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일홍 기자] MBN '불타는 트롯맨'(이하 '불트')과 TV조선 '미스터트롯' 시즌2('미트2')의 기나긴 랠리가 이번 주 모두 마무리된다. '트로트 오디션의 원조'를 내세우며 이례적으로 같은 시기에 동시 출발했던 두 프로그램은 포맷과 구성이 같고, 대상도 남자 트로트 오디션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결과는 어땠을까?
'황영웅 파문'에 시달린 '불트'는 지난 7일 한 주 앞서 최종회를 끝냈다. TV조선에서 '미스터트롯'과 '미스트롯'을 흥행시킨 서혜진 PD(크레아스튜디오 대표)가 MBN 채널로 갈아타고 야심차게 선보인 작품이어서 더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막판 황영웅의 악재가 발목을 잡으며 마지막 회(시청률 16.2%) '생방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미트2'는 지난 9일 결승 진출자 TOP7을 결정한 뒤 오는 16일 최종회를 남겨놓고 있다. 한 차례 더 기회가 있긴 하지만 최고 시청률(10회 21.869%)을 찍은 이후 오히려 뒤로 후퇴(12회 19.583%) 하면서 기대치를 이어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스터트롯' 시즌1의 35.711%와 비교하면 트로트 오디션 본가를 자처하기엔 무색한 결과다.
◆ 트로트 장르 오디션, 기본 시청률 버팀목 '시즌제 존재' 가능성 커
이 때문에 당초 기대됐던 폭발력을 일으키진 못했다는 평가다. 다만 방송사 입장에선 '시청률 잘 나오는 프로그램'으로 향후에도 시즌제로 꾸준히 이어갈 공산은 커졌다. 통상 단일 방송 프로그램이 시청률 두 자릿수를 넘기면 대박으로 꼽는다.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OTT까지 더 다양해진 채널 플랫폼으로 출구가 분산되면서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시즌 2까지 무난하게 마무리한 TV조선은 특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는 '시즌1'의 폭발력과 채널 브랜드 효과에 힙입은 바 크지만, 어느새 경쟁력을 가진 스테디 효자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덕분이다. 방송가에서는 TV조선의 '트로트 오디션 상시 제작'(시즌3)을 벌써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송가인 신드롬' 당시 100억대 대박 흥행, 공연계 '로또 신화' 재연 '불가능'
이처럼 방송에서는 기본 이상을 한 셈인데 현실은 결코 녹녹치 않다. 방송 직후 장외 무대에서 펼쳐질 콘서트 흥행의 향방이 어둡기 때문이다. 다음 달부터 '불트 콘서트'(4월29~30)와 '미트2 콘서트'(5월5일~7일)가 예고돼 있지만 현재까지 수치로 드러나는 흥행 전망은 우울하다. 이전처럼 티켓 구매력이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스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방송을 통해 팬덤 열기를 끌어올린 뒤 콘서트 흥행몰이를 통해 제작비를 충당하는 구조다. 100억 원 안팎의 비용을 쏟아붓는 트로트 오디션의 경우 공연기획자가 공연판권을 선구매하는 방식으로 방송사와 계약을 맺는다. 콘서트 흥행이 불발되면 공연계가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송가인 신드롬'이 불었던 2019년 '미스트롯' 방송 당시 공연기획자 A씨가 불과 수 억원으로 판권을 산 뒤 100억 원대의 공연수익을 올린 일은 공연계에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방송도 콘서트도 흥행의 관건은 스타 탄생이다. 팬덤을 몰고다닐 스타가 등장하지 않으면 콘서트 흥행은 불가능하다. 티켓이 안 팔리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