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일홍 기자] 가수는 떠나도 주옥같은 노래는 남아 수많은 팬들의 가슴에 살아있다. 고 함중아는 2019년 11월1일 간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암 진단 후 두 차례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무대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이를 감추고 가수활동을 계속했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면서 그가 떠난 뒤 안타까움은 더 컸다.
함중아는 신중현에 의해 가요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골든 그레입스, 양키스, 초록별 등 초창기 여러 밴드를 거쳐 79년 이후 당시 유행하던 뽕락(트로트+록)으로 인기가수의 대열에 올랐다.
78년 1집 발표하는 등 록 음악 밴드 활동도 병행했는데 이후로도 1988년까지 윤수일, 조경수, 유현상, 박일준 등과 함께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에서 록 가수 활동으로 인기를 구가했다. 친형인 함정필도 싱어송라이터로 그와 음악적 교감을 많이 했다.
'긴 세월 흘러서가고 그시절 생각이 나면/ 못잊어 그리워지면 내마음 서글퍼지네/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라오/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라오/ 시간이 흘러서가면 아픔은 잊혀진다고/ 남들은 말을하지만 그말을 믿을수없어'(함중아의 '내게도 사랑이' 가사 1절)
그의 인생곡으로 남은 '내게도 사랑이'는 80년 발표된 함중아와 양키스 골든디럭스 1집 '풍문으로 들었소'에 수록된 곡이다. 리더 함중아의 역할이 돋보이는 곡으로, 당시 크게 인기를 끌었던 트로트 고고 스타일의 노래들 중 하나다.
이 음반에 실린 곡들은 훗날 대부분 히트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게도 사랑이'는 처음엔 주목을 받지 못했다가 그의 솔로 앨범에 재수록한 뒤에야 빛을 봤다. 그룹 '함중아와 양키스'는 80년대 초 서슬퍼런 국어순화운동 사회 분위기에 잠시 '함중아와 초록별'로 강제 개칭되기도 했다.
경상남도 울산군에서 7남매 중 막내로 출생한 그는 어린시절 전쟁 고아들을 돌본 부천 펄벅재단 소사희망원 출신에다 특이한 외모 때문에 혼혈인처럼 인식되기도 했다. 사실은 오리지널 한국인이다. 71년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에서 록 가수로 데뷔했다.
함중아의 대표곡으로는 '풍문으로 들었소' '조용한 이별' '내게도 사랑이' '안개속의 두 그림자' '카스바의 여인' 등이 있다.
함중아는 원래 기타리스트였으나 조용필의 영향을 받아 보컬로 전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중아와 양키스' 원년 멤버들(함중아 조태복 정동원)은 모두 떠났지만, 함중아 생전 마지막 멤버로 KBS2 '콘서트 7080' 등에 자주 출연했던 혼혈가수 이출은 현재 트로트 솔로가수로 활동 중이다.
故 함중아 3주기를 맞아 최근 그가 영면한 경주 공원묘지를 다녀온 가수 이출은 "떠나신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훌쩍 지났다"면서 "유작으로 남겨놓은 명곡들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는 명곡들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