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작-'육사오'(상)] 흥행 반란 코미디…"입소문의 힘"


기발한 상상력과 깔끔한 유머로 'N차 관람' 열풍…'반전 흥행' 성공

지난 8월 개봉한 코미디 영화 육사오가 200만에 가까운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포스터

지난 8월 24일 개봉한 영화 '육사오'가 2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장기 흥행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 개봉한 역대 한국 영화 중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우는 등 글로벌 흥행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육사오'가 영화 팬들을 사로잡은 비결과 매력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원세나 기자] 약 800만분의 1.

살면서 벼락을 맞을 확률보다 훨씬 낮다는 로또 1등 당첨 확률이다. '만약에 내가 지금 들고 있는 이 로또 용지가 수십억과 맞바꿀 수 있는 당첨 번호라면', '로또에 당첨돼 순식간에 일확천금의 부자가 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이같은 바람으로 매주 로또를 구매한다.

그러나 상상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이 꿈 같은 상황이 영화 '육사오'에서 실현됐다. 또, 1등 로또 당첨 용지가 하룻밤 만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날아간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관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육사오'가 200만 명(손익분기점 160만·제작비 50억 원)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반전 흥행에 성공했다. 또한 많은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N차 관람을 인증하는 등 'N차 관람' 열풍에 힘입어 장기 흥행 대열에도 합류했다.

작품의 흥행 열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우며 베트남 극장을 휩쓸고 있는 것. 11일 베트남 박스오피스 사이트 등에 따르면 '갑자기 당첨'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육사오'는 지난달 23일 개봉해 지난 주말인 9일까지 3주째 1위를 차지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영화인데다가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육사오'가 흥행에 성공한 비결은 바로 '콘텐츠의 힘'이었다. 작품의 화려한 외향보다 기발한 상상력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유머 등 작품 그 자체로 관객들에게 사랑받으며 '입소문'을 탔고 'N차 관람' 열풍까지 일으킨 것.

영화 '육사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 간의 코믹 접선극. 운명처럼 말년 병장의 발밑에 날아온 로또 한 장이 57억 1등 당첨 로또였다는 기상천외한 상상에, 심지어는 그 로또가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안착한다는 기절초풍할 설정을 더했다.

육사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 간의 코믹 접선극이다. /영화 스틸컷

'날아라 허동구' 연출, '달마야 놀자', '박수건달' 각본 등 유쾌한 상상력에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를 더해 언제나 기분 좋은 웃음을 선물하는 박규태 감독이 충무로 영블러드 배우진, 그리고 명품 제작진과 함께 촬영, 조명, 미술, 의상 등 모든 부분에서 '갓벽한' 영화를 탄생시켰다.

작품의 주요 골자는 57억 당첨금의 1등 로또를 놓고 남북 군인들이 벌이는 협상이다. 1등에 당첨된 로또를 두고 남북 군인들이 당첨금을 어떻게 나누고 어떻게 수령할 것인지 협상하는 과정에서 일촉즉발로 치닫다가 또 대동단결하는 모습이 웃음을 준다.

주인 없는 1등 로또의 최초 소유주와 주인 잃은 1등 로또를 다시 주운 두 번째 소유주. 서로 '주운 자가 임자'를 외치는 두 사람이 각자의 지원군을 데리고 57억 로또의 '반띵'을 위해 고군분투 투 팀플레이를 펼친다. 언제라도 쉽게 깨질 수 있는 위태위태한 투 팀플레이가 서로 충돌하면서 일어나는 갈등은 오히려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 투 팀플레이는 로또의 현금화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한 팀이 되었을 때 더욱 특별한 케미스트리를 발산한다. 결국은 더 행복해지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서로가 그어둔 선을 넘고, 점점 함께 웃고 즐기는 모습은 기분 좋은 에너지와 함께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되뇌기보다는,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로서 어떻게 하면 더 잘살 수 있을까를 유쾌하게 표현하고 싶다"던 박규태 감독의 말처럼 다른 가치관과 다른 성향, 다른 성격과 다른 개성을 가진 캐릭터와 두 팀이 과연 어떤 케미스트리를 보여줄지를 지켜보는 것은 이 영화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박세완 곽동연 이순원 김민호 류승수 윤병희 이준혁 신원호 등 작품의 출연진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팀플레이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판타지에 가까운 이야기를 능청스럽고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며 러닝타임 내내 '코미디의 힘'을 제대로 느끼게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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