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곡(105)] 조정현의 깊은 감성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


데뷔하자마자 라이브에 강한 '안정감 있는 가수'로 자리매김
KBS2 '가요TOP10' 3주 연속 정상…파업여파 '골든컵 아쉬움'

미남 발라드 가수 조정현은 89년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는 한양대 연극영화과 졸업 직후인 89년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조정현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80년대와 90년대 가요계는 多 장르 전성시대였다. 발라드와 댄스, 락, 트로트 등 거의 전 장르가 경쟁하듯 쏟아졌던 시기다. 라디오와 TV를 통해 앞다퉈 발표됐던 당시 인기곡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요즘에도 꾸준히 사랑받는 명곡들이 많다.

미남 발라드 가수 조정현도 그 중 한명이다. 그는 한양대 연극영화과 졸업 직후인 89년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애틋하기만 한 가사는 묵직하면서도 따뜻한 보이스에 실려 다운타운가에서부터 빠르게 입소문이 났다.

'너를 처음 만난 날 소리없이 밤새 눈은 내리고/ 끝도 없이 찾아드는 기다림 사랑의 시작이었어/ 길모퉁에 서서 눈을 맞으며 너를 기다리다가/ 돌아서는 아쉬움에 그리움만 쌓여도 난 슬프지 않아/ 눈내리고 외롭던 밤이 지나면 멀리서 들려오는 새벽종소리/ 혼자만의 사랑은 슬퍼지는거라 말하지 말아요/ 그대 향한 그리움은 나만의 것인데 외로움에 가슴 아파도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조정현의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 가사 1절)

조정현은 데뷔하자마자 라이브에 강한 안정감 있는 가수로 자리매김했듯 당시 인기 발라드 가수들도 대부분 빼어난 가창력을 자랑했다. 강수지, 김민우, 박정운, 변진섭, 양수경, 윤상, 이상우, 이현우 등이 비슷한 시기에 가요계를 풍미했던 대표 가수들이다. /청춘음악회

1집 타이틀곡이었던 이 곡은 인기 음악 프로그램인 KBS2 '가요TOP10'에서 3주 연속 정상에 오르며 화제를 뿌렸다. 당시 KBS 파업으로 한달 남짓 가요프로그램이 결방되지 않았더라면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는 골든컵 수상도 무난했을 아쉬움이 남은 노래이기도 하다.

덕분에 같은 앨범에 실렸던 '슬픈 바다'까지 높은 인기를 누렸다. 2000년대 초반까지 임희숙, 성시경, 조성모, 포지션 등 여러 가수들이 리메이크할만큼 대표적인 발라드 명곡으로 꼽힌다. 커버곡으로도 많이 소개됐으나 조정현 만큼의 깊은 감성과 느낌을 내진 못했다.

조정현이 데뷔하자마자 라이브에 강한 '안정감 있는 가수'로 자리매김했듯 당시 인기 발라드 가수들도 대부분 빼어난 가창력을 자랑했다. 강수지, 김민우, 박정운, 변진섭, 양수경, 윤상, 이상우, 이현우 등이 비슷한 시기에 가요계를 풍미했던 대표 가수들이다.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데뷔 음반이 터진 뒤 소속사의 횡보에 좌절해아만 했다. 결국 긴 소송으로 이어졌고, 오랜 다툼 과정에 상처를 입었다. /조정현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데뷔 음반이 터진 뒤 소속사의 횡포에 좌절해야만 했다. 결국 긴 소송으로 이어졌고, 오랜 다툼 과정에 상처를 입었다. 조정현은 당시 상황에 대해 "그 무렵은 우리 가요산업 자체가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술회했다.

"1집이 뜨고나서 말그대로 조는 최고 전성기를 달리던 상황이었어요. 지나간 일이지만 그 시기에 데뷔한 대부분의 가수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소속사 농간에 피해를 많이 봤습니다. 그런 불필요한 갈등이나 다툼이 없었다면 좋은 노래를 더 많이 불렀겠죠. "

조정현은 소송을 마무리 한 뒤 여러 어려움을 감수해가면서도 두번 다시 소속사를 두지 않고 독립군 가수로 활동했다. 음반도 2집 '비애'부터는 모두 직접 제작했다. 3집 '날개 없는 꿈' '꿈이 아니길' '일기예보'(1994년), 4집 '세상에서' 그대에게 쓰는 편지' '너만을 위한 사랑'(2003년) 등이 대표곡이다.

가수 데뷔 전까지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했으며, KBS2 드라마 '청춘극장'(93년)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로도 잠시 활동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작고한 배우 고 신일룡(조수현)의 친동생이다. 현재 서울 논현동에 프라이빗 클럽을 운영하며 꾸준히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eel@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