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원세나 기자] 실화를 기반으로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가 주목받고 있다.
'다음 소희', '성스러운 거미'에 이어 또 한 편의 실화 영화 '콜 제인'이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 개봉을 앞두고 기대감을 높인다.
먼저 지난달 8일 개봉한 '다음 소희'는 당찬 고등학생 소희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학생이 스스로 저수지에 투신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성과 만능주의로 인해 비인간화되어가는 노동 현장의 안타까운 현실을 담아냈다.
아동학대를 다룬 전작 '도희야'에 이어 다시 한번 칸영화제 공식 입성한 정주리 감독의 신작이자, 월드 스타 배두나와 신예 김시은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5월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을 통해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된 '다음 소희'는 프랑스비평가협회 소속 최고 평론가들이 참신하고 작품성 있는 영화를 엄선하는 비평가주간에 한국 영화 최초로 폐막작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낸 것은 물론이고, 상영 후에는 7분간의 기립박수로 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후에도 판타지아국제영화제 감독상, 관객상 2관왕 수상을 비롯해 프랑스 아미앵국제영화제 3관왕, 도쿄필맥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 핑야오국제영화제 로베르토 로셀리니 최우수작품상 수상, 프랑스 알레필름페스티벌 개막작 선정, 제11회 핀란드 헬싱키씨네아시아영화제 초청 등 연이은 낭보로 전 세계 영화계를 주목하게 했다.
같은 날 8일 개봉한 실화 스릴러 '성스러운 거미'는 2000년대 초, 이란 마슈하드에서 1년간 16명의 여성을 살해한 연쇄살인마 사이드 하네이(일명 '거미')를 추적하는 여성 저널리스트의 이야기를 다룬다.
뒤틀린 현실을 도발적으로 묘사했던 우화 '경계선'으로 2018년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을 수상한 이란 출신 감독 알리 아바시가 연출과 각본을 맡았고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가 주연 배우로 열연을 펼친다.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이 영화로 제75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 영화상 예비 후보로 선정된 화제작으로 이란 내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심각성과 근본 원인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이란에서 금기시되는 소재를 도전적으로 다루는 작품인 만큼 영화를 향한 이란 정부의 거센 비난이 많은 화제를 모았고 최근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와도 뜻을 같이하는 시의성 짙은 수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성 인권을 위한 뜨거운 연대를 그린 영화 '콜 제인'이 '다음 소희', '성스러운 거미'에 이어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로 공감과 변화의 목소리를 끌어낼 전망이다. '콜 제인'은 임신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조이가 제인스를 만나 세상을 바꾼 변화의 불씨가 되어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
합법적인 임신 중절이 불가했던 1960년대 시카고에서 원치 않는 임신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임신을 유지할 수 없었던 여성들에게 안전한 중절 수술을 제공하고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운 실존 여성 공동체 '제인스'의 이야기를 극영화화 했다.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로 임신 중단이 합법화되기 전까지 12,000명의 여성을 구한 놀라운 실화를 위해 '캐롤'의 각본가로 아카데미 각색상 후보에 오른 필리스 나지 감독을 비롯한 시고니 위버, 엘리자베스 뱅크스 등 할리우드 우먼 파워 대표 주자들이 의기투합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근 반세기 만에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는 판결이 나는 등 여성 인권을 무시하는 시대 역행적 위기에 직면한 현재에 뜨거운 경고를 선사하는 시의적절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50년이 흐른 지금도 사회 곳곳에 드리워진 인권의 사각지대에 위대한 공조로 이룬 뜨거운 연대의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선사할 영화 '콜 제인'은 오는 8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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