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병근 기자] 직전 앨범으로 정체기를 겪었던 스테이씨가 다시 살아났다.
스테이씨는 2020년 11월 'SO BAD(쏘 배드)'로 데뷔한 뒤 이듬해 'ASAP(에이셉)', '색안경(STEREOTYPE)'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더팩트 뮤직 어워즈', '골든디스크 어워즈' 등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지난해 2월 'RUN2U(런투유)'로 또 한 번 도약하며 상승세를 탔다. 4세대 대표 걸그룹으로 손꼽히는 활약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발표한 'BEAUTIFUL MONSTER(뷰티풀 몬스터)'가 기대 만큼 성공하진 못 했다. 그 사이 아이브를 시작으로 케플러, 르세라핌, 뉴진스 등 신인 걸그룹들이 줄줄이 데뷔해 역대급 활약을 펼친 터라 스테이씨의 정체는 상대적으로 더 뼈아프게 다가왔다. 자칫하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될 위기에 놓인 것.
그래서 새 앨범은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데뷔 후 어김 없이 5개월 주기로 신보를 내놨던 스테이씨는 일본에서 정식 데뷔한 영향도 있지만 이번엔 가장 긴 7개월의 공백기를 보내며 절치부심했다. 그렇게 완성한 싱글 'Teddy Bear(테디 베어)'를 지난달 14일 발매했다. 결과는 대성공. 보름여가 지난 시점에서 이미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Teddy Bear'는 앨범 초동(발매 후 일주일 동안 판매량) 34만여 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발매한 두 장의 앨범 'YOUNG-LUV COM(영러브 닷컴)'과 'WE NEED LOVE(위 니드 러브)'가 각각 누적 판매량 26만여 장을 기록했는데 초동만으로 가볍게 뛰어넘었다. 지금의 추세라면 '하프 밀리언셀러'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음원은 최다 이용자 수를 보유한 멜론차트에서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6위(3월 1일자)까지 상승했다. 'ASAP'(8위)을 넘어 'RUN2U'(최고 5위)에 근접했다. 스테이씨 위로는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뉴진스의 세 곡과 이영지가 피처링한 세븐틴 유닛 부석순의 곡, 그리고 역주행 역사를 새로 쓴 윤하의 곡뿐이다.
지금의 호성적은 스테이씨가 이번 싱글을 통해 본인들의 정체성을 더 확고히 하면서 거둔 성과라 더 유의미하다.
스테이씨는 당당하고 키치한 '틴프레시'를 내세워 밝은 에너지 가득한 곡들로 상승 가도를 달렸다. 그 색깔이 잘 드러난 게 'RUN2U'다. 그런데 이후 발표한 'BEAUTIFUL MONSTER'에서 분위기를 바꿨다. 멤버들이 "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했다. 틴프레시를 깨는 앨범의 시발점"이라고 소개한 이 곡은 멜론차트 최고 순위 51위로 부진했다.
스테이씨는 팬들과 대중이 기대하는 모습에서 한 발 빠르게 변화를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성과를 얻진 못했고 노선을 조금 수정했다. 스테이씨를 제작하는 히트 프로듀서 블랙아이드필승이 "스테이씨만의 확고한 색깔과 정체성을 찾은 곡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고 자신한 'Teddy Bear'는 스테이씨가 강점인 틴프레시 에너지를 가득 담은 곡이다.
'Teddy Bear'는 어렸을 적 누구나 가져보았거나, 소원했던 매개체로, 우리 모두 이번 생은 처음이기에 다가오는 실수와 실망, 그리고 끝도 없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 시절의 순수한 내게 아무 말 없이 곁을 지키며 응원하는 내용을 위트 있게 풀어냈다.
'서두르지 마 No hurries / Anyway anyway 우린 다 이번 생은 처음이잖아 / 정답은 없어 One hunnit / 그런 기대감 내려놔 실망도 크니까 / Quiet please 비행기 모드로 / 편히 앉아 불필요한 말 속으로 / 내가 원할 때만 버튼 Ooh yeah' 등 위로와 응원을 건네는 가사가 위안의 대상 'Teddy Bear'를 만나 스테이씨만의 긍정 에너지로 표출됐다.
중독성 강한 포인트 안무 '곰돌이 춤'이 돋보이는 챌린지도 화제다. 샤이니 키, 하이라이트 이기광, 세븐틴 승관, 호시, 몬스타엑스 주헌, 에이핑크 보미, (여자)아이들 미연, 르세라핌 홍은채, 케플러 김채현, 주우재, 이무진, 노정의, 블랙아이드필승 라도 등이 참여한 챌린지 영상이 큰 인기를 끌며 'Teddy Bear' 열풍을 부채질하고 있다.
스테이씨는 타 팀과 겹치지 않는 색깔로 본인들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걸그룹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이지만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여기에 일본에서도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오는 4월 5일 두 번째 일본 싱글앨범 'Teddy Bear'를 발표한다. 활동 영역을 넓힌 스테이씨의 성장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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