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K-트로트 열기 확산', 일본무대서도 통할까


'불타는 트롯맨' 일본 아베마 TV서 방영 후 트로트 관심 증폭
K팝과 어깨 나란히 팬덤 정착, 향후 '10년 트렌드' 지속 기대

임영웅 김호중 이찬원(사진 왼쪽부터) 등 주요 오디션 출신 트로트 스타들이 음반 판매량을 독주하는 일은 더이상 낯설지 않다. /아임히어로더파이널, 생각엔터테인먼트,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국내 아이돌 중심의 팬덤 문화가 트로트 팬들의 콘크리트 팬심으로 확장된 것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영향이 절대적입니다. TV조선 '미스트롯 1, 2' '미스터트롯 1, 2' 그리고 MBN '불타는 트롯맨' 이후 달라진 현상인데요. 불과 5년 전만 해도 트로트 팬덤은 미미했습니다. 기성가수들 중 몇몇 특급 스타가 이끄는 '오빠부대'가 전부였으니까요.

트로트 팬덤이 견고해지면서 국내 음반 시장 판도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임영웅 김호중 이찬원 등 주요 오디션 출신 트로트 스타들이 음반 판매량을 독주하는 일은 더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트로트 가수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막강한 팬덤을 거느린 K팝 아이돌을 제치고 음반 판매 1위에 오른다는 사실만으로 엄청난 변화입니다. 그만큼 위상이 달라진 거죠.

일본 후지TV에 이어 일본 위성방송 와우와우TV가 트롯오디션 불타는 트롯맨 포맷을 벤치마킹한 엔카오디션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타는 트롯맨

◆ 아이돌급 트로트 라이징스타, K팝 아이돌과 음반 판매 순위 경쟁

"트로트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국민적 관심과 쏠림이 트로트 장르로 집중되면서 하나의 트렌드로 굳어진 셈인데요. 트로트 가수가 음반 판매량으로 BTS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줄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기성가수들이 40~50년 걸려도 못한 것을, 아이돌급 젊은 후배들이 등장하면서 단 5년만에 판도를 바꾼 것이죠. "(가수 설운도)

가수 설운도의 분석은 결코 허언이나 과장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그는 기성가수 중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활성화된 이후에도 변함없이 자신만의 음악적 영역을 확대해온 주역인데요. 그가 임영웅에게 준 '별빛같은 나의 사랑아'와 '사랑해요 진짜'는 최고의 트로트 발라드로 사랑받았고, 임영웅의 정규앨범 음반 판매량 250만장 달성에도 크게 한몫을 했습니다.

한때 트로트는 방송에서조차 홀대를 받은 장르였습니다. 방송사들의 '서자 취급'에 화가 난 트로트 가수들이 단체로 국회로 몰려가 읍소한 적도 있죠. 아이돌 중심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나 '쇼 음악중심' 시청률은 1%를 넘지 못합니다. 이는 최근 종영한 '미트2'(24%, 닐슨코리아) '불트'(16.5%)와도 크게 비교됩니다. 원조 '미스터트롯'은 최고 35%를 찍었습니다.

.트로트의 위상과 열기는 국내를 넘어 최근 일본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불타는 트롯이 아베마 TV에 방영된 뒤 현지 방송 관계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불타는 트롯맨, 일본 Abema TV

◆ 국내 방송서 홀대받던 장르, 일본서 포맷 살린 '엔카오디션' 검토

트로트의 이런 위상과 열기는 국내를 넘어 최근 일본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불타는 트롯'이 '아베마 TV'에 방영된 뒤 현지 방송 관계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후지TV에 이어 일본 위성방송 '와우와우TV'가 트롯오디션 포맷을 살린 '엔카오디션'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K-트로트의 영향력이 K팝을 뛰어넘을 지도 관심사입니다.

트로트는 이제 국내 안방극장에서 소위 '먹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국내 지상파 쇼 예능이 과거 일본 프로그램 포맷을 벤치마킹하던 시절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인데요. 'MZ 세대 트로트'가 K-팝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향후 '10년 트렌드'로 지속될 것이란 전망 속에 머지않아 한국과 일본을 아우르는 K-트로트 한류스타의 등장도 기대해볼 만합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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