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원세나 기자] 운행을 재개한 '모범택시' 시즌2가 '형보다 나은 아우'로 거듭났다. 시청자들은 '사적 복수 대행'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 이 작품에 열화와 같은 환호를 보내고 있다.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 연출 이단)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지난 2021년 방송된 시즌1 흥행에 힘입어 2년여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시즌1에 이어 오상호 작가가 다시 한번 시즌2를 집필했고 신예 이단 PD가 연출자로 새롭게 합류했다. 출연진 역시 전작에 이어 이제훈, 김의성, 표예진, 장혁진, 배유람 등 기존 무지개 운수 식구들이 다시 뭉쳤다. 여기에 신재하가 새로운 역으로 합류했다.
오상호 작가가 다시 집필을 맡은 만큼 돌아온 시즌2는 시청자들이 열광했던 시즌1 초중반 경쾌한 범죄오락물 색을 다시 입었다. 여기에 신예 이단 PD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은 다소 만화적인 드라마의 분위기를 극대화하며 '모범택시'가 가진 매력을 한층 살렸다.
지난 2월 첫 방송을 시작해 종영까지 방송 2회분을 남겨두고 있는 '모범택시2'는 첫 방송부터 높은 시청률로 시작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8일 방송된 14화는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기준 순간 최고 시청률 22.4%, 전국 18.3%를 기록했고, 이로써 '모범택시2'는 지난 한 주간 방송된 전체 프로그램 통틀어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모범택시'에 열광하는 것은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 때문이다. '사적 복수 대행'이라는 소재를 다룬 '모범택시'는 장르적 쾌감과 사회고발을 동시에 보여준다. 특히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거나 실존 인물들을 모티브로 하면서 현실을 반영해 시청자들을 몰입시킨다.
사연의 리얼리티에 시청자들은 피해자들과 약자들에 감정 이입한다. 그리고 이들을 대변하고 위로해주는 무지개 운수 5인방과 함께 울고 웃고 분노하다 마지막엔 통쾌한 복수와 응징에 말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매 에피소드가 그랬지만 특히 지난 주말 방송된 클럽 블랙썬 에피소드는 "이 정도면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블랙썬이라는 이름부터 이곳에서 벌어진 마약 대량 유통 의혹, 성범죄 의혹 등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와 거의 흡사했기 때문이다.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번 에피소드에서 김도기 기사를 비롯한 무지개 5인방은 클럽 블랙썬 일당을 일망타진, 법정에 세워 중형을 선고받게 하는 등 사이다를 선사했다. 하지만 실제 '버닝썬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아이돌 승리는 1년 6개월의 실형을 산 후 지난 2월 조용히 출소했다.
상습도박, 성매매 알선, 횡령 등 총 9개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에게 내려진 형량은 과연 적당했을까. 승리뿐만 아니라 소위 '돈 있고 빽 있는' 이들이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가거나 오히려 법을 이용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데 그치는 등의 결과를 우리는 자주 마주해 왔다.
이렇게 범죄자와 가해자가 합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 현실에 분노하는 이들이 바로 '모범택시2'의 통쾌한 복수극에 빠져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속에서라도 '인과응보(因果應報)'가 제대로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현재 '모범택시2'의 흥행을 만들어 낸 것. '모범택시2'는 오는 주말을 마지막으로 운행을 종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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