으로 장례를 치른다고 해도 이런 배치는 격에 어울리 않는 일이고 원로 선배가수들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면서 "조문을 하러온 후배가수들 조차도 민망해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에 넘치거나 격에 어울리지 않으면 돋보이는게 아니라 오히려 마이너스일 뿐"이라면서 "굳이 가수단체의 장이란 모양새를 갖추고 싶은 의도였더라도 오른쪽 편의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다음 두번째 자리에 세웠으면 충분할 일이었다"고 꼬집었다.
지난 11일 진행된 영결식에서는 코미디언 이용식이 사회를 맡고, 후배 가수 박상민과 알리가 추도사 및 조가를,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이 조사를 낭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