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병근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발표, 수평적 협업과 시너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K팝 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M과 카카오가 지난 7일 체결한 사업협력계약서엔 카카오의 우선적 신주인수권이 명시돼 있다. 또 SM이 국내 음반·음원 유통, 티켓 유통을 카카오엔터에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고 해외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도 한 조항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M은 지난 22일 '카카오와의 전략적 협력이 SM에 가지는 의미'에 대해 '네트워크 확장과 공동 투자 협력 가능', '카카오의 음원/음반 유통 플랫폼을 활용한 수익 극대화', '카카오의 스토리 영상 제작 역량과 결합을 통한 추가 수익', '글로벌 핵심 지역에서의 통합 법인 운영 및 합작 법인 설립' 등을 내세웠다.

그간 SM은 SK스퀘어 자회사인 드림어스컴퍼니를 통해 음원·음반을 유통해 왔다. SM은 협력 차원에서 드림어스컴퍼니 지분을 일부 보유 중이다. 그런데 이번 카카오와 협업에서 자사 음반·음원 유통을 카카오엔터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그러면서 SM은 자신들이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지명한 카카오엔터 글로벌전략담당 장윤중 부사장을 SM의 글로벌 음원 유통을 총괄하는 미등기임원으로 추천했다.

그러나 내부 거래를 감시해야 하는 기타비상무이사이자 카카오 쪽 인사를 글로벌 음원 유통 총괄로 추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음반·음원 유통 권리를 주고 해외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일각에선 SM이 그간 쌓은 노하우와 함께 주도권까지 카카오에 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카카오는 SM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 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 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지분 9.05%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수만 전 SM 총괄은 SM을 상대로 제기한 카카오에 대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22일 진행된 심문기일에서 SM 측 법률대리인은 "희석되는 지분비율은 단 1.67%에 불과하고 카카오도 경영상 이권을 얻거나 지배권을 행사할 정도가 아니다. 채무자(SM) 회사는 기존 주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검토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박지원 하이브 CEO는 "오늘자로 SM 이수만 창업자 겸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14.8% 지분 인수를 완료해 SM의 최대 주주가 됐다"고 알리며 "지분 인수 과정에서 SM과 이수만 전 총괄의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했다. SM은 앞으로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이자 주주 권익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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