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일홍 기자] KBS2 수목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제작 돼 2016년 2월 24일부터 4월 14일까지 방영됐습니다. 당시 중국과 동시 방송되면서 중화권을 강타, 종영 직전 13억뷰를 달성하는 대폭발을 일으켰죠. 4회 방영 직후 SBS '별에서 온 그대'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한류 드라마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국내에서도 초반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KBS 주중 드라마로선 2013년 '굿닥터' 이후 2년 6개월 만에 20%를 찍었는데요. 이전까지 최고 기록이었던 '별에서 온 그대'(2013, 이하 '별그대') 시청률 28.1%를 6회 만에 넘고, 9회에 '마의 30%' 벽을 깼습니다. 이는 2012년 MBC '해를 품은 달'(2012) 이후 4년 만의 기록입니다.
남녀 주인공을 연기한 송혜교 송준기는 이 드라마를 인연으로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는 사이로 발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 드라마는 당초 '장사의 신-객주2015' 후속으로 방영될 예정이었지만 중국 판권 문제로 3주가량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습니다. 그만큼 당시엔 중국을 겨냥한 '한류 흥행'이 빅 이슈였죠.
◆ 중국, 한류 진원지이자 전세계 교두보 역할, 이제는 '극복의 대상'
중국은 90년대 후반부터 한류 태동의 진원지였고, 2000년대 이후 전세계 확산의 교두보 역할을 했습니다. 2003년 방영됐던 '대장금'은 의녀 장금이의 성공담을 그린 사극으로 가장 먼저 중국에서 화제를 모았고, 홍콩 대만 일본 미국 러시아 캐나다 이란 터키 등 전 세계가 열광한 대표적인 '한드'(한국 드라마)입니다.
안타깝게도 '별그대' 이후 한류의 정점을 찍은 '태양의 후예'까지 거침없이 폭발하던 '한드'의 중화권 열기는 2016년 이후 사드 배치 등 정치적인 이유로 고비를 맞습니다. 중국 당국이 노골적인 한류 배제 방침을 천명하면서인데요. 중국의 인위적 통제는 국내 엔터산업에도 치명적 독이 돼 7년째 어둠 속을 걷고 있습니다.
◆ '더글로리' OTT 랭킹 독식에 중국발 '한국 콘텐츠 도둑 시청' 빈축
'더글로리'가 최근 국내외 OTT 랭킹을 휩쓸면서 중국발 '한국 콘텐츠 도둑 시청'이 전세계인들의 빈축을 사고있습니다. 중국은 넷플릭스가 진출하지 않은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인데요. 그럼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는데 전혀 장애가 없습니다. '더글로리'도 중국어 자막까지 완벽히 삽입돼 공유되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리뷰 사이트 더우반(Douban)에는 '더글로리'를 시청한 수 만명의 중국 네티즌 평점이 실리고 있는데요. 한 리뷰어는 "'파트2'에서 이어질 송혜교의 진짜 복수가 기대된다"고 평가했고, 또 다른 리뷰어는 송중기의 '재벌집 막내아들'과 비교해 "송혜교의 '더글로리'가 압승"이라는 비교평가까지 해 더 어이없게 합니다.
한류가 폭발할수록 이런 '불법 시청'은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최근들어 중국이 한국 드라마 판권 계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고, 2024년부터는 중국 TV 매체에 방영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밉든 곱든 중국은 극복해야할 대상입니다. 새해엔 '흐림'에서 '차차 갬' 날씨로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