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꾸정' 뜬 마블리, 익숙하고 뻔한 말맛 코미디[TF 씨네리뷰]


'20년 지기' 마동석·정경호의 상극 '케미', 지난달 30일 개봉

압꾸정은 지난달 30일 스크린에 걸렸다. 작품은 2007년을 배경으로 K-뷰티 비즈니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쇼박스 제공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마동석이 시원한 액션이 아닌 유쾌한 말맛을 장착하고 돌아왔다. 컬러풀한 머리색과 화려한 의상으로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가장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등장을 알렸지만, 큰 기대만큼 아쉬움이 짙게 남은 영화 '압꾸정'(감독 임진순)이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압꾸정'(감독 임진순)은 샘솟는 사업 아이디어로 입만 살아있는 압구정 토박이 대국(마동석 분)이 실력 TOP 성형외과 의사 지우(정경호 분)와 손잡고 K-뷰티의 시조새가 된 이야기를 그린다.

앞서 '압꾸정'은 마동석과 영화 '범죄도시2' 제작진의 재회한 작품이자, 지난 5월 개봉한 '범죄도시2'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은 마동석이 선보이는 신작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마동석(위쪽)은 압구정 토박이 대국 역을, 정경호는 성형외과 의사 지우 역을 맡아 첫 연기 호흡을 맞췄다. /㈜쇼박스 제공

작품은 2007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를 배경으로, K-뷰티 비즈니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렇다 할 직업은 없지만 자신에게는 기막힌 아이디어가 있다고 믿는 대국은 늘 '뭔 말인지 알지?'를 내뱉으며 압구정 곳곳을 들쑤신다.

그러던 중 조폭 출신 사업가 조태천(최병모 분)과 함께 있는 지우를 본 대국은 그의 욕심과 잠재력을 알아보고 '병원 사업'을 번뜩인다. 지우는 한때 잘나가던 성형외과 의사다. 하지만 이른바 '에이스 수술'이라고 불리는 사기를 당해 의사 면허가 정지되고 병원까지 빼앗긴 그는 빚을 갚기 위해 섀도우 닥터로 일하고 있다.

이에 대국은 지우와 함께 일하기 위해 사채 빚을 해결해주고, 보건복지부 공무원에게 접근해 의사 면허증도 되찾아준다. 처음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대국을 못 미덥게 바라봤던 지우는 대국을 신뢰하게 되고, 두 사람은 함께 새로운 성형외과 비즈니스에 뛰어든다.

이렇게 대국은 남다른 추진력에 지우의 실력, 미정(오나라 분)의 정보력, 태천의 자본, 규옥(오연서 분)의 황금줄을 모아서 압구정을 대표하는 성형외과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뷰티도시를 꿈꾼다. 이후 하는 것마다 잘 되고 말하는 대로 모든 게 이뤄지는 이들은 결국 끝없는 욕망을 드러내며 파국으로 향한다.

압꾸정 러닝타임은 112분, 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다. /㈜쇼박스 제공

마동석이 연기한 강대국은 허세 섞인 거짓말을 늘어놓는가 하면, 편법부터 범법행위까지 서슴없이 저지른다. '범죄도시' 마석도가 정의로운 응징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면, '압꾸정' 강대국은 캐릭터 자체만으로 호감을 안기기에 역부족이다. 오로지 성공만을 좇는 그의 행동에는 개연성도, 정당성도 없으니 몰입도 어렵다. 곳곳에 배치된 유머 포인트도 더이상 신선하지 않다. 이는 취향 차이가 아닌 마동석 표 코미디에 익숙해진 만큼, 그 수가 뻔히 읽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마동석과 정경호의 차진 연기 호흡은 지루함을 덜어준다. 알고 지낸 지 20년이 넘었지만, 작품으로는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상황에서도 티키타카를 잃지 않는다. 특히 체구부터 톤, 스타일링, 캐릭터의 성격 등 두 사람의 모든 게 대비를 이루며 상극 '케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오나라는 인싸 성형외과 상담 실장 오미정 역을, 최병모는 큰 손 사업가 조태천 역을, 오연서는 VIP 전용 에스테틱 숍 원장 홍규옥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더한다. 김숙 이지혜 진선규 등 예상치 못한 특별 출연도 소소한 웃음을 안긴다. 러닝타임은 112분, 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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