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가 공개 직후 넷플릭스 세계 1위에 오르는 등 국내외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형 SF 장르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연상호 감독의 신작 '정이'가 뜨거운 반응을 얻는 이유와 관람 포인트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원세나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가 여러모로 화제다.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해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부산행', '반도'의 연상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데다 배우 강수연의 유작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작품은 공개 직후 여러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순항하고 있다.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공개된 '정이'는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1위를 차지했으며 나흘 연속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또한 공개 사흘 만에 19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스페인 등 80개 국가·지역에서도 TOP10에 올랐다.
더불어 OTT 통합검색 및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에 따르면 '정이'는 1월 4주 차(1/21~1/27) 통합 콘텐츠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주간 1위에 자리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를 제치고 '정이'가 새롭게 1위에 올라 눈길을 끈다.
'한국형 SF 장르'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에서 '정이'는 유의미한 여정을 남겼다. 연상호 감독은 사이버펑크 장르 특유의 디스토피아와 최첨단의 기술이 공존하는 세계관, 인간과 로봇의 경계에 선 전투형 A.I. 등 복합장르적인 재미를 추구했다.
특히 연상호 감독은 SF 장르에 있어 큰 축을 담당하는 형식인 존재론적인 질문들을 대중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고 밝히며 자신만의 SF 세계관과 비주얼, 액션을 선보였다.
그는 '정이' 속 세계관을 아우르는 디스토피아적이면서도 기계적인 요소에 대해 "점점 정보 유출이나 복제 같은 것들이 심해지는 세계다 보니 보안을 위해 오히려 유선을 많이 쓰는 시기의 세계관, 그런 것들이 사실은 어떤 사이버 펑크적인 룩을 내는 데 좋은 소재일 것 같아 베이스로 두고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시청자들이 얼마나 이 세계관에 몰입하느냐가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 큰 관건이라고 판단한 연상호 감독은 프로덕션 디자인, 촬영, 조명, 세트, VFX 등 각 팀과 유기적인 협업을 진행했고, 한국적인 정서와 비주얼을 담아내 다른 SF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정이'만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이에 관해 연상호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시도되지 않는 SF적 세트에 대한 노하우들이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는 상태다. 제작진 모두가 베테랑으로서 그 세트들을 구현해준 것에 대해 굉장히 놀라웠다"며 한국 영화계의 기술적 발전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작품은 로봇들과 끊임없는 전쟁을 치르는 미래 인류를 설정으로 하는 만큼 배우 출연진과 제작진은 액션 시퀀스를 위해 큰 공을 들였다. 특히 배우 김현주는 스턴트 팀원들과 높은 강도의 액션 훈련을 소화하고 긴 합을 반복한 끝에 영화 속 완벽한 액션 시퀀스를 완성했다.
여기에 뇌 복제를 통해 탄생한 A.I.와 로봇 간의 전투를 다룬 '정이'는 액션 디자인에도 디테일한 설정을 녹여냈다. 제작진은 기존의 로봇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효과적인 기술보다는 실제로 사람이 구사하는 액션에 사람보다 강한 파워와 스피드를 더하는 방향으로 실감 나는 액션 콘티를 짰다.
이처럼 로봇이라는 장점을 이용해 기술적인 포인트를 구상한 한편 A.I.적인 측면에서는 정이라는 사람이 위기 속에서 대처하고 실제 판단할 수 있을법한 이유를 생각해 설계하는 과정까지 거쳐 서사와 캐릭터에 설득력을 더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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