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안방극장에 흥미로운 배우 대결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시즌1 공개 후에도 연일 화제의 중심에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의 주연 송혜교가 화제성 톱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그간 해왔던 연기 색깔과 다른 연기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배우 전도연, 이보영이 입소문을 타면서 뒤를 쫓는 모양새다.
먼저 전도연은 22일 첫 방송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주연 남행선 역을 맡아 '인간실격'(2020)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전도연은 '칸의 여왕'이라고 불릴 만큼 그간 강렬한 배역과 무게감 있는 연기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전직 국가대표 출신 반찬가게 여사장이자 딸 아이의 입시 열혈맘. 사랑스러운 뱅 머리에 맑은 얼굴을 소유했지만 딸을 위한 마음으로 학원가를 뛰어다니는 생활력 강한 엄마 역할을 맡아 시청자들의 감동과 웃음을 이끌고 있다.
전도연 역시 맡은 배역을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다. 그는 앞서 열린 '일타 스캔들' 제작발표회에서 "기억도 안 날만큼 오랜만에 이런 대본을 받았다. 나를 벗어난 인물이 아니라 나와 닮은 인물을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용기가 생겨 선택했다"고 말했다.
전도연의 연기 변신은 시청률로 연결되고 있다. '일타 스캔들'은 첫 회 시청률 4.0%로 출발하더니 22일 방송된 4회는 3.6%(이하 닐슨코리아 기준)포인트 오른 7.6%를 기록했다. '연기 변신'에 성공한 전도연은 물론 까칠한 일타강사 최치열로 분한 '남주' 정경호와 케미도 박수를 받는 모양새다.
'순해진' 전도연이 있다면 '독해진' 이보영도 장안의 화제다.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선한 인상과 아픔을 겪는 비련의 여주인공 역을 많이 했던 이보영은 JTBC 드라마 '대행사'에서 서슴없이 독설을 내뱉는 광고대행사 상무 고아인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강렬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고 있다.
'대행사'는 '원톱 주연' 이보영의 활약에 힘입어 첫 회 4.8%에서 7.7%(22일 방송, 6회)까지 오르며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대 시청률로 종영한 인기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후속으로 출발했음에도 "재미가 덜하다"는 초반 평가와 달리, 이보영의 명연기를 통해 그가 맡은 고아인 상무의 성공담을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면서 꾸준히 입소문을 탄 모습이다.
이보영도 '대행사' 제작발표회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해보겠나"라며 배역에 몰입한 배경을 드러냈다. 16부작 드라마인 '대행사'가 이제 막 반환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어린 시절 아픔을 딛고 반드시 싸워서 이기는 사람이 되리라 결심한 고아인 상무를 연기하고 있는 이보영의 연기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흥미로운 대결 구도는 또 있다. 전도연과 이보영이 각각 주연으로 활약하고 있는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과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가 공교롭게도 주말 시청률에서 정면 승부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토요일과 일요일 밤 9시 10분에 방송되는 '일타 스캔들'이 같은 날 10시 30분에 방송되는 '대행사'보다 방송 시간이 빠르지만, '반전 연기'로 돌아온 두 명배우의 활약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지난 19일 발표된 드라마 배우 브랜드 평판 2023년 1월 빅데이터 순위에서는 지난달 30일 첫 공개 후 넷플릭스 TV쇼 부문 최대 4위에 오르며 글로벌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드라마 '더 글로리'의 주연 송혜교가 남녀 배우를 통합한 배우 부문에서 '재벌집 막내아들'의 송중기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전도연과 이보영은 이번 집계에서 각각 20위와 25위를 기록했다. 다만 시청률 날갯짓을 하기 시작한 드라마 '일타 스캔들'과 '대행사'의 인기에 따라 2월 집계에서는 상위권에 오르거나 송혜교의 순위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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