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피지컬: 100' 제작진이 촬영 원본 영상까지 공개하며 경기 조작과 특정 선수에 대한 수혜 논란을 부인했다. 또한 출연진들과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의 조작 의혹 제기는 없었으면 한다고도 덧붙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피지컬: 100'이 9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결승 조작 논란을 해명하기 위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김현기 책임프로듀서와 장호기 PD가 참석했다.
'피지컬: 100'은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이 벌이는 극강의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지난달 21일 최종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프로그램은 돌연 '결승전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준우승을 차지한 정해민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결승전 당시 경기가 두 차례 중단됐다며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후 제작진이 한 차례 해명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더욱 점화됐다. 뿐만 아니라 우승자인 우진용을 염두에 두고 수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터져나왔다.
이에 장호기 PD를 비롯한 제작진은 의혹과 관련한 녹화 원본 영상 전체를 공개하며 "승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어떠한 부정한 조작도 하지 않았으며, 특정 출연진에게만 수혜를 준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날 장 PD와 김현기 CP는 먼저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불편함을 드려 출연자들을 비롯해 시청자들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모든 갈등과 논란은 두 출연자분들이 아니라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한 저희 제작진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 거듭 죄송하다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 논란의 발단…결승전 시작 후 무슨 일이 있었나
제작진은 논란의 쟁점이 된 부분들을 크게 나눠 차례로 설명했다. 먼저 '우진용이 손을 들고 문제를 제기해 경기가 처음 중단됐다. 이를 다수의 사람들이 봤으며 우진용이 직접 경기를 중단했다고 말한 걸 들은 사람이 있는데도 제작진과 우진용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장 PD는 "당시 두 출연자 모두 각자의 로프를 정리하거나 약간의 휴식을 취하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이후 한동안 멈춰있던 줄타래가 돌아가면서 거대한 소음이 양쪽에서 진행됐다"며 "제작진이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했을 때는 전혀 들리지 않았던 마찰음이었기에 돌발 상황이었다"고 돌이켰다.
다만 경기 흐름을 끊는 것보다 일단은 지속해야 한다는 판단에 곧바로 경기를 중단하진 않았다. 하지만 소음 문제는 지속됐고 규정된 데시벨을 넘어서자 방송에도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기술적 판단이 나오자 결국 중단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안전 문제도 있었다. 장 PD는 "소음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혹시 줄타래의 축이 파괴되거나 튕겨 나와 이를 등지고 있던 출연자들에게 굴러간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출연자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었던 만큼 중단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 경기 재개 후 두 번째 중단
장 PD는 "'두 번째 경기도 앞서며 끝났다. 비로소 끝이 보이는 순간이 왔을 때 이번에는 제작진이 경기를 중단했다. 줄을 계속 당기자 제작진이 소리도 쳤다'는 정해민의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개 직후 26초 만인 18시 56분 10초경 우진용의 줄타래가 꼬이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모니터하던 제작진은 발생하자마자 문제를 인지했고, 결국 우진용의 줄타래는 완전 멈춰버렸다. 그러자 우진용 역시 '타임'을 외치며 이를 지적했다"며 "당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정해민이었기에 중단 요청을 정확히 하기 위해 호각 소리를 냈던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해민의 '두 번째 경기'라는 표현을 짚으며 짧은 시간을 경기로 보는 건 적절하지 않은 데다 끝나가고 있다는 표현 역시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장 PD는 "최종 결승은 '무한 루프 당기기'로 극한의 정신력과 지구력을 요구하는 게임이었다. 두 출연자에게 로프의 총길이를 공지하지 않았으며, 줄타래 또한 남은 줄이 얼마나 되는지 외부에서 파악할 수 없게 설계됐다. 때문에 그 누구도 승부의 결과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실제로 2차 중단 당시 게임은 막 중반을 넘어서는 중이었다. 그리고 초반에는 우진용이 앞서는 순간도 있었다. 정해민이 세 배 이상 앞서고 있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 우진용을 우승자로 만든 최종 경기
결국 두 사람은 두 번의 경기 중단을 겪으며 세 번째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은 '경기 재개 일정'을 두고 출연자들과의 협의에 나섰다.
장 PD는 "협의 과정에서 제작진 5명이 정해민에게 재경기를 하자고 압박했으며, 제작진이 수십 분 매달린 끝에 정해민이 재경기를 수락했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출연진과 소통했던 건 3인이었다. 두 출연자에게 대화로 해당 상황을 상세히 설명한 뒤 사과하며 경기 재개는 출연자들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전했다. 또한 며칠간 충분한 회복을 한 후에 경기를 재개하는 방식을 가장 우선으로 의견을 전했다. 그러나 두 출연자는 처음으로 감더라도 빠른 재경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김 CP는 "오히려 정해민 선수는 본인이 앞서고 있다고 판단해서인지 당일 재개를 먼저 원했다. 그에 맞춰 두 사람이 협의한 방향대로 경기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재경기로 인한 결과에 대해서도 인정하기로 합의된 사안이라고도 강조했다. 장 PD는 "협의 과정은 출연자들의 마이크를 통해서도 녹음됐다. 이후 경기는 문제 없이 종료됐으며 결과에 따른 이의제기도 없었다"며 그런데 이렇게 논란이 돼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경기 중 출연자들의 줄타래를 조작해 난이도를 조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짚었다. 장 PD는 "줄타래 구조 자체가 원격으로나 임의로 난이도를 높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정해민 역시 마지막에는 힘겹게 당기는 부분도 보이지만 그 직전에는 문제 없이 잘 풀어내는 장면도 있다"고 말했다.
장호기 PD는 "특정 선수에게 수혜를 주지 않았으며, 게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어떤 부당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하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출연자들과 프로그램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진 역시 "특별한 이유 없이 경기를 중단시키고, 여러 차례 재경기를 강요해 사실상 우승자가 바뀌었다는 의혹 등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제작진이 특정 출연자를 우승자로 만들기 위해 혹은 극적인 경기를 연출하기 위해 부당한 조작을 했다는 것 또한 명백한 허위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재차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리얼하게 담아내고자 했지만, 결승전에 있던 돌발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못해 시청자들과 출연진들에게 실망감을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제작진은 두 출연진을 찾아 뵙고 정식으로 사과하고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제작진과 출연진이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 수 있도록 더 이상의 조작 의혹은 제기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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